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심 도문 법사는 12세부터 22세까지(1946-1956년) 11년간 만암 스님과 학선 스님으로부터 사미과(沙彌科), 사집과(四集科), 사교과(四敎科), 대교과(大敎科)를 배우는 한편 호국호법삼부경인 『금광명경』,『묘법연화경』, 『호국반야바라밀다경』과 정토삼부경인 『아미타경』, 『무량수경』, 『관무량수경』과 『대반열반경』, 『선문염송』, 『조당집』, 『경덕전등록』, 『정법안장』 등 경전과 선어록을 간경(看經) 수행하였다. 도문 법사는 간경 수행을 통해 우선 경전은 무엇인지, 그리고 불교사에서 경전 결집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게 되었다.
부처님이 입멸한 해로부터 600년 동안에 4차에 걸쳐 경전 결집이 이뤄졌다. 1·2차 결집은 염송결집(念誦結集)이고 3·4차 결집은 문자결집(文字結集)이었다. 이러한 경전 결집을 통해 불교계는 간경수행(看經修行) 혜안통투(慧眼通透)의 기초를 확립하였다는 게 도문 법사의 설명이다. 도문 법사는 “간경 수행은 성불도(成佛道)의 밝은 길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덧붙였다.
도문 법사가 보기에 『고려대장경』은 상당히 빼어난 경전이다. 그런 까닭에 『고려대장경』의 6부인 연기화엄부, 소승아함부, 대승방등부, 공혜반야부, 실상법화부, 원적열반부가 간경의 교과서라고 할 수 있다. 도문 법사가 가려 뽑은 『고려대장경』 6부의 게송은 아래와 같다.
연기화엄부(緣起華嚴部) 제1게송
『화엄경』 제20 「야마궁중게찬품」 각림보살 찬불게
若人欲了知 만약 인간계에서
三世一切佛 3세 일체불의 요달함을 알고자 한다면
應觀法界性 마땅히 10법계의 성품을 관찰하여라
一切唯心造 일체가 오직 마음으로 지은 것이다.
소승아함부(小乘阿含部) 『아함경』 제불대게(諸佛大偈)
諸惡莫作 모든 악업을 짓지 말고
衆善奉行 많은 선업을 받들어 행하면서
自淨其意 저절로 그 마음을 청정히 하여라
是諸佛敎 이것이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대승방등부(大乘方等部) 『정토삼부경』 『무량수경』 제1 사구게
其佛本願力 아미타불의 큰 원력으로
聞名欲往生 아미타불의 명호를 듣고 왕생하고자 하면
皆悉到彼國 모두 극락국토에 이르러서
自致不退轉 절로 불퇴전을 이룰 것이다.
공혜반야부(空慧般若部) 『금강경』 제1 사구게
凡所有相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皆是虛妄 모두 다 허망하니
若見諸相非相 만약 모든 상을 상이 아닌 것으로 본다면
即見如來 곧 여래를 친견하리라.
『금강경』 종결 제 1사구게
一切有爲法 모든 인연은
如夢幻泡影 꿈같고 물거품 같고 그림자 같고
如露亦如電 이슬 같고 번개 같으니
應作如是觀 마땅히 이를 알아서 볼지어다.
실상법화부(實相法華部) 『법화경』 제1 사구게
諸法從本來 이 세상의 모든 법은
常自寂滅相 항상 절로 적멸하니
佛子行道已 불자가 적멸도 수행을 마치면
來世得作佛 내세에 부처님이 되리라.
원적열반부(圓寂涅槃部) 『열반경』 제1 사구게
諸行無常 이 세상의 모든 존재와 현상은 무상하니
是生滅法 이는 생하고 멸하는 법이기에
生滅滅已 생하고 멸함을 마치어서
寂滅為樂 적멸의 즐거움을 알지어다.
도문 법사는 23세부터 26세(1957년-1960년)까지 4년간 학선 스님으로부터 『고려대장경』을 모본으로 한 『대정신수대장경』을 배우면서 간경수행 했다. 당시 도문 법사는 『대정신수대장경』을 통해 경률론삼장 십이분교 일대시교(經律論三藏十二分敎一代時敎)를 학습 받은 것은 물론이고 이를 복습하느라 간경수행을 하였던 것이다.
『대정신수대장경』은 고려대장경을 모본으로 하여 일본의 대정(大正) 시대에 발간된 것이다. 『고려대장경』은 띄어쓰기가 안 되어 있는 반면 『대정신수대장경』은 띄어쓰기가 되어 있다. 도문 법사는 『대정신수대장경』 간경수행을 통해 성불도의 기초를 확립할 수 있었다.
신수대장경 발간
도문 법사는 간경수행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유념할 것은 ‘네가 아무리 1만 부의 경을 외워도 아만심을 꺾지 못하면 업만 키울 뿐이다. 입으로 외우고 마음으로 행하면, 바로 경을 굴리는 것이요, 입으로만 외우고 마음으로 행하지 않으면 바로 경에 굴림을 받는 것’이라는 혜능(慧能) 스님의 『육조단경』 구절을 명심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혜능 스님은 한 스님이 독경하는, ‘마땅히 머물 곳이 없게 하여 마음을 일으키라[應無所住而生其心]’는 『금강경』 구절을 듣고서 발심 출가하여서 6조로서 법맥을 계승해 남종선을 일으켰으니, 간경수행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다.
송나라 백운 수단(白雲守端, 1024-10972) 스님은,
“나는 지난날 귀종사의 서당(西堂)에 은거하면서 경전과 역사 서적을 열심히 열람할 때에 수백 번도 더 읽었으며 책장이 떨어져 나갈 정도로 낡아 버렸다. 그러나 책을 펼 때마다 반드시 새로운 의미를 터득했다. 여기서 학문이 사람을 저버리지 않는다는 점을 터득했다.”
고 말했다. 백운 수단 스님의 말에서 경전 독송이나 간경을 할 때는 멀리 내다보는 마음을 지녀야 함을 알 수 있다.
· 집필자 : 유응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