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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수륙재의 이해

수륙법회(水陸法會)는 모든 불보살과 수륙의 모든 중생을 공양하고, 재식(齋食)을 보시하는 자비법회이다. 또한 수륙법회는 음악과 미술, 경전독송 등 예능과 수행의 모든 불교문화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종합형식이라고 할 수 있다. 수륙법회를 이르는 명칭 중에 가장 자주 사용되는 것은 ‘법계성범수륙보도대재승회(法界聖凡水陸普度大齋勝會)’이며, ‘천지명양무차균리도량(天地冥陽無遮均利道場)’이라고도 하거나, ‘수륙법회(水陸法會)’, ‘수륙도량(水陸道場)’, ‘수륙재(水陸齋)’, ‘수륙재회(水陸齋會)’, ‘비재회(悲濟會)’, ‘수륙회(水陸會)’ 등으로 약칭하기도 한다. 수륙법회는 크게 ‘독성수륙(獨姓水陸)’과 ‘중성수륙(衆姓水陸)’으로 대별되는데, 독성수륙은 공덕주 혼자서 출자하여 승중(僧衆)을 초빙해서 수륙법회를 거행하는 것이고, 중성수륙은 대중들이 함께 출자해서 거행하는 것이다. 대만의 수륙법회는 중성수륙이고, 중국의 수륙법회는 양자 모두 존재한다. 대만 각 도량의 수륙법회는 그 규모의 대소에 따라 참가하는 신도대중의 수가 수백에서 수천에 이르는 등 각자 다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법회에 참여하는 신도들이 말 그대로 동참재자(同參齋者)로서 엄숙하고 진지하게 의식에서 진행되는 수행절차를 따르고 수지하는 열성을 보여준다는 점일 것이다. 대만 수륙재의 구성 현재 대만의 수륙법회에서 참고되는 의궤는 청말 민국초에 석법유(釋法裕, 생몰년 미상)에 의해 증보된 『수륙의궤회본(水陸儀軌會本)』 4권 위주로 되어 있다. 내단, 외단의 부분은 청말 지관(咫觀; 鄭應房)이 찬술한 『법계성범수륙대재보리도량성상통론(法界聖凡水陸大齋普利道場性相通論)』과 『수륙도량법륜보참(水陸道場法輪寶懺)』으로 보충했다. 현재 대만에서 거행하는 수륙법회의 내단과 외단은 원칙적으로 『수륙의궤회본(水陸儀軌會本)』을 주요 의궤로 하는 기본 위에 약간의 변화를 더하고 있다. 내단은 수륙법회에 초청되는 모든 영들을 모시고 기도하는 수륙재의 핵심 공간으로 법회의 주요 의식이 진행되는 곳이다. 수륙법회의 내단은 영산재와 비슷한 의식 내용을 지니고 있다. 내단을 주축으로 하여 각처의 외단 의식을 동시에 행한다. 외단은 내단을 외호하는 법회공간으로 해당되는 경전을 외운다. 이들 단은 별도의 법회로 독립하여 연중에 지내기도 한다. 사찰에서 수륙법회를 거행하는 경우에는 대웅전을 비롯하여 지장전, 관음전, 약사전과 같은 독립된 공간을 각각 한 개의 외단으로 설치한다. 오늘날 많은 도량에서 수륙법회를 거행하면서 외단의 부분을 현재의 수요에 맞추어 간략하게 조정한다. 이를테면, 대단을 양황단과 약사단으로 나누는 것이나, 영취산과 같은 신생 교단에서는 밀단(密壇)이나 나한단을 증설하는 등의 방식이다. 대만 수륙재의 장엄 내단은 수륙화(水陸畵) 20여 폭을 비롯하여 비단으로 만든 번 등의 장식이 화려하게 장엄되며, 수륙재에 초대된 여러 불보살과 영가들을 위한 의식들로 구성된다. 수륙화는 수륙법회에 초빙되는 불보살을 비롯하여 일반 영가와 지옥 아귀에 이르기까지 각 수륙법회의 대상들이 인물화 형식으로 그려져 있다.
불광산사(佛光山寺), 수륙재 내단에 마련된 상단 위패와 수륙화 (2007. 12. 17.~12. 24.) Ⓒ 윤소희, 2007
대만 수륙재의 운영방식 수륙법회는 오늘날 한전(漢傳) 불교 중 가장 규모가 큰 법회 의식으로, 가장 공덕이 높은 법회 행사로 인식되고 있다. 현재는 통상 7일에 걸쳐 거행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10일이나 14일, 50일간 거행하기도 한다. 규모가 비교적 큰 도량에서는 인력이나 자원을 풍부하게 동원할 수 있어서 7일간 거행할 수 있지만, 소형 도량에서 거행하는 수륙법회는 내단과 외단을 한꺼번에 설치할 공간을 확보하기 힘들기 때문에 각 단을 별도의 날짜에 독립적으로 설치하여 의식을 진행하다 보니 법회 기간이 연장되는 것이다. 수륙법회는 엄청나게 큰 규모의 법회이므로 현재 대만에서도 단일 사찰 단위로는 개설하기 힘들고, 총림 본사 정도의 규모라야 행할 수 있다. 법회에 참가하는 승중은 최소 70~80명이며, 일반적으로는 200~300명, 최대 천명 이상이 된다. 전체적으로 법회의 규모도 크고, 설치되는 단의 종류도 많아서 설행 기간을 각종 불사와 수행으로 빈틈없이 채우는 것이 대만불교 수륙법회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불광산사(佛光山寺), 수륙재 제4일, 야단법석 (2007. 12. 20.) Ⓒ 윤소희, 2007
대만 수륙재의 범패 대만불교의 수륙법회는 불교의 향화승(香火僧)이 수륙과의(水陸科儀)를 진행하는 주체가 되며, 도교의 도사들은 보조적인 역할을 한다. 이는 대만의 불교사원이나 도교사원에서 거행하는 수륙법회 혹은 수륙재초에서 불교의 향화승과 경참승(經懺僧), 그리고 도교의 도사들이 함께 협력해서 의식을 진행하는 것이 낯설지 않은 현상이다. 대만불교 수륙법회는 불교의례를 총집합한 것일 뿐 아니라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예술 장르의 총집합이기도 하다. 수륙의궤를 구성하고 있는 수많은 사설과 게송은 중국 문학의 절정이며, 내단의 수륙화와 번(幡), 등(燈)을 비롯하여 수많은 의물들이 화려한 미적 극치를 이룬다. 대만의 학자들은 대개 범패를 해조음(海潮音)과 고산조(鼓山調)로 양분하며, 현재 대만 수륙법회에서 불려지는 범패를 해조음으로 분류하고 있다. 법회 중에는 대개 5~6가지 이상의 법기(法器)로 대중의 움직임을 지휘하기도 하고 범패의 반주역할을 하기도 한다. 특히 요발(鐃鈸)과 여러 개의 불령(佛鈴), 내단의 의식 진행을 인도하는 북과 방울, 여러 개의 영고(靈鼓)의 연주가 어우러져 장엄한 음색을 연출한다. 수륙법회의 절차를 이끌어가는 범패의 전반적인 유형을 보면 승려가 대중을 향해 설법을 하거나 불보살께 고하거나 청하는 내용은 승려가 노래하지만, 그 외 불보살을 찬탄하거나 기도를 올리는 진언과 같은 범패는 대부분 승려와 대중이 함께 노래한다. 이는 중국의 불교음악 전통이 본토에서 단절되고 대만에서 새로운 승단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표준어운동과 맞물려 국어범패가 형성됨에 따라 불교음악 곡조도 단순화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되었던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고 있다. 새로이 구축되는 종단들은 빠른 시기에 보다 많은 신도들을 확보해야 했기 때문에 신도들이 쉽게 의례에 적응할 수 있도록 간결하고 통합적인 형식을 도입해야 했던 것이다. 참고문헌 陳俊吉, 「佛教水陸法會的水陸畫與儀文關係探究」 『玄奘佛學研究』 38, 2022-9. 陳省身, 「台灣傳統佛教儀式僧侶的文化價值」 『玄奘佛學研究』 27, 2017. 高雅俐, 「佛敎音樂傳統與佛敎音樂」 『佛敎硏究論文集』, 佛光山文敎基金會, 1998. 陳嘉慧(釋知頌), 「瑜伽焰口儀軌法會之研究—以佛光山為例」, 南華大學人文學院宗教學研究所, 2021. 釋印隆, 「水陸儀軌之天台圓觀思想研究」 『法光』 2012. 方立天, 『中國佛教與傳統文化』, 臺北: 桂冠圖書出版, 1990. 余永湧. 「台灣本土漢傳佛教音樂文化(二)」 『慧炬』 563, 2011. 김성순, 「코로나 상황과 대만불교 의례」 『불교평론』, 2022-가을. 김응철, 「대만불교 정화과정 연구」 『대각사상』 35, 2021. 윤소희, 「한·중 수륙법회 연구: 대만 가오슝 포광산사 수륙법회를 중심으로」 『韓國音樂硏究』 43, 2008. 윤소희, 「대만불교 의식음악 연구」 한양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06.
· 집필자 : 김성순(전남대학교 연구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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