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류산유록(頭流山遊錄)」은 김택술(金澤述, 1884~1954)의 『후창선생문집(後滄先生文集)』 권17에 수록된 기행 일기이다. 그는 자가 종현(鍾賢), 호가 후창(後滄), 본관이 부안이다. 배일당(排日黨)으로 지목되어 여러 차례 고문을 받았으며, 단발령과 창씨개명에 불응하였다. 저서로 『후창선생문집』이 있다.
『후창선생문집』은 본집 31권 15책, 속집 11권 5책으로 서(書), 서(序), 기(記), 제발(題跋), 찬(贊), 애사, 제문, 상량문, 비문, 행장, 시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망국의 원인과 고금의 역사 제도 등에 대한 글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두류산유록」은 1934년 3월 19일에서 4월 7일까지 조정(趙貞)과 함께 지리산 일대를 유람하고 쓴 기행문이다. 기행문은 두류산(지리산)의 명칭과 형세를 적고, 이어서 지리산 유람을 스승과 약조하였으나 여러 변고로 약속을 지키지 못하다가 1934년 갑술년에 그 약속을 이행한다는 유람 배경을 서술하였다. 여행 경로는 정읍→순창→남원→구례→남원이다. 화엄사는 4월 4일에 방문하였다. 그 내용은 2층 각황전, 사리탑, 벽암선사비명 등에 대한 소개와 감상이다. 그 가운데 각황전 창건 기원으로 수 양제가 아들의 복을 빌기 위해 건축했다는 설을 소개하면서도 믿기 어렵다고 자신의 견해를 덧붙인 점이 특이하다. 이는 당시에 전승되고 있던 각황전 중창 설화의 한 종류일 것이다. 벽암선사비명에 대하여 승려이지만 충(忠)을 알고 있었다고 찬탄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지리산권문화연구단이 2016년에 발행한 『지리산권 유산기 선집』에 여행 경로와 원문이 실려 있다.
한편, 이보림(李普林, 1903~1972)의 「두류산유기(頭流山遊記)」에서도 1937년 화엄사에 가기 전에 금환락지를 보았다는 기록이 있는데, 이는 당시 구례 토지면에 풍수지리로 유명한 터가 있었음을 알게 한다.
번역문
(4월) 초4일
구례 토지면을 지나 이른바 ‘금환락지(金環落地)’라는 새로운 명당 터를 보았다. … 이곳에서 부터 북쪽으로 20리를 가서 화엄사로 들어갔다. 화엄사는 큰 사찰이다. 2층의 각황전은 매우 높다. 수 양제가 아들의 복을 빌기 위해 사람을 시켜 (각황전을) 건축했다고 하나 믿을 만한지는 모르겠다. 석가여래 사리탑은 매우 정묘하였고, 위치 또한 절경이었다. 뜰에 있는 벽암선사비명은 백헌 이경석이 찬술한 것이다. 비명에는 임진왜란 당시 (각성 스님이) 국가를 위해 세운 공적에 대한 기록이 매우 상세하다. 저들이 비록 승려이지만, 군주를 위한 충(忠)을 알고 있으니, 가상하다 할만하다.
※번역: 불교학술원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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