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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으로 풀어 본 직지

일반적으로 『직지』라고 불리는 문헌의 원제목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다. 이 문헌은 고려 후기 백운 경한(白雲景閑, 1298~1374)이 만년인 75세, 1372년(공민왕 21)에 편찬한 불교 선종의 전등사서(傳燈史書)이다. 문헌의 제명에는 ‘백운화상, 초록, 불조, 직지심체, 요절’이라는 다섯 가지의 요소가 담겨 있다. ‘백운화상’은 편찬자인 백운 화상을 지칭하는 것으로, 그는 고려 후기 선종의 임제종 제19세 조사이다. 임제종은 중국 당나라 말기 임제 의현(臨濟義玄, ?~867)으로부터 비롯된 선풍으로 중국과 한국의 선종사에서 가장 유력한 종파이다. ‘초록’이라는 말은 원문의 내용을 편찬자가 필요한 대목이나 내용만 가려 뽑아 요약하거나 재배치하여 기록한 것을 말한다. 백운은 기존의 많은 전등사서에서 나름의 안목을 발휘하여 고승(高僧) 곧 조사(祖師)를 선별하고 그 내용을 축약하여 기록하였다. 전등사서는 선종에서 전승되고 있는 법맥의 기록 또는 계보를 말한다. 여기에 수록되는 인물은 조사에 해당한다. 조사는 불법을 깨닫고 전승하는 인물로 깨침[解]과 실천[行]이 상응하는 경우에 붙이는 존칭이다. 당나라 시대에 선종이 확립되면서 전등사서에 수록되는 인물의 범위는 석가모니부처님을 비롯한 과거칠불(過去七佛)[1]석가모니부처님을 비롯하여 지난 세상에 나타났다는 일곱 부처님[七佛]을 말한다.부터, 인도불교의 조사, 중국과 한국의 조사까지 광범위하였다. 따라서 ‘불조’는 과거칠불과 역대의 조사를 아울러 일컫는 말이다. 한편 송나라 시대에 들어 선종이 크게 발전하면서, 선종의 핵심을 나타내는 종지(宗旨)를 단전심인(單傳心印) 불립문자(不立文字) 직지인심(直指人心) 견성성불(見性成佛)이라 말해 왔다. 이 말은 부처님의 깨달음 곧 ‘정법안장(正法眼藏)’의 속성과 그것을 깨닫고 전승하는 방식을 가리킨 표현이다. 이 가운데 직지인심은 정법안장을 깨닫는 방식으로 ‘본래의 마음을 단도직입으로 자각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직지’는 바로 깨달음을 지칭한다. 그리고 ‘심체’는 모든 사람이 본래부터 갖추고 있는 청정한 바탕으로 불성(佛性)을 의미한다. 따라서 ‘직지심체’는 불성의 자각과 깨침을 의미한다. ‘요절’은 중요하고 필요한 대목을 가리킨다. 여기에서 말하는 요절은 백운이 원나라에서 사법(嗣法)했던 스승인 석옥 청공(石屋淸珙, 1272~1352)이 여러 가지 전등사서로부터 발췌했다는 의미이다. 『직지』의 원제목인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라는 제명은 크게 두 대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는 ‘불조직지심체요절’이라는 대목인데, 이는 일찍이 백운이 원나라에 유학하고 귀국할 즈음에 스승 석옥 청공에게서 받은 『불조직지심체요절』을 말한다. 나머지 ‘백운화상초록’이라는 대목은 백운이 기존의 많은 전등사서로부터 필요한 대목을 발췌했다는 말이다. 따라서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이라는 제명은 스승인 석옥에게 받은 『불조직지심체요절』에 백운이 여타의 전등사서에서 초록한 내용을 덧붙여서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을 편찬했다는 의미이다. 곧 이 문헌은 석옥 청공과 백운 경한의 두 사람이 합작하여 만든 문헌에 해당한다.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은 원나라 석옥 청공의 문헌에 고려의 백운 경한이 여러 전등사서로부터 내용을 발췌하여 가미하는 과정에서 처음에 1권이었던 것이 2권으로 증보되었다. 그런데 백운은 석옥으로부터 받은 『불조직지심체요절』을 그대로 두고 따로 자신이 발췌한 대목을 붙이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백운은 『불조직지심체요절』을 읽어 가면서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 대목에 대하여 군데군데 직접 자신이 발췌한 내용을 증보하였다. 그 때문에 석옥 청공의 『불조직지심체요절』이 단행본으로 유통되고 있지 않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전체적으로 본래의 1권 분량이 2권으로 증보되었지만, 백운이 보입(補入)한 대목이 어떤 부분인가 하는 것을 판별할 수는 없다.
· 집필자 : 김호귀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HK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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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석 1 석가모니부처님을 비롯하여 지난 세상에 나타났다는 일곱 부처님[七佛]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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