『석문상의초(釋門喪儀抄)』는 벽암 각성(碧巖覺性, 1575~1660) 스님이 화엄사에서 1636년에 찬술한 승가(僧家)의 상례집(喪禮集)이다. 서문에서는 우리나라에 『석씨상의(釋氏喪儀)』와 같은 책이 없어 『선원청규(禪院淸規)』, 『오삼집(五杉集)』, 『석씨요람(釋氏要覽)』의 요점을 간추려 조선의 실정에 맞게 재편하여 초학자들을 위해 남긴다고 찬술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구성은 상・하 두편으로 상편에서는 승가의 오복제(五服制)를 밝히고, 이어서 장지(葬地)에 이르는 행렬 절차와 기물 배치, 제전(祭奠) 절차 등을 소개하였다. 하편에서는 사리를 탑에 봉안하고 상례를 치르는 사리립탑법(舍利立塔法), 조문의 격식과 범위, 그리고 그에 대한 답서 양식 등을 자세히 밝혔다. 이어 기타 의식 절차에 따른 제문(祭文)의 양식을 제례별로 소개하고, 불교의 상례는 영혼이 불생불멸의 경지인 열반에 들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하였다. 이 책은 『석문가례초(釋門家禮抄)』와 항목의 배열이 다를 뿐 내용은 동일하다.
※출처: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불교학술원
원문
釋門喪儀抄序[1]{底}澄光寺開板本。(順治十四年白谷處能書記。서울大學校所藏百愚集合綴本)。{甲}同澄光寺開板本(東國大學校所藏。小有加筆處故別爲甲本)。
夫吉禮且輕。凶禮尤重。旣含齒戴髮。豈可一槩忘情而絶其禮哉。雖我宗以寂滅爲樂。生死是常。隨方毗尼。後合其則。如釋氏喪儀。東國素無其本。釋門上德歸寂。凶禮多違。龕室當堂哀泣同俗。旣無生善之路。且虧遵古之道。遆相㳂襲。實所堪傷。兼迺口吊祭文。言多無稽。制服輕重。罔所合䂓。至於酬答書題。匪窮高下。闍維導從。凶吉相叅。余每以介懷。近得慈覺大師禪院淸䂓。應之大師五杉集釋氏要覽讀之。其中最爲龜鑑者。喪禮一儀甚詳。而但是中國所尙之法。不合東方之禮故。抄出其要。分爲上下篇。以寄初學云。
旹大明崇禎丙子秋。日。碧巖長老。書于華嚴寺丈室中。
※출처: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불교학술원
번역문
석문상의초(釋門喪儀抄) 서문
대개 길례(吉禮, 관례·혼례 등)는 조금 가볍게 여겨도 되지만 흉례(凶禮, 상례)는 더욱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이미 이가 나고 머리카락이 난 사람 이가 나고~난 사람 : 원문의 ‘함치대발(含齒戴髮)’은 입속에 이가 나 있고 머리에는 머리카락이 나 있다는 말로서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라면 어떻게 한결같이 정을 잊고 그 예를 끊어 버릴 수 있겠는가? 아무리 우리 종파가 적멸(寂滅) 적멸(寂滅) : 번뇌(煩惱)의 경지를 벗어나 생사(生死)의 괴로움을 끊음을 말한다.
로 즐거움을 삼고 생사를 아무렇지도 않은 일로 여긴다지만, 바른 비니(毘尼)를 따른 후에야 법칙에 부합하게 될 것이다.
『석씨상의(釋氏喪儀)』와 같은 책은 우리나라(東國)에는 본래 그런 책이 없었으니, 석씨의 집안에서 덕 높으신 스님이 돌아가시면 흉례를 치름에 있어서 어긋나는 일이 많았다. 감실(龕室)·당당(當堂)·애읍(哀泣)의 경우는 세속과 똑같이 하였는데, 이미 좋은 방법을 만들어 낼 길도 없고 게다가 옛 법을 따르는 방법조차 사라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대대로 내려오면서 전례(前例)만을 답습하는 것으로 실로 슬픔을 견뎌 내는 역할을 해 왔다. 아울러 구조(口弔)와 제문(祭文)에 대해서는 말은 풍성하지만 상고할 길이 없고, 제복(制服)의 경중도 규범에 맞는 것이 없으며, 수답(酬答)하는 제서(題書)에 있어서도 높고 낮은 신분을 다하지 못하였으며 사유(闍維, 다비)와 도종(導從) 도종(導從) : 행렬의 앞과 뒤에서 수행하는 사람. 도(導)는 앞에 서는 사람을, 종(從)은 뒤에 따라가는 사람을 이른다.
에 있어서도 길례와 흉례가 서로 뒤섞여 있었다. 내가 이를 늘 마음에 언짢게 생각해 오던 차에 근래 자각(慈覺) 대사의 『선원청규(禪院淸規)』와 응지(應之) 대사의 『오삼집(五杉集)』, 그리고 『석씨요람(釋氏要覽)』을 얻어 모조리 열람해 보니, 그 가운데 가장 귀감(龜鑑)이 되는 것은 상례(喪禮) 한 의식으로 매우 자세하였으나 다만 그것은 중국에서 숭상하는 법으로 동방의 예와는 걸맞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그 요점만을 초출(抄出)하여 상·하 두 편으로 나누어서 초학(初學)들에게 부쳐 주노라.
때는 대명(大明) 숭정(崇禎) 병자년(1636) 가을날 벽암 장로가 화엄사 장실(丈室)에서 쓰다.
※출처: ‘불교기록문화유산 아카이브’, 불교학술원관련주석
- 주석 1 {底}澄光寺開板本。(順治十四年白谷處能書記。서울大學校所藏百愚集合綴本)。{甲}同澄光寺開板本(東國大學校所藏。小有加筆處故別爲甲本)。
관련자료
더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