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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납 58세, 군종교구장으로 다시 일선에 나서다

대한불교조계종은 25개 교구본사 외 군종특별교구가 있다. 군종특별교구는 전후방 각지에서 군 포교에 진력하고 있는 140여 명의 육해공군 군승 법사들과 400여 곳에 이르는 군 사찰의 포교와 신행, 수행활동 등을 지원하는 곳이다. 군 포교의 주체가 군승단에서 종단의 특별교구로 바뀐 것이다. 군대에 군 법사를 파견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종단이 군승 선발 교육 파송 및 군 포교까지 모든 과정을 책임지는 군 포교 종단책임제도가 만들어진 것이다. 종단은 1999년부터 본격적으로 종단 주도의 군 포교 정책을 수립, 2003년 군불교위원회를 거쳐 2005년 군종특별교구를 출범시켰다. 2009년에는 군승의 결혼을 허용하던 종헌도 개정해서 군승들은 조계종 소속 승려로서 정체성을 분명하게 했다. 2014년에는 군대 내 여군이 늘어나면서 최초의 비구니 군승이 등장했다. 군종교구의 출범으로 종단과 군의 유대도 더 강화되고 책임도 커졌다. 군종교구가 출범하고 4년 뒤인 2009년 7월, 제2기 군종교구장에 자광 스님이 선출되었다. 어린이 포교와 청소년 포교로 시작해 군 포교로 일생을 보낸 스님에게 청년 포교에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다시 한 번 주어진 것이다. 4년의 재임 기간 동안 최대한 군 포교에 역량을 집중해서 연간 수계 불자가 10만 명을 넘어서는 성과를 이뤄냈다. 수계는 불교 입문의 중요한 교량 역할을 하는 포교의 첫 단추이자 포교사의 임무이기도 하다.
군대에서 수계를 받은 사람들은 불자라는 마음을 가지고 있어요. 그래서 군 포교가 중요하고 군승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분단국가의 특성상 군 포교는 항상 열려 있는 장이죠. 때문에 지속적인 포교가 가능하고, 남성 불자를 대폭 늘릴 수 있는 좋은 기회입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집단적으로 모여 있는 곳에서 짧은 시간에 적은 자본으로 몇 배의 효과를 만들 수 있어요. 전국 부대에서 1년에 10만 명씩만 수계 불자를 만들어 사회에 배출하면 1년에 10만 명, 10년이면 100만 명의 불자를 만들 수 있습니다. 종단에서 포교 역량의 1순위를 군으로 하면 한국 불교의 미래가 달라질 것으로 믿습니다.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2차 대담에서(2022.7.12.)
연령대별로 포교를 분류하면 유아 포교, 어린이 포교, 청소년 포교, 대학생·청년 포교로 나눌 수 있다. 새로운 세대에 대한 포교가 주를 이루는 연령별 포교 분야에서 포교의 중요도의 높낮이를 가릴 수 없다. 모두가 한국불교의 미래를 좌우하는 대상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가운데 청년과 대학생 포교 활동은 곧 사회의 중추로 등장하게 될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그 어느 분야보다 그 성과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분야로 간주된다. 이러한 면에서 자광 스님이 군종교구장으로 재임한 시기는 일생의 포교 활동 중 청년 포교에 최고의 정점을 이룬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군종교구장 자광 큰스님 초청 법회
군종교구장으로 취임한 스님의 뚜렷한 업적은 군승을 위한 교육 강화와 논산훈련소 호국연무사 등의 건립 불사에서 드러난다. 『군승교육편람』을 발간해 군승 교육의 기준을 제시했고, 예비군승의 역량 강화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제도 운영에 노력을 경주했다. 2010년 8월 4일에 최초로 군종병 불교교리 경시대회가 치러진 것도 큰 성과 중의 하나다. 9사단 군종병 24명, 25사단 군종병 41명이 참가했던 이 대회 이후 전국 불교교리 경시대회로 이어지는 포교 효과를 거두었다. 이후 부대 각종 불자수련회, 훈련소 위문 법회 등에 참석해서 따뜻한 위로와 격려가 섞인 법문을 아끼지 않았다. 전방부대를 방문해서 장병들을 위문하고 안보현장을 확인하는 일도 교구장의 역할이었다. 2013년 3월 20일, 비구니 군승 파송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비구니 스님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계룡산 동학사 강원에서 군승제도와 비구니스님 군승 파송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관심과 지원을 가져주길 당부한 일도 교구장 소임을 보면서 기억나는 일 중 하나다.
2013 현충일, 순직 군승을 참배하는 자광 스님
호국연무사 불사는 한국 불교 포교의 새로운 역사를 쓴 대작 불사로 평가되고 있다. 자광 스님의 군 포교 생애 가운데 가장 보람 있고 의미 있는 일로 꼽힌다. 입대해서 논산육군훈련소를 거친 장병들은 힘든 군사훈련을 받으면서도 일요일이면 종교 시설을 찾는다. 이미 종교가 있는 장병들도 있지만 처음으로 종교를 접하게 되는 경우도 많아 육군훈련소는 군장병 포교의 황금어장으로 불린다. 포교현장의 치열한 각축장이기도 하다. 그러한 의미에서 포교의 현장에서 호국연무사가 담당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기존의 호국연무사 법당은 1971년 11월 부대 막사를 법당으로 개조해서 법회를 보다가 1976년 건평 116평으로 신축한 것으로, 그 후 법당을 찾는 병사가 급격히 늘어나자 1997년 1,500명이 법회를 볼 수 있도록 중창 불사했다. 그래도 공간이 부족해서 법당을 찾아온 병사들의 반은 밖에 서 있어야 하는 실정이었다. 군장병 1,500명만 들어가도 법당의 좌석을 가득 채우게 되는데 그나마도 앉을자리가 없어 간이용 목욕탕 의자로 복도를 메웠던 것이다. 실내가 너무 비좁아 법당 밖에서 서성이다가 돌아가는 장병들이 많았다. 수계법회가 열리는 날에는 수천 명의 병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군종교구장으로 취임한 자광 스님은 수계를 할 때마다 연비를 할 공간이 없어서 군법사와 병사들이 고충을 겪는 광경을 보고 부처님에 대한 심한 죄책감을 느꼈다. 더 이상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때 느꼈던 스님의 복잡한 심정은 이후 거대한 불사 탄생의 단초가 되었다. 무엇보다 열악한 시설에도 불구하고 법당을 찾아오는 병사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젊은이들을 외면한 한국불교의 미래는 암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스님의 생각이었다. 기독교와 천주교, 원불교는 수년 전에 최신식 건물을 신축해서 쾌적하고 안락한 종교시설에서 수많은 젊은이들을 포교하고 있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일이었다. 불사를 추진하기로 마음먹었다. 정박한 배는 안전하다. 그러나 발전은 없다. 신대륙을 찾기 위해 항해하는 배는 험난한 위험이 따르지만 도약이 가능하다. 평생 과업이었던 군 포교를 위해 험난한 항해를 택하기로 했다. 세속에서는 고희라는 나이에 접어들면서 새로운 군 포교 역사를 써 내려가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불교 역사상 가장 큰 전법도량을 시공하는 역사가 그렇게 시작되었다.
한국불교 역사상 가장 큰 전법도량, 논산육군훈련소 호국연무사
· 집필자 : 박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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