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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반향을 얻은 ‘유엔 법문’

진제 선사의 뉴욕 리버사이드교회 법문은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 결과 1년만에 다시 초청장을 받았고, 직전보다 위상이 더 높아졌다. 이번엔 유엔(UN)에서 연설을 하게 되었다. 2012년 10월 진제 선사 일행은 뉴욕 JFK 공항에 발을 디뎠다. 간화선대법회를 열었던 리버사이드 교회(The Riverside Church), 그리고 유엔 산하 종교기구인 ‘뉴욕 종교간 대화 센터(Interfaith Center of New York)’와 ‘이해의 전당(Temple of Understanding)’의 초청에 따른 일정이다. 개신교를 비롯한 미국 거주 종교지도자들에게 극진한 환대를 받은 진제 선사는 세계 경제의 중심인 뉴욕의 하늘 아래서 한국불교 정통수행법인 간화선에 대해 재차 소개하는 기회를 가졌다. 진제 선사는 2012년 10월 4일(미국시각)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 옆 ‘유엔 플라자 처치 센터(Church Center of the United Nations)’에서 열린 세계종교지도자모임을 찾았다. 이날 모임에는 개신교와 가톨릭 등 현지 성직자와 국제환경운동가, 각국 대사관 관계자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선사는 인류 공동선의 실현을 위해 매진해온 종교지도자들의 노고를 격려하며 종교간 화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모임은 유대교 랍비 잭 뱀포라드(Jack Bamporad)의 동시통역으로 진행됐다. 이 모임 역시 리버사이교회에서처럼 비단 개신교인들뿐만 아니라 가톨릭과 유대교, 이슬람 인사들에게도 한국 간화선의 진수를 선보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매우 크다. 더구나 무려 193개국이 가입한 세계 최대 국제기구인 유엔의 협조로 만들어진 자리여서 상징성이 컸다.
유엔 총회에서
특히 인류 모두가 청정하고 고귀한 불성을 지닌 마음의 도리를 깨우쳐 ‘참나’를 찾는 일만이 진정한 평화를 여는 실마리임을 천명했다. 몸이 아니라 마음에, 신성(神聖)이 아니라 불성(佛性)에 해답이 있음을 일깨웠다. 진제 선사는 ‘부모미생전 본래면목’의 화두를 인용하며 육체적 자아의 한계를 지적했다. “모든 사람이 부모로부터 이 몸뚱이를 받아서 지금 이렇게 ‘나다’하며 살고 있지만 이 몸뚱이는 백 년 이내에 한 줌 흙으로 돌아가므로 진정한 참나라고 말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참나를 발견하는 길은 참선에 있고, 참선의 핵심은 화두 참구다. 진제 선사는 절실하고 지극한 자세로 화두를 밀어붙여 마침내 화두를 타파하면 지혜와 자비의 눈이 뜨인다는 것을 일러주었다. 선사는 “참선을 통해 참나를 발견하게 되면, ‘나’는 ‘우리’가 되고, ‘이기심’이 ‘이타심’이 되며, ‘아만심’이 ‘자비심’이 되어, 모두가 기꺼이 이웃을 돕고 우리의 보금자리인 지구촌을 보살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참나를 찾아 마음의 고향에 이르게 되면,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 시비심이 없어지고, 어리석음이 사라져 크게 지혜로워지게 되므로, 반목과 갈등 그리고 전쟁이 없어지게 된다.” 하였고, “그러면 자연히 평화로운 세상이 이루어지게 될 것”이라고 해법을 제시했다. 이날의 법문은 인류 구원의 근본적인 길은 간화선에 있다는 사실을 명쾌하고 깔끔하게 풀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엔에서의 법문 이외에도 진제 선사의 방미(訪美)는 미국의 유력 종교지도자들과 우애를 쌓았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선사는 4박5일 간의 체류 기간 동안 현지 종교계 주요 인사들을 만나 유대를 다졌다. 특히 미국 현직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조찬기도회를 무려 40년간 주관해온 개신교계 실력자 더글러스 코어(Douglas Coe)와의 만남이 눈길을 끌었다. 10월 3일 수도 워싱턴 교외에 있는 코어 목사의 자택에 초대된 진제 선사는 만찬을 하며 담소를 나눴다. 선사는 “산승을 세계의 종교지도자들에게 알리기 위해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준 점에 대해 감사하다.”며 “천지여아동근(天地與我同根), 만물여아일체(萬物與我一體).”라는 경구로 친밀감을 표시했다. ‘하늘과 땅은 나와 더불어 뿌리를 같이 하고, 만물은 나와 더불어 한 몸’이라는 의미로, 불교사상의 핵심인 연기의 이치가 담긴 구절이다. 이에 코어 목사는 “선불교를 비롯해 모든 종교는 서로 화합해 인류의 공동선을 실현해야 할 의무가 있다.”라며, “이번 종정예하의 법문이 지구촌의 갈등과 아픔을 해결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진제 선사는 코어 목사에게 ‘선해일화(禪海一花)’라고 쓴 친필 휘호를 선물하기도 했다. 또한 만찬에 참석한 내빈들에게 “부모에게 몸을 받기 전의 참나를 찾으면 궁극의 행복에 이르게 된다.”라며, 간화선의 묘미를 선보이기도 했다. 유대교 랍비인 잭 뱀포라드(Jack Bemporad)와 해후의 시간도 가졌다. 뱀포라드는 종교간 대화에 앞장서온 유대교 성직자로, 2012년 3월 진제 선사의 종정 취임식에도 참석해 헌사를 낭독한 바 있다. 그는 “지난해(2011년) 뉴욕 리버사이드 교회에서 열린 간화선 대법회에서 종정예하를 처음으로 뵈었다.”라며, “당시 어떤 질문에도 막힘없이 답변하는 스님의 카리스마에 많은 종교지도자들이 감복했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무엇보다 “진제 선사는 세계 종교인 가운데서도 가장 독보적인 분이다.”라고 극찬하며, “이번 법문이, 스님의 가르침이, 미국을 넘어 전 세계에 널리 퍼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대교 랍비만이 아니라 선사는 젊은 이슬람 지도자인 ‘이맘(Imām)’ 이브라힘 세이어(Ibrahim Sayer)와도 면담하고 종교간 평화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엔 법문 직전인 10월 4일 아침, 유엔본부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방문해 환담하기도 했다. 반기문 총장은 선사를 반갑게 맞이하며 극진히 예우했다. 법문은 깊이가 있었고 사람들은 호평과 칭찬 일색이었다. 간화선의 세계화를 위한 또 한 번의 뉴욕 일정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함께
· 집필자 : 장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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