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참선하는 그 자체가 포교

대원 선사는 1997년 『달마무자진경』을 비롯해 『대주선사어록강설』, 『금강경오가해』, 『무구자도인 주해 반야심경』, 『역대법보기』와 최근에 펴낸 『조주록 강설』 등 많은 선어록을 대중에게 강의하고 그것을 토대로 책을 편찬해왔다. 한편 『철벽을 부수고 벽안을 열다』, 『진흙속에서 달이 뜨네』 등의 법어집도 펴내 대중들의 깊은 관심과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런 저술 중에서 『철벽을 부수고 벽안을 열다』는 많은 이들이 읽었으며, 『무구자 도인 주해 반야심경』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대주선사어록』은 많은 불자들이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여 무척 많이 찾았다. 그런가 하면 녹음테이프로 제작된 『무구자도인 주해 반야심경』과 『금강경』도 살아가는 현실에 도움이 된다고 하여 인기가 많았다. 이처럼 스님들이 책을 펴내거나 녹음테이프를 제작해 보급하는 일은 현대에 어울리는 문서포교의 한 방법으로 볼 수 있다. 나아가 근래에는 BBS나 BTN 등의 방송 매체와 유튜브 등 비디오 플랫폼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대중들에게 널리 전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스님의 저서
스님은 일찍이 이처럼 다양한 매체를 통해 법음을 전파하며 적극적인 포교 활동을 펼쳐왔는데 최근 출판되어 화제를 일으킨 『조주록 강설』도 BBS불교방송을 통해 오랫동안 방송한 내용을 책으로 펴낸 것으로 알려진다. 한편 스님은 1989년 BBS불교방송 개원 법회 때도 법문을 한 적이 있는데 승가의 적극적인 포교를 독려하고 화합을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사찰 성지에 하루 수십만 관람객이 들어와도 제대로 포교 하나 하지 않고 그냥 지나간다. 너무 아쉽다. 종단 내분과 갈등이 끝이 없으니 언제 적나라 적쇄쇄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올지 아득함을 느낀다.” 그런데 이처럼 종단 상황을 뼈아프게 지적한 지 33년이 지난 지금 불교계의 문제점은 어느 정도 해소되었을까? 만약 해소되지 않고 여전하다면 그 원인과 해결 방법은 어디에 있는지 스님의 견해를 들어 보았다. 일단 이 부분에 대해 스님은 조계종 총무원장이나 전국 각 사찰에서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들과 불자들이 용맹정진하듯 불철주야 부처님 말씀을 제대로 포교했더라면 오늘날 한국불교는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크게 번성했을 텐데 그렇지 못한 현실이 안타깝다고 소회를 전했다. 그러면서 그 잘못은 스님들의 포교에 대한 관심과 열의가 부족했기 때문인 것으로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 이런 말씀은 대원 스님 자신에 대한 자성과 아쉬움으로도 읽힌다. 그럼에도 지금 현재로선 불교가 잘 되었다거나 잘못되었다고 한마디로 단정할 수 없다고 말한다. “잘못됐다고 해도 안 되는 것이고 잘됐다고 해도 안 되는 것입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각지에서 불철주야 공부를 열심히 하고 참선 공부를 열심히 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분들에겐 앉아서 참선하는 그 자체가 포교입니다. 앉아 있는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나 내 모양을 보는 이는 바로 부처님 말씀을 전해주는 포교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앉아서 정진하는 분들이 무수히 많고 포교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스님의 논지는 타종교인들처럼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거리나 지하철 같은 곳에서 선전물을 나눠주는 게 포교의 전부가 아니라 부처님 말씀을 배워 실천하고 조용한 선방에 앉아 불철주야 수행하는 것 자체가 매우 중요한 포교의 수단이라는 것으로 요약된다. 스님은 출가 후 치열한 수행 끝에 세 차례나 깨달았고 그에 관한 오도송을 지어 당대의 선사들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수행자들이 일념으로 화두를 참구해 깨닫고 그때의 경지를 오도송으로 지어 스승에게 보여드리거나 여러 선사들과 법거량을 통해 인가를 받는 것은 경허 선사 이후 근현대 선사들의 일반적인 경향이었다. 스승의 점검과 인가를 받아야 그 깨달음을 인정받는 것은 그만큼 참선 수행의 경지가 높아 그 수준에 오르는 게 어렵다는 걸 말해준다. 바꿔 말하면 이미 깨달음을 얻은 스승만이 제자들의 경지를 확인할 수 있는 게 참선 수행이다. 그렇다면 스님은 많은 후학들의 공부를 지도하면서 깨달음을 이룬 제자를 얻었을까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스님의 솔직한 답변은 이렇다. “아쉽게도 아직은 전법 제자는 두지 못했고 지금 열심히 공부하는 수좌들 몇 분에게는 내가 호(號)를 지어준 일이 있습니다. ‘공부 열심히 더 해서 빨리 전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하고 열심히 정진하는 분들은 있습니다만 아직 전법 제자는 만나지 못했습니다, 그 점이 아쉽고 앞으로도 열심히 해서 전법 제자를 길러내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그게 쉽지는 않군요.” 현대 한국불교는 조선시대의 극심한 탄압으로 그 세력이 꺾이긴 했지만 그렇다고 맥이 완전히 끊어진 것은 아니었다. 서산, 사명, 편양 언기를 비롯해 비록 이름이 널리 알려지진 않았지만 선맥을 계속 이어온 고승들로 인해 경허 선사까지 연결되었다. 근대의 경허 선사가 평지돌출식으로 이름을 드러내고 후학들을 길러낸 게 아니었다. 경허 선사 이후에는 그야말로 샛별처럼 빛나는 선사들이 대거 출현해 현대 한국불교를 밝혀왔다. 하지만 대원 선사의 답변처럼 20세기 후반이나 21세기 초반에 출가해 수행하는 스님들 중에선 깨달음을 얻은 이를 별로 찾아볼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이런 현상에 대한 대책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종단 차원에서 안목이 있는 분을 많이 길러내는 기구를 설치해 전법할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어야 하는데 그걸 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여러 가지로 쇠약해지고 있는 게 아닐까 합니다.”
BTN에서
· 집필자 : 이정범

관련자료

지리정보

    • 내용
  • 위로
  • 불국토
    문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