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불심 도문 법사는 동헌 완규 조사를 조실로 모시고 영주 소백산 부석사 주지로 부임해 무량수전을 해체한 뒤 보수하였다. 부석사의 전임 주지는 청담 스님의 상좌인 도우 스님이었다. 부석사는 의상 스님이 창건한 대표적인 화엄 사찰이었고, 무량수전은 아미타불을 주불로 모시고 있는 부석사의 대표적인 전각이다. 도우 스님은 무량수전 지붕의 기와들이 많이 깨져서 번와 보수를 하려고 와공을 불렀다. 무량수전의 지붕을 살펴본 뒤 와공은 기와들이 깨진 것은 물론이고 서까래까지 썩어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와공의 설명을 듣고서 도우 스님은 문제의 심각성을 직시하였다. 도우 스님은 영주시장과 김창근 국회의원을 만나서 그 사실을 알리는 한편, 청담 스님을 찾아뵙고 그 사실을 보고했다. 도우 스님의 보고를 듣고서 청담 스님은 동헌 조사를 찾아와서, 스님께서는 불사 경험이 많고 도력이 높으니 부석사 무량수전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고 하였다. 청담 스님의 부탁을 듣고서 동헌 조사는 도문 법사를 불러 부석사 주지를 맡아서 무량수전 불사를 책임지고 마무리하라고 했다.
부석사 주지로 부임한 뒤 무량수전 불사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골몰했다. 이미 분황사 주지 재임 시 약사여래불을 주불로 모신 보광전을 해체해 보수한 경험이 있었다. 부석사 무량수전 해체·보수 때에도 용성조사유훈실현후원회 최사달 회장, 임태순 부회장, 대각행 총무가 큰 힘이 되어 주었다. 최사달 회장은 도문 법사의 어머니로서 모든 불사에 팔을 걷고 나섰다. 당고모인 임태순 부회장은 문교부 장관을 역임한 서명환 박사의 아내였다. 대각행 총무는 부산 북구 정형근 국회의원의 장모였다. 임태순 부회장은 인맥을 동원해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만난 뒤 부석사 무량수전을 해체·보수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영주 부석사 무량수전
관계 부처와 논의한 끝에 기와 번와는 국비로, 서까래 교체비용은 유훈실현후원회의 후원금으로 조달하는 데 합의했다. 부석사 무량수전의 불사가 마무리될 즈음 성우 대율사가 도문 법사를 불러서 아미타불을 모신 부석사 무량수전의 대작불사를 회향하는 만큼 『무량수경』을 발간해 인연이 있는 불자에게 배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문 법사는 용성 조사가 번역한 『무량수경』 5,000여 권을 발간해 전국의 인연 있는 불자들에게 배부했다. 부석사 주지 재임 시에도 영주시, 봉화군의 중·고등 불교학생회 학생들과 청신사, 청신녀에게 3귀의, 5계 수계법회를 봉행하였다.
1975년 8월 지리산 실상사 주지로 임명되었다. 동헌 조사는 통합 종단 출범 직전인 1960년 금산사 주지로 부임하였다. 당시는 종단 정화가 한창이었다. 이후 1962년 통합종단인 대한불교조계종이 출범하자 월주 스님이 금산사 주지로 부임했다. 동헌 조사와 월주 스님은 막역한 관계였다. 하루는 월주 스님이 동헌 조사를 찾아와서 이렇게 말했다.
“아시다시피 지리산 실상사는 신라 구산선문 중 하나였습니다. 그런데 실상사에 살던 대처승들이 무려 2억 원이나 빚을 남겨 뒀습니다. 자칫 잘못했다가는 실상사가 문을 닫아야 할 위기입니다. 그러니 스님의 수법제자인 도문 법사가 실상사 주지로 부임해 누적된 실상의 부채 2억 원을 탕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동헌 조사는 도문 법사를 불러서 실상사 주지로 부임할 것을 당부했다. 실상사는 용성 조사와 도문 법사의 증조부인 임동수 공이 죽마고우로서의 우정을 나눈 도량이었다. 도문 법사는 동헌 조사와 월주 스님의 관계를 생각해 월주 스님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실상사 주지로 부임된 후 김미희 용성조사유훈실현후원회 고문의 후원을 받아 부채를 탕감함은 물론이고 모든 전각의 보수를 완료하고 전기와 전화를 가설하였다.
1977년 3월 공주 태화산 마곡사 주지로 부임하였다. 마곡사 주지로 간 이유는 당시 조계종 종정인 서옹 스님이 마곡사 인근에 승려복지원을 설립할 계획이었기 때문이었다. 서옹 스님이 도문 법사를 부른 뒤 말했다.
“노장 스님들만의 주석처인 승려복지원을 설립하려고 한다. 승려복지원 주변에 비구, 비구니 선원도 개원할 계획이다. 승려복지원에 주석하시는 노장스님들이 비구, 비구니 선원에 가서 수행을 지도한다면 후학 양성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 동헌 조사는 충남 부여 출생이니 마곡사 인근 승려복지원에 모신다면 좋아할 것이다.”
서옹 스님의 말씀을 듣고 마곡사 주지로 부임한 지 2년도 안 되는 재임 기간 중 마곡사가 안고 있는 부채를 탕감하고 모든 전각을 보수하고 불상들을 개금하였다. 하지만 종단과 마곡사의 현실상 승려복지원을 개원하는 것은 역부족이었다.
공주 마곡사
1978년 12월 전남 장성의 백암산 백양사 주지로 부임했다. 당시 유훈실현후원회의 후원을 받아 운문선원에 봉안돼 있던 불상을 개금했다. 불상 개금불사를 마치고 전국 500여 명의 사부대중이 모인 가운데 회향법회를 봉행했다. 이날 법회는 조계종 종정 서옹 스님과 백양사 조실 동헌 조사가 증명해줬다.
또한 전남 영광 불갑사 불상과 전남 목포 반야사 불상 개금불사도 잇따라 봉행하였다. 영광 불갑사 불상 개금불사는 금오그룹 박인천 회장이 개금불사금의 절반을 후원하였고, 나머지는 유훈실현후원회가 후원하였다. 개금불사 회향법회에는 박인천 금오그룹 회장의 아내를 비롯해 많은 사부대중이 모였다. 한편 목포 반야사 불상 개금불사는 목포출신 가수 남진의 어머니가 불사금의 절반을 후원하였다.
· 집필자 : 유응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