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 선사는 1998년을 비롯해 2002년, 2010년, 2015년 등 여러 차례 미국을 방문해 교포 불자들에게 많은 법문을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선사로서 참선 수행에 관한 주제가 대부분이었다.
해외의 교포들을 대상으로 하는 법문은 그 자체로 고국의 불교와 참선 수행의 중요함과 필요성을 알리는 포교 활동이다. 그런 점에서 한국불교만의 특징과 역사, 수행법을 전파하는 일은 스님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스님이 법회할 때 가장 강조하는 말씀은 ‘나는 무엇인가를 참구하는 일’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 나에 대한 불심을 바로 알려면 ‘나는 무엇인가’라는 걸 참구해야 한다는 말씀이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누구인가’를 한번 돌이켜보면 바로 거기에서 나의 불심의 자리를 바로 보고 확인할 수가 있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완벽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다. 그 사실을 몰랐을 때는 거지로 사는 것이지만 내 자신, 내 집 안에 귀중한 보물이 천지를 덮고도 남을 만큼 많은 줄을 바로 알고 발견한다면 세상에 그보다 큰 부자가 어디에 있겠느냐는 것이다.
스님은 이처럼 ‘나는 무엇인가’를 돌이켜 보면 거기에 무한한 불심의 보물이 있는 걸 바로 알게 된다고 강조했다.
한번은 미국을 방문한 스님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일반 대중들을 대상으로 법문을 한 뒤였다. 그때 교포들이 법당 외부에 있는 한 커피숍 전체를 빌려 그곳에서 다시 차를 마시며 각자 의심나는 부분을 허심탄회하게 묻고 대답하는 시간을 1시간 30분 동안 가졌다.
당시 교포들은 “저희가 미국에 건너와 살면서 부처님 말씀을 많이 접하고 다니기도 했지만 이번에 스님께 법문을 들어 보니 우리가 생활하는 데에 있어서 반드시 참선을 해야 편안하고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스님은 이런 식으로 미국 각지에서 법문을 했는데 댈러스(Dallas) 보현사로 갔을 때는 부처님 점안식을 마치고 그 절에서 법문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법당이 좁은 관계로 동참했던 대중들을 모두 수용할 수가 없었다.
그때 보현사 스님이 “미국 교회의 목사님한테 부탁해서 교회 강당에서 간화선 법회를 열면 어떻겠습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스님이 그것도 좋다고 대답해 미국 교회 강당에서 한국의 선사가 간화선 법회를 열게 되었다.
교회 강당을 선뜻 빌려준 미국인 목사나 그곳에서 법문을 하게 된 대원 스님 모두 열린 마음을 가진 성직자라 할 수 있다. 그런 개방적인 사고(思考)가 없었다면 그처럼 진귀한 법회는 열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교회 목사들의 방해도 만만치 않았다. 보현사 측에서 ‘미국 교회 강당에서 간화선 법회를 연다’는 포스터를 시내 곳곳에 붙이자, 한국인 교회 목사들이 그 포스터를 모두 떼어 찢어버리는 등 못난 행동을 했다.
이에 대해 스님은 “한국인 목사님이나 신도들과 미국인 목사님과 신도들은 어쩌면 그렇게 차이가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말하자면 미국 기독교인들은 마음 씀씀이가 넉넉하고 불교를 적대시하는 마음이 없었지만 한국 기독교인들은 정반대였으니 마음 씀씀이가 협량하고 그게 그들이 믿는 하나님의 가르침일까 싶었다는 의미이다.
스님은 그런 방해를 무릅쓰고 미국 교회에서 법회를 강행했다. 그 법회에는 삼성그룹에서 미국으로 파견한 어떤 간부가 통역을 맡았는데 홍보가 잘 되었는지 한국인 불자들은 물론 불교에 관심을 가진 미국인들도 많이 참여해 강당이 꽉 찼다.
스님의 법문이 끝나자, 미국인들과 미국인 목사는 훌륭한 말씀 잘 들었다며 좋은 법문을 해 준 스님께 깊이 감사했다.
“우리가 추구하는 영원한 행복과 평안함은 곧 우리 자신에게 있다는 부처님 말씀과 우리 자신에게 있는 나를 바로 보면 거기에서 영원히 편안하고 행복한 것이 있다는 것, 그것을 알려면 곧 ‘나는 무엇인가’라는 화두를 참구해서 깨달음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대원 스님 말씀, 너무 잘 들었고 정말 감사합니다.”
이처럼 스님은 여러 차례 미국을 방문해 많은 불자들과 문답을 나누고 선(禪) 수행 지도나 교리 상담을 통해 포교의 영역을 넓혀왔다.
그럼에도 현재 미주나 유럽에서는 일본불교, 티베트불교 또는 남방불교에 대한 관심이 높은 반면 한국불교는 상대적인 열세를 보이고 있는 게 사실이다.
불교의 미개척지라 할 수 있는 구미 지역에 한국불교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대원 스님도 현지를 여러 번 방문해 본 결과 일본, 중국, 스리랑카 등에 비해 한국불교의 포교 성과가 가장 미약하다는 걸 인정하고 있다. 스님은 ‘희생정신에 대한 원력’이 미약하다 보니 구미에서 한국불교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하며 자꾸 단절이 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스님은 무엇보다 해외에서 한국불교를 널리 알리기 위해선 인재를 양성하는 게 우선이라고 단정지었다. 그 인재라 함은 영어는 물론 해당 국가의 언어를 잘 습득하고 불교 교리를 외국어로 제대로 전달할 수 있는 인력 자원을 가리킨다. 그런 인재 양성이 시급하고 절실하다는 게 스님의 견해이다.
“아무리 좋은 보물이라도 남한테 소개를 해주지 못하면 빛을 보지 못하듯 불교 교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부처님 말씀을 많은 사람들에게 제대로 잘 소개하고 포교를 잘 해줘야 한국불교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어 크게 융창할 것입니다.
결국 해외 포교가 미약한 것은 인재 양성에 소극적인 탓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나는 미국이나 유럽 각국에 한국불교를 잘 전달하고 올바르게 포교하려면 인재를 잘 길러야 한다고 봅니다.”
학림사 오등선원 미주분원
· 집필자 : 이정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