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직지』의 판본, 금속활자본과 목판본

1377년(고려 우왕 3) 금속활자를 조판하여 인쇄한 『직지』와 1378년 목판에 판각하여 인쇄한 『직지』의 차이는 무엇일까? 현존하는 금속활자본에는 서문과 발문 그리고 상권 전체와 하권이 시작되는 제1장이 없기에, 목판본과 비교할 수 있는 부분은 하권의 제2장부터 권말제까지이다. 『직지』의 두 판본[1]국내에 남아 있는 3종의 『직지』 목판본 중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藏書閣) 소장본이 선본(善本)이기에,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의 금속활자본 『직지』와 장서각 소장의 목판본 『직지』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을 비교해서 알 수 있는 차이점은 활자의 조판에 있어 기본 틀이 되는 판식(板式), 활자의 서체와 크기에 따른 행자수, 본문의 글자 표기 방식 등 크게 세 부분이다.
〈그림 1〉 금속활자본(左)과 목판본(右)의 하권 제2장 앞면
1. 판식 금속활자본과 목판본은 판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우선 판의 네 변의 테두리인 반곽(半郭)의 크기가 금속활자본이 목판본에 비해 대략 세로 3cm, 가로 1.7cm 더 길다. 따라서 장정(裝幀)한 책 크기도 금속활자본이 더 큰 편이다. 금속활자본은 판의 중심인 판심(版心)에 어미(魚尾)가 없지만, 목판본에는 상하향흑어미(上下向黑魚尾)로 되어 있다. 또한 판심에 있는 제목도 금속활자본은 ‘직지(直指)’, 목판본은 ‘심요(心要)’로 달라 서로 구분된다.
〈표 1〉 금속활자본과 목판본의 형태사항 비교

금속활자본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본)목판본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본)
판심제直指心要
광곽형태사주단변(四周單邊)사주단변
광곽크기반곽(半郭) 19.8×14.1cm반곽 16.7×12.4cm
어미없음상하향흑어미(上下向黑魚尾)
책크기24.6×17.0cm21.2×15.6cm
2. 행자수 금속활자본과 목판본 모두 행(行)과 행이 계선으로 구분되어 있다. 두 판본 모두 반 장(반엽)에 11행으로 동일하지만, 각 행마다 글자 수는 다르다. 금속활자본이 목판본보다 광곽 크기는 더 크지만, 각 행마다 1, 2자가 적게 식자(植字)되어 있다.
〈표 2〉 금속활자본과 목판본의 행자수 비교
금속활자본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본)목판본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본)
계선유계(有界) 유계
행자수반엽(半葉) 11행(行) 18~20자(字)반엽 11행 18~21자
제2장 앞면의 행자수제1행 18자 / 제3행 19자 / 제5행 19자 / 제6행 18자 / 제8행 20자 / 제9행 19자 / 제10행 20자 / 제11행 19자제1행 20자 / 제3장 20자 / 제5행 21자 / 제6행 20자 / 제8행 20자 / 제9행 20자 / 제10행 20자 / 제11행 20자
특징중간 자[中字]와 작은 자[小字] 그리고 그 중간 크기의 활자가 확인된다. 주조 시기가 다른 3종 이상의 활자를 사용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판하본(板下本)의 글씨를 쓴 서원(書員)이 3명이기에, 권마다 글씨체가 조금씩 다른 경우를 확인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제2장 앞면 제1행에 금속활자본은 18자이지만 목판본은 20자로 되어 있다. 그것은 금속활자의 크기가 목판에 새긴 글자 크기보다 크며 또한 본문에 사용된 활자의 크기도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권 본문의 전체 장수가 금속활자본은 39장이며, 목판본은 37장으로 차이가 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림 2〉 금속활자본의 제39장 권말제면(左)과 목판본 제37장 권말제면(右)
3. 본문 글자 표기 금속활자본과 목판본은 중간 자[中字]를 본문에 사용하고 있으며, 작은 자[小字]를 본문의 내용을 보충하여 설명하는 주석에 2줄의 쌍행(雙行)으로 표기하고 있다. 그런데 금속활자본에는 본문에 중간 자 대신 작은 자를 사용하는 경우가 자주 보이는데, 하권에만 대략 120여 회 나타난다. 그 이유는 본문의 조판 과정에서 해당 활자가 없을 경우, 문장이 끝나면서 한 글자 정도가 다음 행에 위치할 경우 여백을 줄이기 위해 작은 자를 사용한 경우, 조판의 미숙 등에서 찾을 수 있다. 반면 목판본은 목판에 새기기 전에 서사자(書寫者)가 판식에 맞춰 원고를 미리 쓰기 때문에 행마다 글자 수가 일정한 편이고 글자 선택도 금속활자본에 비해 자유롭다. 따라서 금속활자본에 정자(正字)가 주로 사용된 반면, 목판본에는 이형자(異形字)나 이체자(異體字)가 보이며, 앞 글자와 동일한 글자가 연달아 나올 경우에 축약해서 반복 부호를 의미에 맞게 구별해서 사용하고 있다.
〈표 3〉 금속활자본과 목판본의 본문 표기 비교
금속활자본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본)목판본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본)
인면
(印面)
① 본문에 중간 자 대신 작은 자를 사용한 경우 : 제2장 앞면 제1행 ‘聽’ 자, 제39장 앞면 제4행 ‘拔’ 자 등
② 이와는 반대로, 주석으로 작은 자 쌍행 대신 중간 자로 판각된 경우 : 제11장 뒷면 「보수화상(寶壽和尙)」 사례(사진 3)
① 반복부호 ‘〻’ : 제2장 앞면 제5행에 ‘頭頭物物’과 같이 앞 글자와 동일한 글자가 연달아 나올 경우 ‘頭〻物〻’로 표기
② 반복부호 ‘’ : 제2장 앞면 제9행~10행에 ‘無生性 无形相’과 같이 앞 글자와 동일한 글자이며 끊어 읽어야 할 경우
③ 이체자 사용 : ‘無’ 자를 ‘无’ 자로 표기
묵서
기입
(記入)
① 본문에 가필(加筆)한 경우 : 제2장 앞면 제1행 ‘是’ 자, 제6행 ‘事’ 자, 제11행 ‘說’ 자
② 묵서(墨書) 구결, 주서(朱書) 띄어쓰기 표시
③ 서미(書眉)에 ‘○’ 표시로 차례 구분
① 서미에 ‘宝壽’, ‘神晏’ 등 차례를 직접 묵서로 기입
그리고 본문과 주석을 잘못 구분해서 글자를 표기한 경우도 금속활자본과 목판본의 비교에서 확인된다. 목판본에는 주석이 작은 자로 되어 있는데, 금속활자본에는 행을 달리하여 중간 자로 식자되어 있다. 이는 본문과 주석을 구분하지 못한 사례로 보인다.
〈그림 3〉 금속활자본(左)과 목판본(右)의 하권 제11장 「보수화상(寶壽和尙)」 주석 표기
이처럼 『직지』의 원문은 동일하지만 판식이나 행자수, 정자와 이체자, 본문과 주석 표기 등에서 차이가 나타나는 점으로 볼 때, 1377년 금속활자본과 1378년 목판본의 두 판본은 각각 독립된 방식으로 간행되었음을 알 수 있다. [부록1] 소장처별 『직지』 간행본의 구성과 서지사항
〈표 4〉 『직지』의 현존 간행본
〈그림 4〉 고서(선장)의 표지면(左)과 판본의 권수제면(右)
[부록2] 고서 용어설명
  • 고서(古書) : 일반적으로 1910년 이전에 간인(刊印)되거나 필사된 서적
  • 귀중본(貴重本) : 임진왜란(1592년) 이전에 간행된 고서이거나 유일본, 희귀본
장정
  • 선장(線裝) : 종이못인 지념(紙捻)을 박거나 매듭으로 인출한 종이를 묶어 고정한 후 표지를 덧대고 실로 제본한 것
판종
  • 금속활자본(金屬活字本) : 구리[銅]·철(鐵)·납[鉛] 등으로 주조하여 만든 금속활자를 활판에 심은 후 찍어낸 책
  • 목판본(木板本) : 판하본(板下本 : 목판에 맞춰 쓴 원고)을 목판에 대고 새긴 후 찍은 책
구성
  • 표지(表紙) : 표제(表題), 제첨(題簽), 책차(冊次), 총책수, 편목 등 기록
  • 공격지(空隔紙) : 책 표지와 책의 본문 사이에 끼워 넣은 빈 종이
  • 서문(序文) : 저자 소개 및 책의 편찬, 간행 경위 등 기술
  • 본문(本文)
  • 발문(跋文) : 책의 편찬, 간행 경위 등 기술
  • 간기(刊記) : 책을 간행한 시기와 장소를 간략히 기술
  • 연화(緣化) : 불사(佛事)의 실무를 담당하는 것. 모연(募緣)의 뜻과 유사
  • 시주(施主) : 불사를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 조연(助緣)의 뜻과 유사
서지용어
  • 계선(界線) : 본문 각 줄 사이를 구분하기 위해 그은 선
  • 광곽(匡郭) : 책장의 네 둘레에 돌려진 검은 선(테두리)
  • 권말제(卷末題), 권미제(卷尾題) : 권말(책의 끝)에 있는 제목
  • 권수제(卷首題) : 책의 본문이 시작되는 제목
  • 서근(書根) : 책의 아랫부분
  • 어미(魚尾) : 판심의 물고기 꼬리 모양처럼 생긴 부분. ‘백어미(白魚尾)’, ‘흑어미(黑魚尾)’, ‘2엽화문어미(二葉花紋魚尾)’ 등으로 구분
  • 장서인(藏書印) : 책의 소장자가 찍어 둔 도장
  • 제첨(題簽) : 책의 제목을 적기 위해 붙여 둔 종이
  • 침안(針眼) : 인출한 여러 종이를 선장(線裝) 형태로 실로 꿰매기 위해 뚫은 구멍
  • 판구(版口) : 중앙 판심에서 어미의 윗부분과 아랫부분. 검은 선이 있는 경우 ‘흑구(黑口)’, 없으면 ‘백구(白口)’, 글자가 있으면 ‘화구(花口)’ 등으로 구분
  • 판심(版心) : 중앙 부분의 접힌 곳
  • 판심제(板心題) : 판심에 있는 제목
  • 표제(表題) : 책의 겉표지에 있는 제목
  • 행자수(行字數) : 중앙 판심을 기준으로 한 면에 수록된 본문의 줄 수와 한 줄에 수록된 글자수
· 집필자 : 서수정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전문연구원)
관련주석
  • 주석 1 국내에 남아 있는 3종의 『직지』 목판본 중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藏書閣) 소장본이 선본(善本)이기에,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의 금속활자본 『직지』와 장서각 소장의 목판본 『직지』를 비교 대상으로 삼았다.

관련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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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활자본(左)과 목판본(右)의 하권 제2장 앞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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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활자본의 제39장 권말제면(左)과 목판본 제37장 권말제면(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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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활자본(左)과 목판본(右)의 하권 제11장 「보수화상(寶壽和尙)」 주석 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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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서(선장)의 표지면(左)과 판본의 권수제면(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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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지』의 현존 간행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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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서 백운 경한(1298~1374) | 1378 | 장서각 소장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상·하권은 1372년 백운화상이 편찬하고, 1378년 여주 취암사에서 목판으로 인쇄한 책이다. 이 책은 2권 1책으로 크기는 세로 21cm, 가로 15.8cm이다. 이색(李穡)과 성사달(成士達)의 서문, 백운의 발문이 수록되어 있다. 1992년 보물로 지정되었고, 이와 같은 판본의 책이 국립중앙도서관과 영광 불갑사에서 확인되었다. 상세정보 출처
  • 고서 백운 경한(1298~1374) | 1377 | 프랑스 국립도서관 소장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 하권은 1372년 백운화상이 편찬하여, 1377년 청주목(현 청주시) 흥덕사에서 금속활자로 간행되었다.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유일본이다. 세로 24.5cm, 가로 17cm 크기로 책의 표지는 18세기 이후 다시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책은 청주시의 추진으로 2001년에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었다. 상세정보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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