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수도(修道)-무학도(無學道)-오도(悟道)를 체험하다

불심 도문 법사는 20세인 1954년 서울 대각사에서 범어사 조실 동산 혜일(東山慧日, 1890-1965) 스님으로부터 조주 종심(趙州從諗, 778-897) 스님의 ‘무(無)자 화두’를 받고 인가를 받았다. 한편, 12세부터 22세까지(1946-1956) 11년간 만암 스님과 학선 스님으로부터 사미과, 사집과, 사교과, 대교과를 배우는 한편 호국호법삼부경인 『금광명경』, 『묘법연화경』, 『호국반야바라밀다경』, 정토삼부경인 『불설아미타경』, 『불설무량수경』, 『불설관무량수경』과 『대반열반경』, 『선문염송』, 『조당집』, 『경덕전등록』, 『정법안장』등을 탐독했다. 22세인 1956년 3월에는 백암산 백양사에서 만암 스님을 계사로 비구계를 수지했다. 25세인 1959년에는 순창 아미산 대모암에서 학선 병식(學禪炳植) 스님으로부터 ‘정전백수자’ 화두를 받고 참선 수행하여 인가를 받았다. 같은 해 신라 천년고도 경주 남산 중 고위산 천룡사지에서 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뜻에 얽매이지 아니하는 수도를 한 끝에 한 경계에 이르렀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수도송을 읊었다.
智慧第一文殊眼 지혜의 제일은 문수보살의 눈이요 行願第一普賢足 행원의 제일은 보현보살의 발이요 人來去人事分明 사람이 오고 가면 그 인사가 분명하니 欲知佛法往問知 불법을 알고자 하면 선지식에게 물어보라.
경주 남산에서 수행
23세부터 26세(1957-1960)까지 4년간 학선 병식 스님으로부터 고려대장경을 모본으로 한 『대정신수대장경』과 경율론 삼장, 십이분교, 일대시교를 배우면서 그 뜻을 마음에 새겼다. 이어서 백제불교 초전법륜성지인 서울 서초동 우면산 대성초당지에서 참선 정진하다가 무학도(無學道)의 경지에 이르러 아래와 같은 무학도송을 읊었다.
念起念滅爲生死 생각을 일으키고 생각을 멸함을 생사라 하는구나 一念卽是無量劫 한 생각이 곧 이 한량없는 겁이니 無一念無無量劫 한 생각이 없으면 한량없는 겁도 없다. 無念無說無學道 생각이 없고 말이 없는 것을 무학도라고 한다.
그런가 하면 26세에 용성 조사의 상좌이자 수법제자인 동산 스님으로부터 비구계를 다시 받아야 했다. 그 까닭은 동산 스님이, 만암 스님에게서 계를 받은 승려들은 대부분 대처승들이니 다시 비구계를 받으라고 권유했기 때문이다. 27세인 1961년에는 금정산 범어사 불교전문강원에서 성호 스님으로부터 대교과를 배운 뒤 이수하였다. 같은 해 음력 3월 1일에 동헌 조사로부터 이뭐꼬[是甚麽] 화두를 받았다. 시심마 화두를 내린 뒤 동헌 조사는, “경상남도 창원군 상남면 봉림리 봉림산은 가야불교 초전법륜성지이고, 9산선문 중 제8선문인 봉림산 봉림사 봉림선당지가 그대로 남아 있다. 범어사 신도회장인 부산 동명목재 강석진 회장이 도문 법사의 드높은 수행에 감화를 받고 봉림선당지에 이미 움막을 지어 놓았으니 봉림선당지에 가서 용맹정진하여 오도(悟道)하고 인가를 받으라.” 고 말했다. 도문 법사는 봉림선당지로 가서 정진 끝에 음력 4월 15일 새벽녘, 진실한 지견(知見)이 열리어 보리도(菩提道)를 증오한 오도의 경계에 이르러 오도송을 읊었다.
天地佛陀體 하늘과 땅은 부처님의 법체요 山水祖師意 산과 물은 조사의 마음이로다. 山山是水水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어서 遊山鳥水魚 새는 산에서, 물고기는 물에서 노니는구나.
경주 천룡사지에서
도문 법사는 크나큰 깨달음의 경계에 이르러 드디어 동헌 조사로부터 오도의 인가를 받고 법호인 불심을 받았다. 그럼으로써 석가여래부촉법(釋迦如來付囑法) 제70세, 석가여래부촉계대법(釋迦如來付囑系代法) 제77세, 조선불교중흥율(朝鮮佛敎重興律) 제8조로 등단하였던 것이다. 도문 법사의 오도 체험은 달마 대사가 『혈맥론(血脈論)』에서 설한 “삼계가 혼돈 속에서 일어났으나 본체에서 보면 모두 일심(一心)으로 귀결된다. 과거의 부처님과 미래의 진리를 깨달을 부처님들은 마음으로써 깨달은 그 마음을 전할 뿐 말이나 문자를 빌리지 않는다.”는 가르침과 일맥상통한다. 달마 대사의 말씀을 듣고서 한 사람이 물었다. “문자에 의지하지 않는다면 무엇으로 마음을 전합니까?” 달마 대사가 이렇게 대답했다. “지금 그대가 묻는 것이 바로 그대의 마음이다. 그대의 질문을 받고서 내가 대답하는 것이 내 마음이다. 만약 그대에게서 마음이 없다면 무엇에 근거해 나에게 질문하는 것을 알 것이며 내게 마음이 없다면 무엇에 근거해 그대에게 대답하는 것을 알 것인가? 오랜 옛날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시공간이 모두 그대의 근본 마음이니 이것이 바로 그대의 근본 부처이다. 청정한 마음이 곧 부처이니, 이 마음을 떠나서는 부처를 얻을 수 없고 이 마음을 떠나서 깨달음과 열반을 찾을 수 없다.” 달마 대사의 말씀에서 알 수 있듯 청정한 마음이 곧 깨달음이고 열반이다. 수행자들의 삼계는 오직 마음일 수밖에 없다. 도문 법사는 오도 체험을 통해 이 세상의 모든 현상이 마음이 빚어낸 것임을 체득함으로써 본원청정심(本願淸淨心)의 경지에 이를 수 있었다. 도문 법사가 경험한 본원청정심은 비유컨대 텅 빈 허공과 같다. 도문 법사는 오도 체험을 통해서 “진정으로 법을 구하는 사람은 구하는 것이 없어야 한다. 마음 밖에 부처가 따로 있지 않고, 부처를 떠나서 따로 있는 마음도 없다. 선을 취하지도 말고, 악을 버리지도 말며, 깨끗함과 더러움, 어느 것도 의지하지 마라. 죄의 본질이 공(空)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쉬지 않고 오가는 번뇌의 고리도 끊어진다. 자성이 없기 때문에 번뇌는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삼계는 오직 마음이며, 삼라만상은 한 개 마음의 흔적이다.”라는 마조(馬祖) 선사의 가르침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다.
· 집필자 : 유응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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