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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템플스테이

대원 스님은 귀국하자마자 시민선원 건립에 착수해 여러 가지 난관을 뚫고 마침내 오등시민선원을 준공했다. 그때 충남대의 김영성, 한봉룡, 유예근 교수 등이 스님의 법문을 듣기 위해 학림사로 찾아왔다. 그 자리에서 스님이 말했다. “여러분이 보시는 것처럼 내가 오등시민선원을 지었는데 이 건물을 지은 것은 우리 국민의 의식을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할 필요를 느꼈기 때문입니다. 의식을 개혁하지 않고는 대한민국의 앞날은 어둡습니다. 의식을 개혁하자면 참선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지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그런데 여러분이 일반 사회에서 이처럼 참선할 수 있는 건물을 이용하려면 전세를 얻거나 월세를 내야 하지 않습니까? 하지만 나는 저 건물을 그냥 무상으로 제공할 예정입니다. 여기에 많은 분이 오셔서 참선 수행을 하시고 그것을 통해 이 나라 국민 의식을 되찾아서 우리 5천 년 역사의 민족 정신문화를 다시 회복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입니다.” 이에 교수들은 크게 공감했고 특히 금파 한봉룡 교수의 주선으로 약 20-30명의 교수들이 함께 나와 참선 수행에 동참했다. 혜철 노태철 교수와 주한독일문화원의 백암 조성기 거사도 같이 시민선원에서 공부하면서 차츰 토대를 다져나갔다. 얼마 후 2002년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충남도지사, 대전시장 등 기관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외국인들이 충남, 대전 지역을 방문하면 어떻게 접대할 것인지 논의하게 되었다. 이때 대원 스님과 오등시민선원에서 수행하던 교수들이 그 사람들을 학림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게 하면 한국의 전통문화를 직접 체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추천하였다. 그게 계기가 되어 월드컵에 참여했던 세계 각국인들이 학림사에서 처음으로 템플스테이를 하게 되었다. 몇 년 후, 대한불교조계종에서 공식적으로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시작했으니 지금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템플스테이는 바로 학림사가 원조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전국의 많은 사찰에서 시행하고 있는 템플스테이는 불교를 알리고 우리 문화를 전파하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학림사 템플스테이가 시작된 직접적인 계기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이라 할 수 있지만 포교 현장에 있던 대원 스님의 원력이 가장 큰 작용을 했다. 스님은 선사이면서도 불교의 대중화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어찌 보면 특수한 사람들이나 불교를 믿고, 특수한 스님들이나 부처님 말씀을 배우고 참선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에서는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나만 해도 어릴 적 생각을 해 보면 절에서 사는 스님들은 뭔가 특별한 사람들인가 보다 하고 여겼는데 그건 잘못된 인식이었죠. 불교는 특수하고 특별한 사람만이 아니라 일반 대중이면 누구나 믿을 수 있는 종교라는 걸 알게 해야 하는데 잘못된 인식이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불교를 일반 대중들 누구나 다 접해서 알 수 있도록 제대로 설명하고 전달해 주어 모든 사람이 불교를 바로 배우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이런 인식을 가지고 있던 스님은 일찍이 불교를 대중화하기 위한 목적으로 템플스테이를 시작하게 되었다. 월드컵이 끝난 뒤에도 학림사에는 많은 내외국인들이 참여하는 템플스테이가 개최되었다. 한번은 미국, 영국, 캐나다, 폴란드 등의 생명공학 박사 다섯 명이 학림사 템플스테이에 동참해 밤새 철야정진을 하고 세미나를 갖기도 했다. 그때 과학자들은 ‘선(禪)은 오늘날 과학에서 풀지 못한 숙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 밖에 오등시민선원에는 영국 옥스퍼드나 미국, 독일의 지성인들이 찾아와 참선 수행을 경험했고 지금도 주말에는 전국적으로 100명에서 200명에 이르는 시민들이 찾아와 템플스테이에 참여하고 있다.
학림사 템플스테이 건물
처음 학림사에서 템플스테이가 시작되었을 때부터 참가자들의 호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그들은 템플스테이에 가면 그냥 조용히 힐링하다 오는 것인가보다 생각했다. ‘템플스테이’라는 용어 그대로 절에 가서 조용히 눕고 놀고 자유롭게 쉬었다가 오는 것으로만 알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학림사에서 템플스테이를 경험해 보고는 육체를 쉬는 것보다 각자가 고뇌하고 있는 복잡한 생각을 내려놓고 쉬는 것이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쉬는 것임을 알게 되었다. 마음을 내려놓고 쉰다는 그 자체가 누구에게나 쉬울 것 같지만 생각대로 되는 게 아니다. 그렇게 하려면 바로 불교에서 말하는 간화선 수행을 통해야 가능해진다. 화두를 참구하며 수행하면서 자신에 대한 내면적인 성찰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마음에 여러 가지 괴로움을 일으키는 고뇌를 쉬고 마음이 평정을 얻으려면 참선, 화두를 통해야 가능하다. 그렇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일단 대원 선사는 참석자들과 대화를 시도한다. “여기에 뭘 하러 왔습니까?” “쉬러 왔습니다.” “무엇을 쉽니까?” “그냥 조용히 쉬었다 가려고 왔습니다.” “조용히 쉬었다 가려고 해도 그렇게 됩니까? 그건 아닙니다. 아무리 시끄러운 곳에 가 있어도 내 마음이 편안한 곳이 있고, 아무리 조용한 곳에 가 있어도 내 마음이 불안한 곳이 있지 않습니까. 조용한 곳에 가 있어도 내 마음이 항상 편안하고 시끄러운 곳에 가 있어도 내 마음이 항상 편안한 것, 그게 참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스님은 템플스테이 참여자들의 마음을 어떻게 하면 편안하게 해줄 수 있는지 그 방법론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는 자신에 대한 문제점이 무엇인가를 발견해야 한다. 자신에 대한 문제점을 발견하지 않고는 절대 참선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참선이 왜 필요한가를 알지 못하고 느낄 수 없다면 안 된다. 사람이 밥을 굶으면 죽는다. 그렇기에 할 수 없이 밥을 먹기 위해 일을 해 돈을 벌게 되는데 그런 사명감으로 일하고 그 대가로 밥을 먹는다고 해서 우리 마음이 편안해지는 건 아니다. 진정으로 밥을 먹고 배가 불러도 마음은 괴로운 것이 있다. 해결되지 않는 게 있기 때문인데 자신에게서 이 문제를 먼저 발견해야 한다. 그걸 발견하려면 템플스테이에 참석해 하루 저녁 가만히 앉아서 자신을 돌이켜 보아야 한다. 그때 자신의 내면에서 어떤 생각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가를 본인만의 체험을 통해 스스로 알게 된다. 자신에게 그런 복잡한 생각이 많이 일어나는 것을 일반 사회에서는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템플스테이에 참여해 저녁에 가만히 앉아 참선하다 보면 머리가 빠개질 것처럼 복잡한 생각이 일어난다. 사회 생활을 할 때는 몰랐고 인식할 수 없었던 걸 참선하면서 알아차리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확인이 되면 그것을 느끼고 맛을 보는 것이 참석자의 첫 경험이 된다. 자신에게 있는 그 복잡한 생각 때문에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도 잘 안 되고, 행복도 이루지 못하고 사람과 사람 간에 서로 갈등과 불화가 생기고 여러 가지 불협화음이 끊임없이 일어난다. 이처럼 자신의 복잡한 망상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는 걸 알게 된다. 그 문제점을 먼저 아는 것이 템플스테이 참석자들의 과제이며 그런 문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그렇게 자기 자신의 문제점이 뭔가 알아야 그 해결책이 나온다고 스님은 설파하고는 했다. “우리 인생이 행복하지 못한 원인은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자신의 번뇌 망상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바로 ‘나는 무엇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내가 나를 알지 못할 때 우리는 끊임없는 고통과 고뇌 속에 살아야 합니다. 하지만 내가 나를 바라보고 알 때 나에게 생겨난 모든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그 문제점이 해결될 때 바로 영원히 내 마음이 편안하고 행복한 걸 누리고 살 수 있습니다.” 스님은 템플스테이 참여자들에게 이렇게 법문하는 데 그러면 모두가 공감한다고 한다. 템플스테이에 참여하기 전에는 몰랐지만 참여하고 보니 자신이 불행한 원인이 무엇인가를 알았고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방법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결과 참여자들은 “여기에 오지 않았더라면 내 인생을 잘못 살아갈 뻔했습니다.”하며 스님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자신의 마음 세계를 방치하고 도외시하고 사는 것은 바로 주업 또는 본업을 버리고 모르고 살아가는 것이고, 단지 이 목숨 살려고 돈 벌고 각자 주어진 생업 활동만 하는 것은 바로 부업에만 매달려 살아가는 것에 해당한다. 이 몸뚱이에만 집착하고 자신의 마음 의식은 부패하고 오염되어 번뇌 망상의 잡념만 마음 의식에 쌓고 살면 마음이 어두워져서, 밖으로 아무리 부업을 잘 성취하고자 하지만 잘되지 않는다. 마음이 불안하고 어리석으면 지혜가 없어서 모든 일에 바로 보고 바로 판단할 수 있는 지혜가 없다. 그래서 항상 고통이 뒤따르는 것이다. 마음의 잡초인 망상을 제거하여 마음이 맑고 밝아서 모든 일에 걸림이 없이 살아갈 때 마음의 영원한 안정과 행복을 만끽하며 만족스럽게 살아갈 수 있다. 그러므로 마음을 밝히는 주업과 생업인 부업을 함께 해나갈 때 영원히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고, 그뿐만 아니라 세계를 이끌어 갈 수 있는 최고의 일등 문화국민이 되는 것이다. 학림사 템플스테이는 어떤 형식적인 절차보다는 참선 수행을 통해 자신의 내면적인 문제가 어디에 있고 그걸 어떻게 해결할지 참구하는 프로그램이라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템플스테이를 처음 시작한 사찰답게 학림사 템플스테이는 참여자들의 내면 문제를 추구하여 진정한 마음의 휴식을 찾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특성화되어 있다.
템플스테이 건물의 스님 친필(심조원)
· 집필자 : 이정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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