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미황사에서는 매년 10월[1]괘불재 개회 날짜는 다소 변동이 있었다. 2018년 이후에는 매년 10월 넷째 주 토요일로 고정되어 일관되게 이어오고 있다. (2023년 기준) 에 괘불재(掛佛齋)를 봉행해 오고 있다. 여기서 괘불이란 말 그대로 걸 수 있게 만든 불화로서, 법당 안이 아니라 밖에 매달아 두고 의식이나 법회에 사용하는 그림이다.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 있는 초대형 크기[2]보통 가로 5m 정도에 세로는 10m를 넘는다.로 제작된다.
괘불재는 이러한 괘불을 야외 설단에 걸어두고 진행하는 성대한 야외법회이다. 야외에서 많은 사람이 모인 가운데 펼쳐지는 의식인 만큼 개인이 아니라 공동체의 발원을 성취하고자 거행된다.
〈그림 1〉 제24회 달마산 미황사 괘불재 봉행(미황사, 2023)(불교신문)
300년 전의 거대 불화, 미황사 괘불
보물 1342호인 미황사 괘불은 조선 영조 3년(1727)에 탁행(琢行)·설심(雪心)·희심(喜心)·임한(任閑)·민휘(敏輝)·취상(就詳)·명현(明現) 등 화승(畵僧) 7명이 그렸다.
미황사 괘불은 홀로 서 있는 석가모니불을 화면에 가득 차게 그린, 독존도 형식[3]석가모니불을 단독으로 그리면 독존도(獨尊圖), 석가모니·문수보살·보현보살을 함께 그리면 삼존도(三尊圖), 석가 모니 삼존에 아난·가섭을 더하면 오존도(五尊圖), 석가모니 삼존에 아미타불·다보불·관음보살·세지보살을 그리면 칠존도(七尊圖), 석가모니 삼존과 10대 제자 등의 많은 권속을 같이 그리면 군도(群圖)라고 하여 불화의 형식을 나눈다. 의 탱화이다. 화면의 바탕은 주로 구름으로 가득 차 있는데, 화면 아래의 구름 안에는 칠보를 비롯한 갖가지 형상이 표현되어 있다. 화면 중앙에 있는 석가모니불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을 취하고 적색과 분홍색의 연꽃을 딛고 서 있는 모습이다. 석가모니불 얼굴의 미간(眉間)에는 백호(白毫)가 그려져 있고, 눈은 동공과 속눈썹까지 묘사되어 있으며, 가슴에는 ‘卍(만)’ 자가 그려져 있다.
석가모니불 두광(頭光) 좌우에는 구름을 타고 강림하는 모습으로 타방불(他方佛)[4]다른 세계(장소)에 있는 부처. 서방정토에 있는 아미타불과 동방유리세계에 있는 약사여래불이 대표적이다.이 작게 그려져 있다. 이들은 적색 옷을 걸치고 연화 좌대에 앉아 합장한 모습이다. 석가모니불 무릎 좌우에는 석가모니불을 향해 선 용왕과 용녀가 표현되어 있다. 좌측의 용왕은 원류관(遠遊冠)을 쓴 채 두 손으로 금장식 된 사각형의 함을 든 모습이다. 오른쪽의 용녀는 주구(注口)에서 뻗어 나오는 화염이 표현된 항아리를 두 손으로 들고 있는 형상이다.
괘불은 평상시에 대웅전 건물 내부의 괘불궤에 담아 보관하고 있고, 일 년에 한 번 괘불재가 봉행되는 날 경내 대웅전(혹은 선다원) 앞마당에 걸린다. 일반인들이 미황사 괘불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는 매년 10월 말 열리는 괘불재 때뿐이다.
미황사 괘불재 의식 절차
미황사 괘불재는 1부 괘불재와 2부 미황사 음악회로 구성된다. 1,000여 명이 운집한 사찰 앞마당에 대형 특설 무대가 마련되고, 무대 중앙에 전통방식에 따라 불단을 설치하고 장엄한다. 오후 2시에 괘불이운을 시작으로 괘불재가 시작되며, 괘불재를 마치면 음악회가 이어진다.[5]미황사 괘불재의 의식 절차는 회차에 따라 가감이 있다. 본문에서 제시한 절차는 일반적인 경우이다.
1. 괘불이운
스님들과 절 아랫마을 청년들 20여 명이 입막음천을 물고, 괘불을 마당에 모신다. 이때 범종과 법고소리가 도량에 가득하게 울린다.
2.헌향·헌다
부처님께 법회를 고하고, 향과 차를 올린다.
3. 만물공양
참석한 대중들이 각기 1년간 정성을 다해 지은 농산물을 올리는 시간이다. 쌀농사 지은이는 햅쌀을, 콩 농사 지은이는 해콩을, 호박 농사 지은이는 호박을 올린다. 그뿐만 아니라 논문, 책, 차, 직접 찍은 사진 등 1년 동안 자신이 이룬 성취물이나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물건을 올리기도 한다. 다회(茶會) 회원들은 헌다(獻茶)를 하고, 스님들은 꽃을 올린다. 사람들이 갖가지의 공양물을 올리면 내빈들이 사람들의 소원을 적은 발원문을 낭송한다.
4. 통천
기도의 시간이다. 북소리에 맞추어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정근을 다 함께 따라 한다. 참여한 스님들이 참가한 모든 사람의 이름을 불러주고 축원을 올린다.
5. 법어
매해 큰스님을 법단에 모시고 부처님의 말씀과 깨달음의 법문을 듣는다.
이로써 오후 1시에 시작한 의식은 오후 5시쯤 마무리된다. 이어서 사찰에 어스름이 깔리는 6시부터는 ‘미황사 음악회’가 시작된다. 미황사 음악회는 우리나라 산사음악회의 원조로 알려져 있다. 괘불재와 같이 2000년 가을에 시작하여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진행해 왔다.
미황사 괘불재의 특징과 의의
미황사 괘불을 만나는 의미는 조선시대와 오늘이 조금 다르다. 임진왜란을 비롯하여 대규모 죽음이 잦았던 조선후기에 미황사 괘불재는 중생을 위로하고 영가를 천도하는 자리였다. 지금의 미황사 괘불재는 과거 괘불재의 정성은 이어가면서 지역민을 비롯하여 미황사와 인연을 맺은 이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도록 축제의 의미가 강조된다. 미황사 괘불재는 참여자들이 1년 동안 수확한 결과물을 나누면서 한 해를 마감하는 한편, 내년을 향한 발원을 담는 소박한 축제의 장이다.
〈그림 2〉 미황사 괘불재의 만물공양 의식(미황사, 2023)(불교신문)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괘불재 개회 날짜는 다소 변동이 있었다. 2018년 이후에는 매년 10월 넷째 주 토요일로 고정되어 일관되게 이어오고 있다. (2023년 기준)
- 주석 2 보통 가로 5m 정도에 세로는 10m를 넘는다.
- 주석 3 석가모니불을 단독으로 그리면 독존도(獨尊圖), 석가모니·문수보살·보현보살을 함께 그리면 삼존도(三尊圖), 석가 모니 삼존에 아난·가섭을 더하면 오존도(五尊圖), 석가모니 삼존에 아미타불·다보불·관음보살·세지보살을 그리면 칠존도(七尊圖), 석가모니 삼존과 10대 제자 등의 많은 권속을 같이 그리면 군도(群圖)라고 하여 불화의 형식을 나눈다.
- 주석 4 다른 세계(장소)에 있는 부처. 서방정토에 있는 아미타불과 동방유리세계에 있는 약사여래불이 대표적이다.
- 주석 5 미황사 괘불재의 의식 절차는 회차에 따라 가감이 있다. 본문에서 제시한 절차는 일반적인 경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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