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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불교의 미래다

자광 스님이 군 포교에 심혈을 기울이면서도 한시도 잊지 않은 것은 어린이 포교였다. 국가와 사회의 미래 주역이자 불교의 미래를 담보하는 어린이, 청소년, 청년 불자들을 키워내야 하는 것은 포교사의 사명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20대 초반, 포교에 뜻을 두면서 시작된 어린이 포교는 군승이 되면서 잠시 주춤한 듯 보였지만 실은 늘 마음속에 있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종단에서는 어린이 포교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이후 종단의 정책 수립과 후원이 시작되면서 스님도 함께 어린이 포교에 가세했다. 1980년대 중반(1982-1984)과 후반(1989-1993)에 제3야전군사령부 호국선봉사 주지 법사로 재임하는 동안 어린이 법회를 열었고, 여름과 겨울 방학에는 수련법회를 열어 어린이 포교에 앞장섰다. 자광 스님이 어린이 포교에 관심을 가지고 활동한 1960년대 이후, 운문 스님 등 초기 선구자들의 활동을 발판으로 어린이 포교는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1970년대에는 어린이 포교를 일생의 원력으로 삼은 성일 스님이 경기도 화성 신흥사에서 어린이, 청소년 포교를 시작하여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1980년대에는 대한불교청소년교화연합회(2005년 사단법인 동련으로 명칭이 바뀜)와 ‘부처님의 가르침을 온누리에 전하자’는 슬로건을 내걸고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가 창립되면서 어린이 법회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불붙기 시작한 어린이 포교는 1980년대 말 주목할 만한 성과가 드러났다. 전국 600여 사찰에서 어린이 법회를 개설하여 5~6만 명에 이르는 어린이들이 법회에 참석한 것이다.
1963. 어린이와 불교 연극 출연
자광 스님이 지도법사로 있던 군법당 선봉사에서도 일요일마다 어린이 법회를 열고 방학이 시작되면 어린이불교학교 수련회를 열어 아이들을 법당으로 불러들였다. 며칠 동안 수련회에 참가한 어린이들은 불교에 대한 이해와 믿음의 정도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처음 수련회에 참석한 어린이라도 며칠 동안 절에서 지내며 수련회를 한번 하고 나면 부처님이 어떤 분인지, 부처님의 가르침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생생하게 깨닫는다. 순수하고 맑은 영혼으로 세상에 서 있을 때이기 때문에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 온몸으로 불교를 받아들인다. 스님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삼귀의와 사홍서원, 육바라밀을 가르쳤다. 부처님께 귀의하고 가르침에 귀의하고 스승들에게 귀의하는 삼귀의를 가르치면서 부처님의 생애와 사상을 가르쳤다. 아이들은 왕자의 신분을 버리고 6년 동안의 고행 끝에 깨달음을 얻는 과정을 알게 되면서 신심이 자라기 시작했다. 불자로서 가져야 할 크나큰 서원도 가르쳤다. 너와 내가 함께 행복한 것이 진정한 행복이라는 가르침에도 눈을 반짝이며 들었다. 발우공양을 하면서 환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음식의 소중함과 절제 그리고 인욕을 익혔다. 찬불가도 직접 가르쳤다. 아이들의 노래가 새들의 합창처럼 흘러나와 어린 가슴이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물들어 가는 것이 보였다. 아이들은 수계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자연스레 불자가 되었다. 그 아이들이 자라 청년이 되었을 때는 어린이와 청소년 수련을 돕고, 군대에 가서는 군법당에서 봉사하며 사회에 진출해서는 직장에서 동료들을 포교했다. 선봉사에서 어린이 법회와 어린이 불교수련회를 열면서 어린이 포교를 시작한 이후 군종참모와 군종감으로 근무할 때도 군법사들을 격려해 어린이 법회를 운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전역하기 직전에 적조사에 어린이집을 개원한 것이나 전역 후, 군종교구장으로 취임한 뒤에 교육사령부 법당 자운사(대전광역시 유성구 추목동 소재)에 군법당 최초로 어린이 법당인 문수당을 개원한 것도 어린이 포교에 대한 남다른 열정과 관심에 따른 인연의 결과였을 것이다. 동국대학교 이사장으로 재직할 때도 매년 동국대 부속 초등학교 어린이 법회에 빠짐없이 참석해 수계를 해주면서 아이들에게 불성의 씨앗을 심어주고 어린이 포교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이어갔다. 2006년에는 대한불교어린이지도자연합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하여 동련과 불교신문이 공동으로 ‘어린이가 불교의 미래다’라는 연중캠페인을 전개할 만큼 어린이 포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활성화되기 시작했다. 그해 종단에서는 〈어린이포교 선포문〉을 발표해 어린이 포교에 대한 관심과 각오를 새롭게 했다. 〈어린이포교 선포문〉을 보면 출가 초기에 자광 스님이 염원했던 어린이 포교에 대한 중요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대한불교조계종 사부대중은 어린이들이야말로 미래의 부처님, 불교의 희망임을 확인하며 다음과 같은 노력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선포한다.
하나, 종단은 어린이 포교를 위한 노력에 최대한의 지원과 협조를 제공한다. 하나, 사찰은 모든 활동에 앞서 어린이 포교를 위한 인력과 예산을 우선 배정하며, 어린이 법회 개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운영 등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 하나, 불자는 모든 어린이를 부처님처럼 대하며, 어린이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인다. 하나, 어린이 지도자는 어린이들의 눈높이와 현시대에 맞는 포교방법을 배우고 익히며, 어린이들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진한다. 하나, 어린이는 부처님 가르침대로 말하고 행동하며, 스님들의 가르침에 따라 지혜로운 마음과 자비로운 손길을 가진 불자가 되기 위하여 노력한다.
위에서 선포한 다섯 가지 약속이 결실을 맺어 모든 어린이들이 지혜와 자비를 갖춘 불자로 성장할 때까지 우리들의 정진은 조금의 주저함이나 싫어함이 없이 계속될 것이다. 자광 스님은 불교의 미래가 어린이 포교에 있음을 자각하고 활동을 시작한 지 반세기가 흐른 다음 발표된 이 글을 읽으면서 깊은 감회에 젖었다. 어린이 포교에 대한 종단적 지원과 관심이 어린이 포교 발전에 큰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았다. 요즘도 스님의 아이들에 대한 사랑은 남다르고 깊다. 반야선원에 주석하면서도 부모와 함께 온 아이들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고 말을 걸어 부처님 이야기를 하고 최근 유행하는 것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매일 세수하듯 마음도 닦아야 한다는 마음 법문도 빼놓지 않는다. 청소년, 청년들에게도 마찬가지다.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들의 영원한 스승이자 포교사다. 어린이 포교에서부터 시작해 청소년, 청년 불자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걸친 이러한 노력과 열정이 인정되어 1992년 대한불교조계종 포교대상을 수상했다.
2018. 탄허기념박물관 금강경 강송대회에서 어린이들과 함께
· 집필자 : 박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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