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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취산 수륙재

영취산(靈鷲山) 무생도량(無生道場)은 1984년 심도(心道) 법사에 의해 개창되었고, 이곳에서 행해지는 ‘영취산수륙공대법회(靈鷲山水陸空大法會)’는 1994년에 시작되었다. 영취산수륙법회는 매년 중원절(中元節, 음력 7월 15일)이나, 도교의 제사가 있는 음력 7월 중에 날짜를 골라 거행한다. 수륙재의 구성 대만불교 내에서의 수륙재 설행 형식이나 절차는 거의 대동소이한데, 영취산수륙법회에서는 기존의 수륙의궤에 제정된 내단과 외단 외에 ‘삼승원만(三乘圓滿)’이라는 명목 하에 다른 종파의 대중들을 위해 남전나한단(南傳羅漢壇)과 밀단(密壇)을 증설하였다. 남전나한단과 밀단은 외단에서도 대단(大壇)에 배속되어 있는데, 이 점 역시 다른 종단의 수륙법회와 차이를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내단불사는 주로 사성육범(四聖六凡), 즉 불보살과 중생 간의 교류이며, 이미 불도를 이룬 일체의 대상들을 내단에 소청하는 것으로 전체 수륙의식의 핵심이 된다. 외단은 양황대단(梁皇大壇), 밀단(密壇), 남전나한단(南傳羅漢壇), 6소단(小壇) 등의 4대단(大壇)으로 구성되며, 이 중 6소단은 화엄단(華嚴壇), 법화단(法華壇), 정토단(淨土壇), 제경단(諸經壇), 약사단(藥師壇), 능엄단(楞嚴壇) 등으로 이루어진다.
〈표1〉 영취산 수륙재의 외단 구성
외단
4대단양황대단6소단화엄단약사단
밀단법화단능엄단
남전나한단정토단제경단
6소단
외단의 구성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양황대단은 영취산수륙법회 외단 중에서 가장 큰 단장으로 ‘대단(大壇)’이라고도 한다. 양황단은 중앙에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좌우로 위타(韋陀) 호법과 가람(伽藍) 호법으로 나뉜다. 왼쪽에는 초도단(超度壇)을 만들어 지장보살을 모시고, 오른쪽은 소재단(消災壇)을 만들어 관세음보살을 모신다. 양황단에서 봉독하는 경전은 『양황보참(梁皇寶懺)』이며, 법회 기간 중에 주로 아귀에게 음식을 베푸는 시식(施食)을 중심으로 하는 염구(焰口) 불사를 거행한다.
불광산사(佛光山寺), 외단 중 대단(대웅전에서 양황보참 봉송, 2007. 12. 17.~12. 24.) Ⓒ 윤소희, 2007
2001년부터 증설된 밀단에서는 밀교 고승들이 공동으로 주단(主壇)이 되어 식재법(息災法), 증익법(增益法), 회애법(懷愛法), 제장법(除障法) 등을 수지(修持)하고 있다. 남전나한단은 2013년에 증설된 단으로 미얀마의 고승을 주법으로 청하여 설행한다. 남전나한단에는 중앙에 석가모니불과 좌우로 나한들을 모시고, 『발취론(發趣論)』과 『대호위경(大護衛經)』을 봉송한다. 6소단 중 화엄단에는 중앙에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오른쪽에 문수보살, 왼쪽에 보현보살이 자리를 잡는데, 이들 3위를 ‘화엄삼성(華嚴三聖)’으로 부른다. 화엄단에서는 법사 2인이 『대방광불화엄경』 1편 봉독한다. 법화단에는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6인의 법사가 『대승묘법연화경』을 24편 봉독한다. 정토단에는 서방삼성(西方三聖), 즉 중앙에 아미타불, 오른쪽에 관세음보살, 왼쪽에 대세지보살을 모신다. 6인의 법사가 『불설아미타경』을 봉독하고, 아미타불을 염불한다. 제경단에는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6인의 법사가 『원각경』, 『금광명경』, 『불설무량수경』, 『불설관무량수경』을 각 24편 봉독한다. 약사단에는 약사불을 모시고, 6인의 법사가 『약사경』과 『금강반야바라밀경』을 각각 120편 봉독한다. 능엄단에는 석가모니불을 모시고, 6인의 법사가 『대불정수능엄경』을 24편 봉독한다. 전체적으로 분량이 짧은 경문일수록 봉독하는 편수가 많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수륙회에 소청되는 존재들이 좌정하는 24석(席)은 상당(上堂) 10석과 하당(下堂) 14석으로 구성된다. 상당 10석은 제1석부터 제10석까지 차례로 제불(諸佛), 법보, 보살, 연각, 아라한, 제종조사, 신선, 제천, 호법, 홍양수륙자(弘揚水陸者; 수륙의식을 알리고 후원한 자)이다. 하당 14석은 제11석부터 제24석까지 순서대로 천중(天衆), 복덕제신·가정향화(家庭香火), 역대군신유종(歷代君臣有宗)·미득도과승니(未得道果僧尼), 각행각업(各行各業·祖宗親眷冤親債主), 아수라도, 제귀신중(諸鬼神衆), 염마라중, 제대지옥유명중(諸大地獄幽冥衆), 축생도로 이루어진다. 수륙재의 의식절차 영취산수륙법회의 특징 중 하나가 재자(齋者)들로 하여금 일년 중 내내 예참을 하고, 장애를 제거하여 선과(善果)를 얻을 수 있게 한다는 명목으로 5차례에 걸친 수륙 선수(先修) 법회를 거행한다는 점이다. 차년도 영취산 수륙법회를 준비하는 선수법회는 전년도 11월부터 거행되는데, 이를 소수륙(小水陸)으로도 부른다. 5차례에 걸친 선수법회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거행된다. ① 『약사경』 및 유가염구법회(暨瑜伽燄口法會) ② 「보현행원품」 및 오대사염구(暨五大士燄口) ③ 「양황보참(梁皇寶懺)」 춘계제전 및 유가염구법회(春季祭典暨瑜伽燄口法會) ④ 『지장경』 및 유가염구법회 ⑤ 『공작명왕경(孔雀明王經)』 및 유가염구 내단에서 행하는 의식절차는 결계(結界)-발부현번(發符懸幡)-청상당(請上堂)-공상당(供上堂)-고사(告赦)-청하당(請下堂)-유명계(幽冥戒)-공하당(供下堂)-원만공(圓滿供)-원만향(圓滿香)-송판선소(送判宣疏)-송성(送聖)으로 구성된다. 이들 내단의 각 절차를 간단하게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① 결계는 법회가 열리는 도량의 지하, 지면 및 공중이 모두 입체적인 단장(壇場)이 되게 하여 삿된 기운이 침범하지 못하게 정화하는 절차 ② 발부현번은 수륙법회가 거행되는 시간과 장소를 알려서 여러 불보살과 육도중생이 법회에 참가할 수 있도록 통지를 띄우는 절차 ③ 청상당은 제불보살과 성인 등이 법회에 강림하여 중생들을 위해 불법을 설해주십사고 청하는 것 ④ 공상당은 내단 10석의 제불, 보살, 성현에게 경건한 마음으로 ‘육진묘공(六塵妙供; 香·花·燈·食·寶·法)’을 공양하는 것 ⑤ 고사는 사면첩을 소지한 사자를 위로는 범천과 제석천, 아래로는 지부와 성황에게 빠르게 보내서 고통을 겪고 있는 육도의 군련을 사면하여 법회에 참가하게 한다는 의미를 가진 절차 ⑥ 청하당은 육도중생을 소청하여 법회에 참가해서 삼보에 귀의하고 법문을 듣게 하는 절차 ⑦ 유명계는 육도 유명중생이 보살계를 수계해서 일체 신·구·의 악업에서 벗어나고 윤회의 고통에서 초탈하게 하는 것이다. 유명계는 육도유명중생을 위해 보살계를 주어서 일체 신·구·의 삼업을 여의고 윤회의 고통을 벗어나게 하는 절차 ⑧ 공하당은 육진묘공을 하당 14석에 베풀어 각자의 장애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게 하는 절차 ⑨ 원만공은 유명계를 받은 후에 24석의 사성육범에게 평등하게 공양하는 것 ⑩ 원만향은 두루 회향하여 육도의 모든 중생들이 극락왕생하도록 발원하는 것 ⑪ 송판선소는 5위(位) 판관을 봉청하여 그들의 판결문을 각계에 보내어 수륙법회의 공덕이 원만함을 선포하는 것 ⑫ 송성은 위패를 모두 거두어 서방선(西方船) 위에 올려두고 나서 서방선을 태워 망령들이 배를 타고 서방극락세계에 왕생했음을 상징하는 절차
불광산사(佛光山寺), 제8일 송성 행렬 (2007. 12. 24.) Ⓒ 윤소희, 2007
내단·외단의 절차에서 행해지는 불사의 내용은 재승(齋僧), 재천(齋天), 방염구(放焰口), 호생(護生; 放生)의 네 종류이다. 이들 불사 중 재승은 한국불교와 마찬가지로 승중(僧衆)에 재반(齋飯)을 공양하는 것을 말하며, 영취산에서는 매년 수륙법회에서 의궤에 근거하여 3차례의 ‘수륙재승법회’를 거행한다. 호생(護生)은 말 그대로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며, 한국불교에서 방생(放生)이라고 부르는 의식이다. 재천은 ‘공천(供天)’이라고도 하며, ‘공불재천(供佛齋天)’의 줄임말이다. 공불은 삼보에 예배공양하는 것이며, 재천은 24천신(天神)을 청하여 음식을 공양하는 것이다. 수륙법회 제5일째 내단의 고사(告赦) 불사 후에 바로 이어서 새벽 4시 반, 외단의 양황대단에서 ‘공불재천’ 불사를 거행한다. 공양을 받는 대상이 불보살과 천신이기 때문에 인간의 생활시간과 달리 새벽 시간에 정진수도한다는 논리이다. 단에는 재식 외에도 화려하고 진귀한 예물 등이 공양물로 올려진다. 방염구는 『불설구발염구아귀다라니경(佛說救拔燄口餓鬼陀羅尼經)』에 근거하여 염구아귀들에게 법문과 시식을 베푸는 유가시식밀법이다. 여기서 염구는 아귀를 가리키며, 면연(面燃)이라고도 한다. 전생의 간탐(慳貪)으로 인한 악업 때문에 아귀도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아귀들의 구제를 위한 의식이라고 할 수 있다. 방염구 불사의 내용은 제불보살을 청하여 맞이하는 것부터 시작하여, 이어서 제불보살을 받들고, 다시 시방의 모든 중생을 소청하여 청정감로를 주어 주림을 면하게 하고, 삼보에 귀의하여 무상도를 얻게 하는 절차로 이어진다. 이어서 변식(變食)진언, 소귀(召鬼)진언, 파지옥(破地獄)진언, 개인후(開咽喉)진언, 소죄(召罪)진언, 최죄(摧罪)진언, 파업(破業)진언, 참회(懺悔)진언, 시감로(施甘露)진언, 개인후(開咽喉)진언, 설귀의(說歸依), 수계(受戒), 설법에서 봉송의 절차로 이어진다.
불광산사(佛光山寺), 제7일 야단법석에서 하는 유가염구 (2007. 12. 23.) Ⓒ 윤소희, 2007
수륙재의 운영 현황 2023년의 경우, 8월 16일부터 8월 23일에 걸쳐 거행되었다. 8월 16일 21시 30분에 양황대단에서 외단쇄정(外壇灑淨) 절차로 시작하여 8월 18일 오후 6시까지 외단 절차를 마치게 된다. 8월 19일 2시 30분부터 내단 결계에서 시작된 내단 절차는 8월 23일 14시 30분 송성 절차를 마지막으로 하여 마치게 된다. 신도들은 법회의 중간중간에 체육관 밖으로 나가서 휴식시간을 갖는다. 영취산 수륙법회의 주법(主法) 화상인 심도(心道) 법사는 수륙법회 개설 전에 21일간에 걸쳐 폐관(閉關) 수행을 하게 된다. 또한 수륙법회가 거행되는 공간은 대만 서북부에 소재한 도원시(桃園市) 돔 아레나(巨蛋體育館)로서 만 명을 상회하는 신도들이 동시에 법회에 참여하여 수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신도들은 모두 검은색의 법의를 걸치고, 경문과 다라니를 주송하거나, 절을 하면서 함께 엄숙하게 수행에 참여한다. 수륙법회에 참여하는 동안 잡담을 하거나, 이리저리 오가거나, 사진촬영을 하는 등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다른 종단의 수륙법회와 마찬가지로 영취산 역시 법회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미리 온라인으로 회비를 내고 등록을 해야 하며, 엄숙한 자세로 시종일관 수행에 참여하는 것은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종단의 수륙법회가 내단과 외단이 서로 다른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지는 데 비해 영취산수륙법회는 한 공간에서 동시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드러난다고 할 수 있다. 2024년 8월 7일부터 8월 14일에 걸쳐 거행되는 제1회 수륙 선수(先修) 법회는 2023년 11월 12일(일요일)에 『약사경』 및 유가염구법회로 계건(啓建) 한다. 『약사경』도 수륙법회 중에 약사단에서 반드시 창송해야 하는 중요 경전의 하나이다. 2024년 수륙 제1회 선수 법회의 절차는 2023년 11월 12일 아침 8시 30분에 쇄정(灑淨)에서부터 시작하여, 약사경 및 약사주(藥師呪) 108편, 불전대공(佛前大供), 유가염구로 마감하게 된다. 참고문헌 陳省身(2017), 「台灣傳統佛教儀式僧侶的文化價值」 『玄奘佛學研究』 27.
· 집필자 : 김성순(전남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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