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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 생전예수재

문화재 명칭 생전예수재(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 2019년 지정)
설행 형식 입재, 초재, 일재, 이재, 삼재, 사재, 오재, 육재, 칠재(회향)
설행 일정 매년 음력 9월 8·9일 2일간 회향
설행 장소 서울특별시 강남구 봉은사로 531(봉은사)
보존 단 (사)생전예수재보존회
1. 봉은사 생전예수재의 역사와 현황 도심 속 천년고찰 수도산 봉은사 대한불교조계종 봉은사(奉恩寺)는 서울시 강남구의 수도산(修道山) 자락에 자리한 도심 속 전통사찰이다. 원래는 조선 제7대 세조(재위 1455~1468)의 아들 광평대군(廣平大君)의 명복을 빌기 위해 조성된 견성암(見性庵)이 전신이다. 이후 조선 제9대 성종(재위 1469~1494)을 모신 선릉(宣陵)의 능침사찰(陵寢寺刹) 견성사(見性寺)가 되면서 사격을 높였고, ‘왕의 은혜를 받들어 모신다’는 의미에서 봉은사로 이름을 바꾸고 현재의 위치로 옮겨와 크게 중창되었다. 봉은사는 문정왕후(文定王后)가 아들 명종(재위 1545∼1567)을 도와 불교 중흥에 역점을 둔 수렴청정을 하는 동안, 조선조 불교의 중심에 있었다. 선종의 본사인 선종수사찰(禪宗首寺刹)이 되어 교종(敎宗)의 수사찰 봉선사(奉先寺)와 함께 당시 불교계를 이끌었다. 당시 허응당 보우(虛應堂 普雨, 1509~1565) 스님이 봉은사 주지를 맡았고, 서산대사 청허 휴정(淸虛 休靜, 1520~1604) 스님, 사명대사 송운 유정(松雲 惟政, 1544~1610) 스님 등 봉은사에서 주관한 승과(僧科) 제도를 통해 당대 걸출한 스님들이 배출되었다. 이처럼 조선시대 봉은사는 전신인 견성암 창건 당시부터 왕실의 막강한 지원과 보호를 받으며 왕실 원찰(願刹)로서 기능하였다. 왕실의 천도불사(薦度佛事)나 예수재와 수륙재 등의 불교 의례가 이루어졌으며, 왕실의 지원으로 의례에 필요한 불서(佛書)를 간행하기도 하였다. 봉은사 생전예수재, 49일간의 불교 신행 운동 봉은사에서 설행된 불교 의례의 전통은 근현대에까지 이어진다. 조선 후기의 연중행사와 세시풍속을 정리한 『동국세시기』(1849년)에 의하면, 윤달(閏月)에는 장안의 여인들이 앞다투어 봉은사에 와서 극락세계로 가기를 기원하는 불공을 올렸다고 하는 내용이 보인다. 살아있는 동안 미리 공덕을 닦아 사후에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불교 의식, 이른바 생전예수재의 모습이다. 근대시기 봉은사는 선종수사찰이었던 조선시대의 위상을 그대로 계승하면서 수도권의 80여 사암(寺庵)을 대표하는 본사(本寺)로서 면모를 유지하였다. 이 시기 봉은사에서 윤달에 전몰 병사를 위한 초혼제나 수륙재 등을 거행하였다는 신문기사가 확인된다. 한편, 현대에 들어와 봉은사 생전예수재는 기존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당시 예수재의 기복적 성격에 대한 불교계 내부의 자성적 비판에 대응하여 생전예수재의 의미와 공덕을 회향한 새로운 불교신행 운동을 제안하였다. 즉, 보시를 통한 자신의 수행과 이웃을 위한 이타행의 실천을 강조하여 변화된 사회에 적합한 새로운 예수재의 모범적 전형을 제시한 것이다. 오늘날 봉은사 생전예수재는 매년 주지 스님의 지도 아래, 봉은사 생전예수재 어장 법안 스님과 인묵 스님이 의례를 주관하고, (사)생전예수재보존회 스님들과 의례 전공 스님들이 참여하여 전통적인 불교 의례 법식에 준하여 이루어지고 있다. 2. 절차에 따른 의식 순서 봉은사 생전예수재는 2016년 이후부터 매년 한 차례 가을에 회향식이 열린다. 음력 9월 9일(중양절)을 생전예수재 (본)회향일로 삼고, 그에 앞서 7일 간격으로 7번에 걸쳐 칠칠재(七七齋) 형식의 기도 법회를 연다. 양력 8월 경 입재를 시작으로 초재, 이재, 삼재, 사재, 오재, 육재까지 법왕루 법당에서 기도 법회를 마련한다. 이때 예수재 동참재자들은 쌀, 향, 꽃, 과일, 차, 등불의 육법공양을 올리고, 『금강경(金剛經)』을 독송하는 수행을 한다. 봉은사에서는 이를 가리켜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의 육바라밀 실천을 염두에 둔 ‘49일간의 수행정진’이라고도 부른다. 마지막 칠재에 해당하는 회향식은 음력 9월 8일과 9월 9일 이틀에 걸쳐 진행된다. 전체 설행 순서는 다음과 같다.
설행 순서내용
입재(발원)법문, 헌공의식, 시식
초재(보시)법문, 헌공의식, 시식
이재(지계)법문, 헌공의식, 시식
삼재(인욕)법문, 헌공의식, 시식
사재(정진)법문, 헌공의식, 시식
오재(선정)법문, 헌공의식, 시식
택전점안식종이돈을 만들어 점안, 금은전과 경함을 단으로 옮김
육재(지혜)개산대재 다례재로 대체
회향
(1일차)
신중작법신중을 청하여 도량을 옹호하도록 발원함
괘불·불패이운 괘불 및 불보살의 명호가 적힌 불패를 단으로 옮김
예수도량건립예수재를 여는 연유를 설명하고, 도량을 정화함
법문·금강경 합송스님의 법문을 청해 듣고, 경전을 합송함
사자단의식사자를 청하여 예수재가 열렸음을 명부에 고함
상단의식상단의 불보살을 청하여 예수재 증명을 발원함
회향
(2일차)
중단의식중단의 명부 성중을 청하여 공양을 올림
고사단의식명부의 고사·판관을 청하여 공양을 올림
함합소의식명부에 빚진 금액과 읽어야 할 경전의 권수를 적은 함합소를 낭송하고 반으로 자름
마구단의식명부를 오가는 말에게 음식을 베품
시식(영반시식·전시식)선망부모 및 무주고혼에게 음식을 베품
봉송회향초청한 모든 성현과 영가를 본래의 자리로 돌려보내고, 예수재의 공덕을 회향함
3. 생전예수재 구성 요소 의례집 현재 봉은사 생전예수재에 사용되는 의례집 『생전예수시왕생칠재의찬문(生前預修十王生七齋儀纂文)』은 2017년 초판 발행 이후, 2020년 4판 발행본으로 (사)생전예수재보존회가 편찬하여 간행한 것이다. 의례집의 저본은 국가무형문화재 영산재(靈山齋) 작법무 보유자 어장 일응 스님이 회편한 『예수의문』과 『권공각배 영산의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2020년에 원명 스님, 인묵 스님, 법안 스님이 새로 편집하여 발행하였다. 의례집의 구성으로 볼 때, 봉은사 생전예수재에서는 영가(靈駕)와 관련한 의식인 시련(侍輦)과 대령(對靈) 절차를 별도로 두지 않는다. 한편, ‘금은전 조전점안 및 이운’ 의식을 봉은사 생전예수재에서는 ‘택전의식’(혹은 성전의식)으로 지칭하며, 보통 생전예수재 입재 후 칠재인 회향식 이전, 오재와 육재 사이에 설행된다. 의례집의 세부 구성 및 부록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번호재차명번호재차명번호부록명
1신중작법6상단(증명단)택전의식
2괘불불패이운7중단(명부시왕)각단위목서식
3예수도량건립8하단(고사단·함합소·마구단)불패서식
4법요식·금강경합송9시식(영반시식·고혼헌식규)각종번서식
5사자단10봉송회향예수재준비물
예수작법준비
어산단과 범패·작법 봉은사 생전예수재를 주관하는 어산단에는 봉은사 생전예수재 어장 법안 스님(조계종불교어산작법학교장)과 법주·설단 장엄에 인묵 스님(조계종 어산어장)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범패와 작법은 주로 봉은사 (사)생전예수재보존회 스님들이 참여하고 있으며, 모두 10인의 스님들이 의례를 집전하고 있다. 봉은사 어산단은 조계종 스님을 중심으로 태고종, 본원종 등 다양한 종단의 스님들이 함께 구성되어 있으며, 지역별로는 영남 출신의 어장 법안 스님을 비롯하여 전북 출신의 인묵 스님, 강원 출신의 지원 스님 등 여러 지역의 계맥을 가지고 있다.
2020년 봉은사 생전예수재 어산단
비구비구니
어장: 법안(조계종)작법무: 인오(태고종)
법주·설단 장엄: 인묵(조계종)작법무: 법천(조계종)
바라지: 지원(태고종)작법무: 상도(조계종)
울력소리: 설호(태고종)
도감·바라무: 혜담(태고종)
작법무: 도피안(조계종)
작법무: 선훈(조계종)
현재 봉은사 생전예수재 어장 법안 스님은 마산 출신으로 영남의 범패를 자연스럽게 체득하였다. 이후, 국가무형문화재 영산재 작법무 보유자 일응 스님과 조계종어산작법학교 초대 학장을 지낸 인묵 스님으로부터 완제 범패를 배웠고, 태고종 봉원사의 송암 스님으로부터 경제 소리와 작법무를 두루 익혔다. 따라서 봉은사 예수재의 범패와 작법은 크게 보면 호남지역의 완제 범패 및 작법무와 경제 범패 및 작법무의 양쪽 계맥을 모두 충실히 계승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봉은사 생전예수재에서 가장 많은 범패와 작법이 구사되는 재차는 중단의식이다. 20곡의 범패 악곡과 6종의 작법무, 129곡의 평염불·독경이 연행된다. 전반적으로 풍송조로 된 평염불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모음을 늘여 짓는 홑소리와 짓소리, 민요조, 촘촘히 읊는 염불조 선율이 고르게 구사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착복무, 바라무, 법고무 등 다양한 작법무가 행해지는 가운데 의례 전체에서 살펴보면, 바라무가 가장 많이 추어졌고, 다음으로 착복무, 법고무의 순서로 설행된다. 예수도량의 설단 예수재가 이루어지는 공간을 예수도량으로 설정하고, 의례에 초청하는 여러 신(神)들의 위상에 따라 자리를 마련하는 것을 예수재 설단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는 모두 9개의 단으로 구분하여 각 단에 모실 대상을 배치한다. 먼저 상단·중단·하단의 3단으로 구분하고, 각 단을 다시 상·중·하의 3단으로 세분한다.
예수재 설단
상단상하단상상단상중단
대범천왕(중)비로자나불(중)지장보살(중)
제석천왕(좌)노사나불(좌)육광보살·도명존좌(좌)
사대천왕(우)석가모니불(우)육대천조·무독귀왕(우)
중단중하단중상단중중단
종관(중)풍도대제(중)26위 판관(중)
7위 영관(좌)하원지관(좌)37위 귀왕(좌)
부지명위(우)시왕(우)2부 동자·12사자(우)
하단하하단(마구단)하상단(고사단)하중단(사자단)
운마·낙타고조관(중)사천사자·공행사자
관사(좌)지행사자·염마사자
군졸·관리(우)
봉은사 생전예수재 설단은 부처님의 상징하는 괘불이 모셔진 상단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괘불을 중심으로 정중앙에는 상단(증명단)이 위치하고, 그 좌우로 명부시왕과 그 권속들을 모신 중단이 배치된다. 중단의 양쪽 끝에는 함합소와 경함이 실린 반야용선이 위치한다. 괘불이 바라보는 정면으로 우측에는 하단의식을 설행하는 영단이 있고, 좌측에는 고사단이 있다. 마구단은 대웅전 아래쪽의 선불당 앞에 마련된다. 또한 이곳 선불당 내부에 어산당(魚山堂)이 자리한다. 선불당 전각의 한 칸에 정재소(淨齋所)가 설치되고 이곳에 육색방(六色榜)이 걸린다. 용상방(龍象榜)은 선불당의 맞은편 심검당에 걸린다. 관욕소는 대웅전 아래쪽에 별도로 마련된다. 법왕루 아래에는 사자단과 사자가 타고 갈 동물들을 위한 마구단이 추가로 배치된다. 이 자리에는 하단의 시식 의식에 무주고혼을 위한 전시식단이 배치된다. 봉송회향 의식에서 사용되는 소대(燒臺)는 법왕루 옆 너른 터에 설치된다. 장엄, 도량과 설단을 꾸미는 불교 의식구 예수재가 설행되는 도량의 정화와 옹호를 위하여 설단과 경내를 화려하게 꾸미고 장식하는 것을 장엄(莊嚴)이라고 한다. 도량에는 각자의 직책에 따라 의례의 소임을 적어둔 용상방과 육색방이 걸린다. 예수재의 각 단에는 신위체계에 따라 위패를 모시고, 단의 성격에 맞는 불화가 걸린다. 전각과 도량 곳곳에는 비단과 종이로 제작된 각종의 번(幡)과 기(旗)를 세우고, 가마(輦)·산개(傘蓋)·부채(扇) 등 의례에 필요한 각종 장엄용 의식구를 배치한다. 특히 봉은사 예수재 도량에 사용되는 번은 족자처럼 만들어 줄에 거는 장엄용 번과 행렬 시에 들고 다닐 수 있도록 제작한 깃발 형태의 번이 있다. 상단의 괘불 주변에 각종 번 장식과 금은의 괘전(掛錢)이 걸리고, 중단과 고사단에는 택전의식을 통해 선별된 금은전과 경함이 반야용선에 실려 단을 꾸미고 있다. 이밖에 연꽃과 작약, 모란 등의 지화(紙花)가 진설된 공양물 위로 풍성하게 장식된다.
봉은사 생전예수재 불화 장엄
상단봉은사 괘불도(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중단 봉은사 시왕도(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하단(영단)봉은사 감로도(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문화재청 국가문화유산포털
고사단고사도동국대학교 한국불교문화포털
사자단사직사자도동국대학교 한국불교문화포털
마구단마구단 불화동국대학교 한국불교문화포털
4. 전승 (사)생전예수재보존회 2017년 설립된 봉은사의 (사)생전예수재보존회는 주지 원명 스님을 회장으로 하며,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 스님과 특수교육기관인 조계종불교어산작법학교 학장 법안 스님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봉은사생전예수재는 2019년 4월 서울특별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고, 같은 해 10월 봉은사는 생전예수재 보유단체로 인정되었다. 또한 범패와 작법의 전수교육은 현재 조계종불교어산작법학교를 통해 운영되고 있다. 보존회의 설립으로 봉은사에는 생전예수재 원형의 온전한 복원과 전승 및 전문적인 학술연구가 가능한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봉은사 생전예수재학교 봉은사 생전예수재 전승교육은 크게 범패·작법교육과 지화·번·고임새 등의 진설장엄 교육, 태평소·삼현육각 등 기악 중심의 악기 교육으로 구분할 수 있다. 봉은사 생전예수재학교는 2021년 봉은사에서 생전예수재의 재의식을 체계적으로 전승하기 위해 설립한 부설 학교이다. 지화, 서예(붓글씨), 번 장엄, 진설 장엄 등의 교육은 봉은사 봉축행사 및 개산대재, 생전예수재의 도량 장엄에 참여하고 있다. 서예반, 불화반, 문인화반, 지화 전승팀, 연등 공양팀 등 이러한 봉은사 생전예수재학교의 교육과정은 신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진행된다. 한편, 봉은사 생전예수재의 기악은 전문악사들이 태평소, 대금, 아쟁, 장구 등의 삼현육각을 담당하고 있다. 5. 참고문헌 대한불교 조계종 봉은사(1997), 『봉은사 사지』, 서울: 사찰문화연구원. (사)생전예수재보존회 불교신행문화연구소 편(2017), 『생전예수재 연구』, 서울: 민속원. 원명·인묵·법안(2020), 『생전예수시왕생칠재의찬문』, 서울: (사)생전예수재보존회. 성청환(2021), 『생전예수재』, 서울: 서울특별시. 국립민속박물관 편(2021), 『조선대세시기Ⅲ』, 서울: 국립민속박물관. 강호선(2015), 「조선전기 왕실원찰 견성암의 조성과 기능」, 『서울학연구』제59호, 서울시립대학교 서울학연구소. 탁효정(2018), 「조선시대 봉은사 수륙재의 역사적 전개」, 『동양고전연구』제73집, 서울: 동양고전학회. 김자현(2021), 「15세기 조선 왕실의 숭불과 광평대군일가의 불전 간행」, 『보조사상』 제59집, 서울: 보조사상연구원.
· 집필자 : 조세인(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일반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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