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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개의 관문을 통과하면 주장자를 전하리라

선사께서는 2017년(83세) 3월 27일에 대한불교조계종 제14대 종정으로 재차 추대되셨다. 선사께서는 부처님의 심인법(心印法)을 만인에게 전하여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종과 종교의 장벽을 넘어서 모든 사람이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전쟁 없는 평화로운 지구촌을 구현하기 위해 평생을 헌신하셨다. 이에 선사께서는 한국인뿐만 아니라 간화선을 배우고자 하는 외국인들까지 지도할 수 있는 수행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당신의 마지막 임무로 삼고, 남해의 고향 마을 금송리를 마지막 회향할 곳으로 정하셨다.
남해 성담사 개창
2020년(86세) 8월 13일, 3년간의 공사 끝에 법당과 선원, 염화실(拈花室), 요사채, 공양실을 갖춘 성담사(聖潭寺)에서 봉불식(奉佛式)이 거행되었다. 선사의 법 향기를 좇아 수많은 납자들이 성담사 선림선원(禪林禪院)으로 몰려들었다. 선사께서는 기필코 대오견성(大悟見性)하겠다고 크게 발심한 납자만 가려 방부를 받고, 다음과 같이 삼관(三關)을 제시하셨다.
여러분에게 세 가지 관문을 제시하겠습니다. 이 관문을 통과해야만 부처님과 조사들의 심인(心印)을 얻었다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관문은 파릉 호감(婆陵顥鑑) 선사가 스승인 운문 문언(雲門文偃) 선사에게 올린 삼전어(三轉語)입니다, 운문종(雲門宗)의 개창조(開創祖)인 운문 문언 선사께서 열반을 앞두고 대중에게 세 가지를 물으셨습니다. “어떤 것이 진리의 도(道)인가? 어떤 것이 제바종(提婆宗)인가? 어떤 것이 진리의 보검인가?” 이 물음에 파릉 호감(巴陵顥鑑) 선사가 다음과 같이 답을 올렸습니다. “어떤 것이 진리의 도인가? 눈 밝은 이가 깊은 우물에 떨어졌습니다. 어떤 것이 96종 외도를 조복시킨 가나제바(迦那提婆) 존자의 종지인가? 은쟁반에 흰 눈이 소복합니다. 어떤 것이 진리의 보검인가? 산호(珊瑚) 가지마다 달이 주렁주렁 달렸습니다.” 운문 선사께서 파릉 선사의 답을 보고 크게 칭찬하면서, “내가 열반에 든 후 기일(忌日)이 되거든 음식을 차리지 말고 이 세 마디 법문만 들려다오.”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파릉 호감 선사께서 이렇게 답한 뜻이 어디에 있습니까? 이것을 하나하나 점검할 수 있어야 납승의 안목을 갖추었다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관문은 마조 선사의 일할(一喝)입니다. 어느 날 마조 도일(馬祖道一) 선사께서 법상(法床)에 앉아계시는데 백장 회해(百丈懷海) 선사가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마조 선사께서 법상 모서리에 걸어놓은 불자(拂子)를 들어 보이셨습니다. 백장 선사가, “이를 바로 쓰십니까, 이를 여의고 쓰십니까?” 하고 묻자, 마조 선사께서 불자를 원래 있던 자리에 도로 거셨습니다. 백장 선사가 말없이 가만히 있자, 마조 선사께서, “그대는 장차 후학을 어떻게 지도하려는가?” 하고 물으셨습니다. 그러자 백장 선사가 걸려 있던 불자를 들어 보이자, 마조 선사께서, “이를 바로 쓰는가, 이를 여의고 쓰는가?” 하고 물으셨습니다. 이에 백장 선사가 불자를 도로 제자리에 걸자, 마조 선사께서 벽력같이 “억!” 하고 크게 할을 하셨습니다. 이 소리에 백장 선사가 사흘 동안 귀가 먹고 정신이 나갔다가 마조 선사께서 할 하신 뜻을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마조 선사께서 크게 한번 고함을 친 까닭이 무엇입니까? 마조 선사의 일할(一喝)에 백장 선사는 왜 사흘 동안 귀가 먹었을까요? 여기에 제대로 답한다면 납승의 안목을 갖추었다고 인정하겠습니다. 세 번째 관문은 조주 종심(趙州從諗) 선사의 적양화(摘楊花)입니다. 한 학인이 조주 선사 회상에서 안거를 보내고, 해제일에 하직 인사를 드리러 찾아왔습니다. 그러자 조주 선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부처님이 계신 곳에도 머물지 말고, 부처님이 계시지 않은 곳은 급히 달아나거라. 삼천리 밖에서 사람을 만나거든 방금 한 이 말을 잘못 전하지 말라. 이에 학인이, 그렇다면 가지 않겠다고 하자, 조주 선사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버들개지를 따고, 버들개지를 따는구나[摘楊花摘楊花].” 조주 선사께서는, 그렇다면 가지 않겠다고 한 학인에게 왜, 버들개지를 따고 버들개지를 딴다고 말씀하셨을까요? 이 세 개의 관문을 통과한다면 모든 부처님 조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인간세계와 천상세계의 지도자가 되어 진리를 천추만대(千秋萬代)에 전하는 중대한 임무를 능히 감당하게 될 것입니다. 그런 이가 있으면 제가 이 주장자를 두 손으로 전할 것이니, 노력하고 또 노력하십시오.
2020년 새해가 밝자마자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로 온 세계가 큰 혼란에 휩싸였다. 많은 사람이 죽고, 경제가 붕괴하여 더 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았다. 게다가 2022년 2월에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참혹한 전쟁이 일어나 또 수많은 생명이 억울한 죽음을 맞이하였다. 이에 선사께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희생된 사람들의 영혼을 위로하고자 대규모 천도재를 계획하셨다. 2022년(88세) 6월 12일, 대한불교조계종 진제선세계화회(眞際禪世界化會)와 한국불교문화협회 주최로 세계평화와 국태민안을 기원하는 국제무차수륙천도대법회가 부산 영도구 국립해양박물관 옆 아미르 공원에서 개최되었다. 금정총림 범어사와 팔공총림 동화사, 해운정사, 발원사가 공동 주관으로 참여하였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일본 등 전 세계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사망한 1,500만 영가의 위패가 모셔지고, 전쟁과 기아, 사고와 낙태 등으로 억울하게 희생된 생명의 위패가 봉안되었다. 무형문화재 스님들의 수륙대재, 100여 명의 남방 상좌부 스님들의 염, 계사 스님들이 영가들에게 계(戒)를 내리는 영가수계식, 전국불교연합합창단 1,000명의 추모 합창이 펼쳐졌다. 선사께서는 증명 법사로 법좌에 올라 억울한 죽음을 맞은 영혼들을 위로하고 깨달음의 길을 통해 보다 나은 세계로 나가도록 권유하시고, 세계 지도자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발표하셨다. 또 선사께서는 말씀에 그치지 않고, 우크라이나 전쟁 난민들을 돕기 위해 직접 나서셨다. 선사께서는 법회 동참자들로부터 총 8억 원의 성금을 모아 6월 16일 부산시청에서 부산시사회복지 공동모금회에 전달하셨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감사를 표하면 이를 전액 우크라이나 난민 돕기와 국내 산불피해 지원을 위해 사용할 것을 약속하였다. 선사께서는 바른 일이면 누구보다 앞서 실천하는 모습을 보이며 평생을 살아오셨다. 구순을 바라보는 연세인 현재까지도 새벽 2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일어나 새벽 예불에 빠짐없이 참석하시고, 아침저녁으로 선방 대중과 함께 정진하면서 경책(警策)하고, 찾아오는 이가 있으면 누구도 거절하지 않고 참선을 지도하신다. 또 실천 없는 진리는 공허한 외침에 지나지 않음을 강조하며, 깊은 산중의 한 수행자에 머물지 않고 항상 사회의 아픔에 관심을 기울이는 보살의 삶을 이어가고 계신다.
· 집필자 : 성재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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