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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끊임없는 보시

불교의 깨달음은 흔히 말하는 지성과는 맥락이 다르다. 똑똑하기만 하다면 ‘헛똑똑이’에 불과하다는 게 부처님의 단호한 입장이다. 출가수행자의 정체성은 지혜 그리고 자비에 있다. 그래서 스님다운 스님이 되려면 지혜와 자비를 ‘구족(具足)’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지혜와 자비는 양 날개와 같다. 지혜로워지면 자비로워지고 자비로워지면 지혜로워진다. 진제 선사가 그 모범을 보여준다. 육바라밀은 대승불교에서 말하는 덕목이다. 보시(布施), 지계(持戒), 인욕(忍辱), 정진(精進), 선정(禪定), 지혜(智慧). 영원한 행복이 있는 피안으로 가려면 반드시 닦아야 하는 여섯 가지다. 첫째로 자리한 보시가 가장 중요하다. 일체 중생에게 베푸는 보시에는 부처님 법을 전하는 법(法)보시와 물질적으로 돕는 재(財)보시가 있다. 간화선의 세계화를 원력으로 대중에게 꾸준히 법문해온 전제 선사의 삶은 법보시로 채워져 있다. 물론 법보시만이 아니라 재보시도 적극적으로 실천했다. 가난하고 아픈 사람이 있으면 절대 그냥 두고 보지 못한다.
진제 선사의 재보시 (사진출처: 부산광역시 공보과)
해마다 세밑이면 조계종단에 항상 들려오는 소식이 있었다. 10년간 조계종 제13·14대 종정으로 재임해온 진제 선사는 연말연시 소외된 이웃을 위한 기금을 쾌척했다. 매해 꼬박꼬박 1,000만 원씩, 2011년 12월부터 단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당신이 내놓은 자비나눔기금은 어려운 이웃을 위한 생필품 구입하는 데 쓰였다. 알고 보면 진제 선사의 법문에는 ‘참나’만 들어있던 것이 아니다. 중생을 내 몸처럼 여기며 돌보는 동체대비(同體大悲)의 신행(信行)을 늘 강조해왔다. 전국을 슬픔의 바다로 몰아넣었던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에도 어른의 모습을 보여줬다. 사태 발생 직후인 4월 19일 실종자 가족들이 있는 진도군 실내체육관으로 달려갔다. 상황을 살피고 자식을 잃은 사람들의 손을 잡아주었고 조계종 긴급구호봉사대를 격려했다. 그해 부처님오신날에 세월호 피해 지원 성금 1,000만 원을 기탁했다. 자신의 작은 보시가 모든 국민의 보시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이듬해인 2015년 광화문광장에서 거행된 세계 간화선 무차대회에도 숨겨진 장면이 있었다. 광화문광장 귀퉁이에 마련된 세월호 희생자 시민분향소를 방문해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을 약속했다. 2020년 8월에는 수해를 입은 이재민들에게 구호성금을 내놓았다. 수행에서 워낙 두드러진 성과를 내어서인지 진제 선사의 사회적 나눔 활동은 숨겨져 있는 편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어떤 원로보다 사회참여에 앞장서고 있다. 사재를 털어 국가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 자녀 가구 장학금 지원’이다. 무려 10억 원을 출연하여 세 자녀 이상을 둔 100가구에 10년간 100만 원씩 장학금을 지급했다. 금액도 금액이거니와 꾸준히 관심을 갖고 돕는다는 점에서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아이를 웬만해선 낳지 않는 저출산 현상이 국가적인 난제인 상황에서 가만히 지켜만 볼 수는 없었다. 매년 다자녀를 둔 부모와 아들딸들을 해운정사로 불러 보시금을 전달하고 격려했다. 출가수행자인 선사이지만 저출산은 결코 남의 문제가 아니다. 나아가 “더 이상 가족이나 사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존립의 문제이고, 향후 민족문화가 흔들릴 수 있다.”라는 사실을 꿰뚫어 보고 있다. 그래서 민간 차원의 출산장려운동에서 가장 눈에 띄는 사례이자 미담으로 평가된다. 장학금을 받는 가정에 참선수행을 통해 부처님 법을 바르게 배워 국가와 이웃을 위해 소중한 삶을 사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출산장려운동은 ‘진제선세계화회(眞際禪世界化會)’라는 단체가 진행하고 있다. 부처님의 심인법이 세계평화와 인류의 행복에 크게 기여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진제 선사가 직접 만들었다. 말 그대로 인류의 위대한 정신문화인 간화선과 진제 선사의 ‘참나’ 사상을 해외에 널리 포교하는 것이 목적이다. 법보시는 재보시와 함께 할 때 더욱 빛을 발한다. 전제선세계화회는 자비실천을 위한 각종 인도적 지원활동과 사회복지사업을 전개하며 어려운 이들의 버팀목이 되어준다. 해외에 간화선을 알리는 일에도 열심이다. 진제 선사의 법어집을 영어로 번역해 미국의 100곳 이상 대학도서관과 지역도서관에 기증했다. 미국의 인터넷 서점에서도 판매되는 책이다. 매년 연말이면 불우이웃과도 온정을 나눈다. 단순한 기부나 적선이 아니라 불교정신이 살아 숨 쉬는 나눔이다. ‘불우한 이웃이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이라는 것이 당신의 오랜 좌우명이다. ‘참나’를 깨달은 진제 선사이기에 나와 남을 가르지 않고 모두에게 동등한 관용과 아량을 베푸는 어른이다. 언행이 일치된 삶은 국민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항상 웃는 얼굴과 친절한 응대는 불교에 대한 국민들의 호감도를 높여준다. 수행과 법문과 실천이 맑고 따뜻함 속에서 하나가 된다. 불교가 어디를 향하고 있어야 하는지를 분명하게 아는 선지식이다.
· 집필자 : 장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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