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암 각성(碧巖覺性, 1575~1660) 대사 가사(袈裟)는 19조(條) 3장(長) 1단(短) 구성이다. 품계별로 보면 중상품(中上品)에 속하는 대가사이며, 주황색의 직은단(織銀緞)으로 아청색 안을 댄 겹가사이다. 벽암대사가사에 보이는 영자(纓子)는 세 쌍의 색채가 각각 다른데, 이것은 진영(眞影)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형태이며, 사용된 직물은 편은사(片銀絲)를 사용해 연화문(蓮花紋), 용문(龍紋), 운문(雲紋)을 고르게 배치해서 직조한 직은단이다. 이와 같은 문양은 왕실 옥책(玉冊)의 장황(粧䌙) 직물이나 원삼(圓衫)의 한삼(汗衫)에 사용된 예가 있어 왕실 중심으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일월광첩(日月光貼)은 수를 놓아 부착하였으며 해의 상징인 까마귀가 기존의 삼족오(三足烏)가 아닌 이족오(二足烏)로 표현되어 있다. 불교와 도교에 근간을 둔 해의 상징인 삼족오 표현이 유교 국가였던 조선에서 이족오와 혼용되어 사용된 것은 문관 관복의 날짐승 흉배에서 새를 표현한 것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일월광첩에 길게 남은 금사는 테두리에 부착했던 흔적으로 흉배와 같이 금사를 두른 것으로 보인다.
흉배는 정사각형이지만 일월광첩은 가사의 구조에 맞춰 직사각형으로 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수(繡)의 구성을 보면 흉배 구조와 비슷한데 이는 왕의 하사품이기 때문에 스님에게 사여(賜與) 하는 관복(官服)과 같은 의미로, 당시의 흉배에서 도안과 구조를 착안하여 불교적으로 변형한 것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인조(仁祖, 재위 1623~1649)가 내린 교지(敎旨)에 ‘보은천교원조국일도대선사(報恩闡敎圓照國一都大禪師)로 삼고 특별히 가사와 발우를 하사한다’는 내용이 있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출처: 『지리산 대화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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