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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인문학의 전당으로

자광 스님이 학교 법인 이사장으로서 학교 운영에 가장 역점을 둔 부분은 불교종립대학인 동국대학교의 정체성을 세우는 일이었다. 이는 동국대학교를 『팔만대장경』에 기반을 둔 세계 인문학의 중심 대학으로 만들어야겠다는 구상으로 이어졌고, 대중 포교를 원력으로 살아온 스님이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 가운데 가장 큰 힘을 발휘한 부분으로 평가된다. 『팔만대장경』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일생 동안 설법한 경전과 계율 그리고 그 내용을 후대 사람들이 연구해서 첨부한 논서와 주석을 단 주석서, 이론서들을 집대성한 불교경전의 총서를 말한다. 세계기록유산임과 동시에 국보 제32호로 지정되어 있을 만큼 불교를 연구,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자료이자 역사적 가치가 크다. 한문으로 새겨진 불경대백과사전과 같은 이 『팔만대장경』을 동국대학교 역경원에서 모두 번역해 소장하고 있다.
2017. ‘불교와 4차 산업’ 세미나에서
인간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탐구하는 인문학과 인간의 근원 문제를 다루는 불교는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이에 스님은 인문학의 정수이자 진리의 보고인 『팔만대장경』을 보유하고 있는 동국대가 인문학을 주도할 수 있는 역량을 충분히 가지고 있다고 보았다. 대부분의 대학이 과학 분야 연구투자에 치우쳐 있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진입이 가속화될수록 불교정신을 바탕으로 세워진 종립 동국대학교의 정체성과 역할이 큰 존재감을 발휘될 것으로 확신한 것이다.
동국대학교의 구성원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실천하면 일류대학이 됩니다. 동국대학교는 『팔만대장경』이라는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고 방대한 진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거기에는 인간을 고통에서 구원할 수 있는 방법, 참되게 살아가는 방법, 어려운 사람을 구제하는 보살정신, 희생과 봉사정신, 자기도 이롭게 하고 남도 이롭게 하는 방법, 하심을 하는 방법 등 모든 것이 들어있어요. 자신이 지은 업(행동)에 따라 결과가 따른다는 인과응보사상과 세상을 만드는 주체는 자기라는 일체유심조의 사상 등 간단한 교리 몇 가지만 내어 써도 동국대학교는 세계적인 대학이 됩니다.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3차 대담에서(2022.11.3.)
먼저 불교대학 교수들을 만나 세계적인 대단한 대학을 나오거나 수백 평의 대저택에 살아도 가치관이 잘못되어 바르게 살지 않으면 진리의 삶이 아니라며, 가치관이 잘못된 사람들에게 바른 인생의 길을 알려주는 것이 수행자이고 인문학을 공부한 사람들이니 현대에 맞는 쉬운 불교입문서를 만들어줄 것을 간곡히 당부했다.
현대인들은 지금 길을 잃고 있어요. 왜 사느냐고 물으면 먹고살기 위해 산다고 합니다. 경제적 동물이 되어버려 쾌락적인 삶만을 추구하다 보니 갈등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범죄가 횡행하고 있습니다. 올바른 삶의 길을 찾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는 본성으로 돌아갈 수 있는 올바른 길이 담겨있습니다. 팔만대장경 안에 있는 훌륭한 가르침(진리)을 현대인들의 정서에 맞게 우리말로 쉽게 풀어서 삶의 방향성을 제시해 봅시다.
철학과 종교, 문학과 과학, 윤리와 도덕을 포함하고 있는 불교는 그 가치를 헤아릴 수 없다. 물질문명이 고도화될수록 사람들은 여전히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탐착할 수밖에 없고 인문학 속에서 답을 찾기 마련이다. 존재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불교가 할 역할은 당연히 절대적이라 할 것이다. 불교가 그 역할을 하려면 대중성을 높여야 하고, 먼저 부처님 법을 쉽게 해설한 책을 만들어야 하는 것이 선결문제라고 본 것이다. 서울과 경주 캠퍼스는 물론 동국의료원, 법인 산하 초·중·고, 유치원까지 수계법회를 열어 매년 2,000명이 넘는 이들에게 불교와 인연을 맺게 했다. 수계는 불교 정신을 실천하는 첫 관문이라는 소신으로 교수와 직원, 학생들의 모임에서 법문을 요청하면 만사를 제치고 참석했고, 교수와 직원들이 모이는 자리에 시간을 얻어 부처님의 가르침의 위대성과 동국대학교가 소장한 『팔만대장경』의 가치에 대해 강조했다. 이사장직에 있는 동안 스님은 언제까지 인간 정신을 소홀히 하며 경제적인 동물로 살아갈 것인가 반문하면서 영원한 생명의 길을 찾아 정신세계를 발전시키는 인문학을 키워야 한다고 역설했다.
총무원을 방문해 학교발전기금을 전달하는 자광 스님
2017년 11월에는 총무원을 방문해 이사장 소임으로 받았던 월급을 모아 학교발전 기금으로 내놓았다. 그 자리에서 스님은 ‘2017 QS아시아대학 평가’에서 동국대학교 국내 순위가 역대 최고인 13위를 달성했고 아시아 대학 순위 82위를 달성했다고 밝히며 앞으로 학교 구성원들이 더 노력해서 인문학 중심의 대학이 될 수 있도록 발전방향을 잡겠다고 거듭 포부를 밝혔다. 이에 당시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동국대가 종립학교로서 세계의 정신 혁명을 이끌어갈 인재를 키워내는 대학으로 발전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공심과 원력으로 학교를 운영해 나가는 이사장 스님에게 하는 공식적 당부였다. 이러한 원력은 몇 해 뒤 학술원장으로 재직할 때 인문학(불교, K-Buddhism)을 연구 과제로 내세워 5년 동안 157억 원 상당의 프로젝트를 맡는 성과로 이어졌다. 현대인들의 언어감각에 맞춰 『팔만대장경』을 새롭게 만들어보자는 방대한 사업계획은 모금력이 활발한 동국대학교 건학위원회에서 넘겨받았다. 우선 『팔만대장경』을 디지털화하는 데 역점을 둔 사업을 뒷받침하기로 한 것이다. 건학위원회는 『팔만대장경』을 디지털화해서 컴퓨터와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이 무렵 동국대학교가 대외적으로 역대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쏟아져 나왔다. 동국대학교를 인문학의 전당으로 만들겠다는 원력이 국내 최초의 총장 후보자 토론회 도입과 로터스관 건립계획으로 이어지면서 차츰 구체적인 외연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여기에 의료원의 성장이 더해져 스님의 업적에 새로운 큰 획이 그어졌다.
석보상절 완간 기념 학술대회에서
· 집필자 : 박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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