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는 1,200년 역사 동안 국가 의례로 시작하여 불교 의식과 민간 풍속으로 전승되어 오늘날에는 연등행렬과 대동한마당 등이 중심이 된 한국 대표 전통문화 행사이자 세계인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리고 연등회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통등’은 한국 전통문화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2020년 12월 16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결정 당시, 연등회는 ‘모범사례(good example)’가 될 만큼 무형유산의 가시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와 적절한 보호조치를 등재 신청서에서 제대로 제안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그림 1〉 연등회 유네스코 등재 현장 ⓒ연등회보존위원회
유네스코는 2003년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Convention for the Safeguarding of the Intangible Cultural Heritage)’[1]유네스코는 1989년 ‘전통문화와 민속의 보호에 관한 권고안’을 마련하며 일찍이 무형문화유산 보호에 관심을 가져왔다. 1998년에는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선정에 관한 규약’을 제정하고, 2001년, 2003년, 2005년 모두 3차례에 걸쳐 70개국 90건을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지정하였다. 무형문화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커지면서 2003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최초의 무형유산보호 국제협약인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을 채택하였다. 이 협약은 2006년 4월 20일부터 발효되었고, 2008년에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가 시작되었다.에서 인류의 공동자산인 무형문화유산을 ‘공동체, 집단 및 개인이 그들의 문화유산 일부로 보는 관습·표상·표현·지식·기술 및 이와 관련한 도구·물품·공예품 및 문화 공간’으로 정의하고 있다. 협약에서는 무형문화유산의 구체적인 범주를 ①무형문화유산의 전달수단으로서 언어를 포함한 구전 전통 및 표현 ②공연 예술 ③사회적 관습·의식·축제 ④자연과 우주에 대한 지식 및 관습 ⑤전통공예 기술로 구분하고 있다. 연등회는 ‘사회적 관습·의식·축제’와 ‘전통공예 기술’ 두 범주에 포함되어 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에 등재되기 위해서는 다음의 5가지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첫째(R.1)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 제2조에서 규정한 무형문화유산의 정의에 부합할 것, 둘째(R.2) 무형유산의 가시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 문화간 대화에 기여, 다양한 세계 문화를 반영하고 인류의 창의력을 입증할 것, 셋째(R.3) 무형유산에 대한 적절한 보호조치가 마련되어 있을 것, 넷째(R.4) 관련 공동체, 집단, 개인의 광범위한 참여와 공동체의 자율적 동의가 수반될 것, 다섯째(R.5) 당사국의 무형유산목록에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연등회는 유네스코가 규정한 무형유산의 정의와 기준에 부합하고, 일정한 절차를 밟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유네스코 등재 결정문을 통해 인류무형유산으로서 오늘날 연등회의 의미와 과제를 다시 한번 새길 필요가 있다.
R.1: 연등회의 정의
연등회는 불교가 전래된 이후 등을 밝히는 연등(燃燈)의 기원에서 역사적 전거를 찾아 전통성을 재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음력 4월 8일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고 축하하는 불교 의식으로 정착한 연등회는 오늘날 종교를 초월하여 내외국인을 구분하지 않는 축제로서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진리로 상징되는 광명의 빛을 이 세상에 비추어 개인뿐만 아니라 평화와 평등의 사회를 구현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오늘날 연등회는 연등행렬을 중심으로 한 축제와 전통등 제작의 전통공예에 무형유산 범주에 속해 있다. 이것은 연등회가 전통방식을 전승할 뿐만 아니라 시대를 반영한 재창조에도 뜻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정에는 연등회의 정체성과 공동체의 결속력을 유지해 주는 사회 문화적 기능과 함께 국적, 인종, 성별, 나이, 장애를 넘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평등과 포용성을 담고 있다.
R.2: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서의 가시성과 중요성에 대한 인식 제고
불교 전통이었던 연등회는 역사, 문화적으로 변화를 거쳐 한국의 공동체 축제로 발전하였다. 불교 신자뿐만 아니라 내외국인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종교와 상관없이 의식이나 축제에서 다양한 전통문화를 공유하며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즐기고 연대감을 가질 수 있게 한다.
연등행렬에 사람들은 서로 각기 다른 모양과 색깔로 만든 전통등을 손에 들고 참가한다. 연등회에 사용되는 전통등, 장엄등, 행렬등은 다양한 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연등회 참가자들은 전통등 제작을 통해 서로 협력하고 창의력을 개발해 간다.
연등회는 한국의 전통문화인 한지(韓紙)와 지화(紙花) 등을 전승하는 공동체와도 협업이 가능하다. 그리고 연등회와 유사한 무형유산을 보유한 다른 국가들과도 연대를 넓혀 갈 수 있다. 이처럼 연등회는 문화의 다양성과 포용성뿐만 아니라 공동체간의 대화와 협력을 통해 무형유산에 대한 인식을 넓혀 가고 있다.
R.3: 등재에 따른 보호조치
유네스코에서는 등재에 따른 의도치 않은 부작용인 과도한 인기, 획일화, 전승에 따른 유산의 보호조치가 마련되어 있는지를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연등회는 당일 행렬과 연희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라 이를 위한 일 년 동안의 과정이 마련되어 있다. 연등회 참가자들에게 안내 자료집 배포, 신청과 교육, 현장 실습 등 일련의 준비 과정을 통해 연등회의 정신을 명확히 밝히고 있다. 또한 연등회 방문객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통해 매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연등행렬이 획일화되거나 규모가 확대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연등회보존위원회가 연등회의 원칙을 명확히 세워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지역 봉축위원회와도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지역행사의 독립성을 유지하면서도 연등회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연등회는 전통등 제작과 연희를 숙련할 수 있는 전승 체계와 환경 마련이 앞으로 필요하다. 연등회가 안정적으로 전승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행정과 재정 지원뿐만 아니라 체계적인 교육과 강습, 전문인력 양성, 기록화와 모니터링, 연등회 대내외 홍보 등의 노력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R.4: 공동체의 적극적인 참여
유네스코 보호협약에서는 무형문화유산의 보호와 전승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공동체를 꼽고 있다. 국가가 관련 공동체, 집단, 개인의 참여를 넓게 보장해 주고, 유산 관리에 공동체가 적극적으로 참여 노력하고 있는지, 또한 공동체간의 인권상 상호 존중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부합하는지도 주목하고 있다.
연등회는 연등회보존위원회가 주축이 되어 연등회 참가단체들뿐만 아니라 학교, 사찰, 정부기관, 외국인 단체, 지역 봉축위원회와 지역 사회 등 여러 공동체들과 함께 배려와 화합의 공동체 문화를 이끌고 있다.
R.5: 국가무형문화재 지정[2]국내 유형문화유산이 보존과 관리의 대상이라면, 무형문화유산은 가시적 사물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살아있는 유산[living heritage]으로서 생산자와 수용자의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능 또는 예능이 문화유산이므로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함께 지정하고 있다. 보유단체는 무형문화유산의 기․예능을 원형대로 보존하고 이를 그대로 실현할 수 있는 단체를 말하며, 개인이 실현할 수 없거나 보유자로 인정할 만한 자가 다수인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연등회는 2012년 국가무형문화유산으로,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연등회의 보유단체로 인정받았다. 보유단체는 무형문화유산이 단절되지 않고 원형대로 전승 보존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며, 전수교육을 실시하여 이수자를 양성해야 한다. 연등회보존위원회는 전통등 복원과 제작, 연희, 행렬 등을 위한 기예능 전수교육과 국내외 참가자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등을 앞으로도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제 연등회는 종교적 국가적 개념을 넘어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보호되고 전승되어야 한다. 앞으로 연등회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문화 행사일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화합의 장을 선도해 나가야 할 것이다.
· 집필자 : 서수정(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전임연구원)
관련주석
- 주석 1 유네스코는 1989년 ‘전통문화와 민속의 보호에 관한 권고안’을 마련하며 일찍이 무형문화유산 보호에 관심을 가져왔다. 1998년에는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선정에 관한 규약’을 제정하고, 2001년, 2003년, 2005년 모두 3차례에 걸쳐 70개국 90건을 인류 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으로 지정하였다. 무형문화유산의 중요성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커지면서 2003년 유네스코 총회에서 최초의 무형유산보호 국제협약인 ‘무형문화유산보호협약’을 채택하였다. 이 협약은 2006년 4월 20일부터 발효되었고, 2008년에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 등재가 시작되었다.
- 주석 2 국내 유형문화유산이 보존과 관리의 대상이라면, 무형문화유산은 가시적 사물이 아니라 역동적으로 살아있는 유산[living heritage]으로서 생산자와 수용자의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능 또는 예능이 문화유산이므로 보유자나 보유단체를 함께 지정하고 있다. 보유단체는 무형문화유산의 기․예능을 원형대로 보존하고 이를 그대로 실현할 수 있는 단체를 말하며, 개인이 실현할 수 없거나 보유자로 인정할 만한 자가 다수인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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