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례, 부처님 가르침의 표현
불교의례는 불교의 교의(敎義)를 상징적으로 담고 있는 의례 체계로 특정한 목적과 절차, 형식을 통해 종교적 지향점이나 체험을 표현하는 행위이다. 불교의례는 부처님에 대한 예경(禮敬)과 부처님 열반 이후 예불(禮佛)로 전개되면서 형성된 이후 승가(僧伽) 공동체를 운영하기 위한 계(戒)와 율(律)이 의례로 정착되었으며, 환경에 맞게 변용되었다. 이러한 불교의례는 의식을 행함으로써 교의를 몸소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수행의 안내자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불교의례는 행위의 주체에 따라 자행(自行)과 타행(他行)으로 나뉜다. 자행의례는 ‘상구보리(上求菩提)’를 위해 스스로 행하는 것으로 수행(修行)과 보은(報恩)으로 나뉜다. 수행의례란 일상권행(日常勸行), 수양회(修養會) 등을 통해 자신의 믿음을 더욱 돈독히 하기 위하여 행하는 것이고, 보은의례는 부처님이나 조사(祖師)의 은덕에 보답하기 위하여 행하는 것이다. 타행의례는 출가 수행자가 재가 신도의 의뢰를 받아 기도를 대신 해주는 기원(祈願)의례와 그 공덕을 망자(亡者)나 중생에게 돌리는 회향(回向)의례로 나뉜다.[1]金炯佑(1996), 「韓國佛敎儀禮의 性格과 佛敎文化財의 分類問題」, 『불교미술』 13, 35쪽.
재, 반승과 회향의 공덕
재(齋)는 출가수행자에게 음식을 공양하면 공덕을 쌓게 된다는 믿음에 기반한 반승(飯僧) 의식에서 비롯된 불교의례이며, 그 공덕의 회향이 중심이 되는 재회(齋會)를 포함한다. 재의 의미는 본래 ‘청정(淸淨)’으로 정오 이전에 먹는 식사를 가리키게 되어 재식(齋食)으로 일컬어졌는데, 재가신도가 일정한 날을 정해 계율을 지킨다는 의미인 포살(布薩)의 음역으로도 쓰이게 되었다. 반승은 본래 출가수행자에게만 공양하는 것을 의미하였으나 ‘무차재(無遮齋)’라고 하여 일반인에게 공양하는 식사도 포함하게 되었고, 불·보살을 도량에 청하여 성대하게 불공을 올리는 의식, 나아가 영가(靈駕)를 위한 천도의식까지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2]안지원(2005), 『고려의 불교의례와 문화-연등·팔관회와 제석도량을 중심으로』, 서울: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6-7쪽.
진관사 국행수륙재 밤재, 상단에 올린 공양물 Ⓒ 진관사, 2019
한국불교 재의식은 내용상 수륙재(水陸齋)와 예수재(預修齋)로, 형식상 영산재(靈山齋)·각배재(各拜齋)·상주권공재(常住勸公齋)로 분류된다. 수륙재는 사성육범(四聖六凡)의 성중(聖衆)을 초청하여 유주무주(有住無住)의 고혼(孤魂)을 평등하게 천도하는 것이다. 예수재는 사후 세계에서 심판을 받는다는 신앙을 토대로 죽기 전에 살아생전의 업보를 소멸하겠다고 스스로를 참회하고 성찰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내용의 재를 어떻게 설행할 것인가에 따라 다양한 형식이 출현하였다.[3](사)생전예수재보존회(2017), 『생전예수재 연구』, 서울: 민속원, 12쪽.
조선후기 예수재라는 자행의례와 수륙재라는 타행의례는 사후의 극락왕생의 공통된 목적을 지니고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었다. 수륙재와 예수재는 내용이 다른 불교의례지만, 17세기 예수재와 수륙재를 순차적으로 함께 설행한 모습이 확인된다.[4](사)생전예수재보존회(2017), 『생전예수재 연구』, 서울: 민속원, 56-57쪽.
이번에 삼가 청정한 승려에게 부탁하여 금강산의 도량에 가서 대신 정성을 바치도록 하고 금전과 비단은 자신이 내기로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예수(預修)의 승회(勝會)를 먼저 올리고 그 다음으로 수륙대재(水陸大齋)를 지내기로 하였는데, 이와 같은 깊은 마음을 밝게 살펴 주시리라고 믿습니다.
『기암집』 「생전예수소」[5]法堅, 『奇巖集』 권2, 「生前預修䟽」, “謹命淸淨僧侶。敬詣金剛道場。代致處誠。自出金帛。先當修設預修勝會。次當建置水陸大齋。將此深心。”
수륙재와 예수재의 연관성은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 「3권 자기문 10권 자기문 겸 칠주야 작법규」에서 제시하고 있는 수륙재의 일차별 차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는데, 6일째 오후에 재를 마친 뒤 시왕단을 청하여 공양을 올리는 의식[6]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刪補集』 「三卷仔蘷文十卷仔蘷文兼七晝夜作法䂓」, “次六日靈山作法。會主拈香及法華第六卷。法衆同誦畢。收經偈。進供勸供祝願如儀文。齋後諸天壇。諸神壇。十王壇。請坐進供勸供祝願施食。【是謂六晝夜之禮也。】”이 그것이다.
봉은사 생전예수재 고사단 Ⓒ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2022
수륙재 속 예수재 의식의 흔적은 삼화사 수륙재에서 경전과 명부전을 입고할 고(庫)를 관할하는 고사단(庫司壇)을 설치하는 사례처럼 현행 수륙재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7]이성원, 「한국불교 생전예수재의 특성-회편과 차서와 상례화를 중심으로-」, 『정토학연구』 23, 2015, 35-36쪽.
참고문헌
안지원(2005), 『고려의 불교의례와 문화-연등·팔관회와 제석도량을 중심으로』, 서울: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국립무형유산원(2017), 『진관사 수륙재』, 서울: 민속원.
(사)생전예수재보존회(2017), 『생전예수재 연구』, 서울: 민속원.
성청환(2021), 『생전예수재』, 서울: 서울특별시.
· 집필자 : 이진선(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일반연구원)
관련주석
- 주석 1 金炯佑(1996), 「韓國佛敎儀禮의 性格과 佛敎文化財의 分類問題」, 『불교미술』 13, 35쪽.
- 주석 2 안지원(2005), 『고려의 불교의례와 문화-연등·팔관회와 제석도량을 중심으로』, 서울: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6-7쪽.
- 주석 3 (사)생전예수재보존회(2017), 『생전예수재 연구』, 서울: 민속원, 12쪽.
- 주석 4 (사)생전예수재보존회(2017), 『생전예수재 연구』, 서울: 민속원, 56-57쪽.
- 주석 5 法堅, 『奇巖集』 권2, 「生前預修䟽」, “謹命淸淨僧侶。敬詣金剛道場。代致處誠。自出金帛。先當修設預修勝會。次當建置水陸大齋。將此深心。”
- 주석 6 智還, 『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刪補集』 「三卷仔蘷文十卷仔蘷文兼七晝夜作法䂓」, “次六日靈山作法。會主拈香及法華第六卷。法衆同誦畢。收經偈。進供勸供祝願如儀文。齋後諸天壇。諸神壇。十王壇。請坐進供勸供祝願施食。【是謂六晝夜之禮也。】”
- 주석 7 이성원, 「한국불교 생전예수재의 특성-회편과 차서와 상례화를 중심으로-」, 『정토학연구』 23, 2015, 35-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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