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마한 법당이지만 제가 생각하기에는 이 세상에서 제일 큰 법당입니다. 지금 여러분들은 이 세상에서 제일 귀하고 귀한 부처님 자리에 앉아 계시는 거예요.” 성우 스님이 2018년 4월 1일 무상사 개원 15주년 기념 법회에서 한 말이다. 이어서 스님은 “부처님 말씀을 전하는 공덕이 칠보로 보시하는 공덕보다 큽니다. 부처님 제자로서 도리를 다할 수 있는 방법은 부처님 법을 남에게 전해주는 일입니다. 이 좋은 부처님의 무상심심미묘법을 우리만 가지고 있어야 되겠어요? 전해야 되는 거예요.” 하며 전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우 스님에게 ‘무상사’는 세상에서 가장 큰 법당이다. 무상사에서 법문을 하면 BTN을 통해 전 세계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무상사는 세상 어디든 법당으로 삼는 부처님의 법석이다. 그래서 이름도 무상사다.
BTN 1층 무상사에는 한글 편액이 걸려 있다. 석주 스님의 글씨다. 무상사의 한자는 ‘無相寺’인데 성우 스님이 작명했다. “법당 이름을 어떻게 할까 생각하는데 없을 無, 모양 相 자가 떠올랐어요. ‘모양이 없다’는 것입니다. 진여자성 자리가 바로 ‘무상’인 것이지요.” 사람들 모두가 지닌 본래 마음자리인 진여자성을 밝히는 도량이기를 바라는 스님의 원을 담은 것이다.
석주 스님의 친필 무상사
무상사 창건은 2000년 6월 성우 스님이 회장으로 취임하고 1년이 지나 부채가 절반 이상 줄었을 때 재도약의 기반으로서 사옥 건립과 함께 시작됐다. 금호전기빌딩을 임대했던 때에는 매주 월요일 아침에 열리는 직원 법회를 인근 석불사에서 봉행해야 했다. 2001년 11월 21일 봉천동 사옥 신축의 첫 삽을 떴다.
2002년 9월 봉은사에서 ‘불교TV 법당(무상사) 건립 입재법회’가 열렸다. 성우 스님은 이날 “올해 12월 완공되는 봉천동 사옥 건립은 그동안 경영난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불교TV가 재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외형적인 불사와 함께 질적 변화에 치중해 제2의 개국을 맞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하고 BTN의 질적 변화 의지를 밝혔다. 봉은사에서 입재 법회를 시작으로 해인사, 동화사, 부산 동명불원 등 전국적으로 모연 법회를 이어갔다.
2003년 4월 20일 마침내 무상사 개원 법회가 열렸다. 칠보사 조실 석주 스님을 증명법사로 모시고 파계사 영산율원 율원장 철우 스님, 율주 종진 스님이 원불 점안식을 집전했다. 이날 성우 스님은 인사말에서 “여기 모인 많은 불자들이 없었다면 무상사 건립은 없었을 것입니다. 영상 포교의 선두 주자인 불교TV의 법당으로서 그 역할을 다할 것”이라고, 전법 도량으로서 무상사의 시대적 사명감을 분명히 했다. 이날 점안식을 한 원불은 3,900기였다. 이를 통해 추가로 확보한 모연금은 38억이었고 BTN이 재기하는 데 원동력이 되었다.
무상사의 역할은 먼저 개원 이전과 이후로 나눠서 볼 필요가 있다. 무상사의 개원 과정은 BTN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견인하고 추동하는 일이었다. BTN의 존립과 재기가 불사로 성립하기 위해서는 불자들의 신심을 결집시킬 수 있는 구심체가 필수적일 터인데, 그 역할을 무상사가 했다. 원불 모시기 모연의 경우 무상사의 개원이 전제되지 않으면 불사로서 BTN 살리기가 성립되기 어려웠다. 무상사가 앞에서 이끌며 불법 홍포라는 방향을 제시하여 불자들의 성원을 이끌어 냄으로써 회생의 추진 동력이 만들어진 것이다.
무상사는 개원 이후 BTN 법당으로서의 기능과 일반 사찰의 역할을 조화롭게 병행했다. 무상사는 처음부터 다목적 공간으로 설계됐다. 선지식 초청 법회를 할 때면 그대로 방송 제작이 가능한 스튜디오 기능을 하는 디지털 법당이다. 2010년 5월 달라이 라마가 출연한 영화 ‘선라이즈 선셋’ 시사회를 무상사에서 개최한 데서도 알 수 있듯이 다양한 행사를 소화할 수 있는 복합 공간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불자들이 언제든지 수행하고 기도하는 귀의처다.
무상사가 BTN 법당으로서 기능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이 〈무상사 일요 초청법회〉일 것이다. 2003년 8월 4일 처음으로 〈큰스님 초청 법회〉를 열었다. 2004년 3월 8일 개원 10주년 기념 〈큰스님 초청 법회〉를 첫방송으로 내보냈고, 2006년 8월 10일부터 정규 편성한 이래 현재(2023.12.28)까지 842회를 이어오는 BTN의 대표적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다.
무상사는 2008년 4월 방배동에 (임대가 아닌) 새 사옥을 마련함으로써 위상을 새로이 했다. 새 사옥은 지상 9층, 지하 4층, 연건평 705.8㎡ 규모다. 1층에 자리한 무상사는 529㎡(160평)로 4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다. 무상사 위층인 2층은 온전히 ‘시민 선방’이다. 웬만한 사찰 그것도 서울 도심 사찰에서 오로지 재가 불자들의 참선 정진을 위해 이 정도의 전용 공간을 내주는 곳은 드물 것이다. 2008년에 처음 참선반을 개설한 이래 현재 54기(2023.12.5.~2024.2.29.)까지 참선정진법회를 이어오고 있다.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후 2시~3시 30분까지 정진하고, 기본적인 참구 방법은 성우 스님이 지도한다.
무상사는 BTN 법당 기능을 하면서도 사찰 본연의 역할을 한다. 정초기도, 초하루 기도, 관음재일 기도, 지장재일 기도는 물론 천도재, 보살계 수계법회 등을 정기적으로 연다. 지금도 원불 모시기 모연을 하는데 동참금은 BTN 프로그램 제작비와 방송 장비 디지털화에 쓰인다.
무상사는 2012년 논산훈련소 포교, 철책선과 해안선 경계부대와 서해 5도, 울릉도 등 격오지 부대 장병 위문, 2014년 20기계화보병사단 질풍전차대대 법당 건립 기금 희사 등 군부대에 자비를 전했다. 지진, 수행 지역 주민들을 찾아 따듯한 마음을 나누는 일에도 매진했다.
무상사는 BTN 법당과 사찰의 역할을 절묘하게 조화시켜 도량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역할은 BTN이 영상 포교 매체로서 본분사를 잃지 않게 하는 구심체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어떤 기업이든 지배력이 높은 자본의 성격에 따라, 가는 방향에 영향을 받게 마련이다. 무상사는 BTN이 불자들의 방송이라는 자기 정체성을 흔들림 없이 지키게 하는 한국 영상 포교의 근본 도량이다.
BTN, 무상사
· 집필자 : 윤제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