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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성 조사에게서 배운 불생불멸의 지혜

불심 도문 법사가 유심론(唯心論)을 강조하는 이유는 용성 진종 조사의 영향이 크다. 용성 조사는 『각해일륜』에서 적확한 비유를 통해 유물론을 질타했다. 「오직 마음으로 된 것임을 밝힘」이라는 글은 용성 조사가 오랜 구도를 통해 얻은 보석과 같은 가르침이 담겨 있다. “마음이 하지 않고 오직 물건이 불변할진대 죽은 송장이 어찌 분별이 없는가? 고금 천하에 종교와 도덕, 철학과 과학, 이 모든 학문을 누가 제정하였는가? 마음을 제외하고 오직 물건만으로는 그 법을 제정하지 못한다. 현재에 전 제국과 공화국과 노농공산(勞農共産) 등을 마음이 하는 것이 아니라면 무정(無情) 목석이 하는 것인가? 그 유물을 주장하는 것은 마음을 제외하고 누가 하는 것인가?” 어떤 사람이 용성 조사에게, “나무가 불에 타면 모든 것이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처럼 사람이 죽으면 그와 같지 않느냐?” 고 물었다. 이 질문을 듣고서 용성 조사는 당시 세상을 놀라게 한 발명품인 유성기를 예로 들어 아래와 같이 불생불멸의 지혜를 일깨워줬다. 그대가 유성기를 보았는가? 그 축음기의 양태 속에 소리를 녹음하여 두었으되 그 소리의 형적(形跡)을 보지 못하는 것이니 이와 같이 광명체성 가운데에 우주 만상의 일체를 인(印)하여 두매, 미래가 다하도록 머물러 조금도 없어지지 아니하는 것이다. 그대가 큰소리로 하든지 작은소리로 하든지 그 성음(聲音)이 공중의 전성(電性)을 따라 전파가 일어나서 순식간에 시방 허공과 법계를 다하여 음파가 가득하게 되나니 그 음파의 가득함에 따라서 허공과 법계에 가득한 전성으로부터 아뢰야식장과 대각본원성에 형적 없는 인(印)을 쳐서 그 말소리의 본체가 미래 겁이 다하도록 없어지지 아니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말소리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무시겁으로부터 미래겁이 다하도록 일체 유정(有情)과 무정(無情)의 모든 소리가 역력히 분명하여 삼세에 간단(間斷)이 없고 시방에 공결(空缺)이 없다. 그것은 현금에도 증명할 수 없다. 어디든지 전파를 따라 ‘라디오’의 기계를 설치한 곳에 접촉되면 원근이 없이 말소리를 전한다. 참으로 부사의한 일이다. 그 소리가 시방에 가득하되 볼 수 없고 들을 수 없다. …(중략)… 보아라! 전깃불이 올 때 어디서 왔으며, 또 가면 어디로 가는가? 올 때도 형적 없이 오고 갈 때도 형적 없이 가니, 이것은 인연의 모임에 따라 나타나고 인연의 흩어짐에 따라 없어지니, 그 전성과 전기가 허공계와 법계에 가득히 충만하여 불생불멸한 것을 아느냐? 흙과 물과 불과 바람과 모든 만물이 죽고 사는 것이나, 그들이 모두 죽지 않고 항상 우주와 허공계에 가득한 것을 아는가? 일체 유정 동물이 다 생멸하나 미래겁이 다하도록 항상 죽고 사는 것이 없는 것을 아는가? 사람의 몸은 물거품 같고, 마음은 바닷물과 같아서 물거품이 없어지더라도 물은 항상 있는 것과 같이 몸은 없어졌다가 다시 있기도 하고, 있다가 없어지기도 하는 것을 아는가? 허공의 구름은 항상 일어나고 멸하되 허공은 언제든지 텅 비어서 동하지 아니하는 것을 아는가? 그리고 유심과 유물이 둘이 아닌 하나임을 아는가? 대각께서 말씀하되 ‘사대오온(四大五蘊)이 곧 금강계(金剛界)다’ 라고 하시니 금강은 곧 생멸이 없는 데에 비유한 것이다. 그러므로 유물과 유심이 둘이 아니다. 비유하건대 바닷물이 청정하매 그 물이 맑은 줄로만 아는가? 그 물에는 반드시 짠맛이 있다. 허공이 텅 비어 있으매 빈 허공인 줄로만 아느냐? 그 허공의 본원인 대각성이 있는 것이다. 그대는 무엇이든지 눈에 보이지 아니하면 없는 줄로만 아느냐? 그 성품은 형상이 있는 물건에도 포함되어 있지만 눈으로 보기는 어렵도다. 불은 뜨겁고, 후추는 맵고, 나무는 결이 부드러운 것과 강한 것이 있으니 형형색색의 만물이 다 자기의 성질이 있으되 가만히 두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이 형적 없는 물건도 각각 가만히 두고는 그 성질을 알 수 없으며 일체 만물이 형체 없는 기운으로부터 나고, 형체 없는 기운은 형체 없는 아뢰야식의 업종(業種)으로부터 난다. 그리고 형체 없는 아뢰야식은 일체 명상(名相)이 없는 대원각성으로부터 난 것이니 대원각성은 언어도단하고 심행처멸(心行處滅)하여 일체 명상이 없으니, 비어 있는 것으로 말할 수 없으나 본래 깨친 성품이 있는 것은 마치 전기 상품이 우주에 가득하되 보지 못하는 것과 같으리라. 그러나 비유하건대 허공의 구름이 일어나고 멸하며, 바람이 일어나고 쉬며, 산하대지 만물이 허공을 의지하여 있으면서 변태무상하나 허공은 언제든지 동하지 아니하는 것과 같다. 용성 조사는 삼계 만법을 유심이나 유물로 나눠 보지 않았다. 이는 물이 통하여 파도가 되므로 물이 곧 파도이고 파도가 곧 물이어서 물과 파도가 둘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이다.
· 집필자 : 유응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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