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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사순례

삼사순례(三寺巡禮)는 윤달을 맞이하여 말 그대로 세 곳의 사찰을 돌며 삼독(三毒: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번뇌를 없애고 부처님과의 인연을 두텁게 하고자 하는 수행의식이다. 삼사순례는 액운을 없애고 복을 짓기 좋다는 윤달에 주로 하지만 다른 때에 하기도 하고, 사찰마다 매년 일정한 때에 정기적으로 행하기도 한다.
〈그림 1〉 화엄사 각황전 앞 성지순례 기념사진(대흥사, 2023)(대흥사)
근현대 삼사순례의 시작 윤달에 불교의식이 행해진 것은 고려시대의 기록에서 자주 보인다. 조정에서는 윤달을 맞아 왕이 절을 찾아 불공을 올리거나 백좌도량(百座道場), 대장경 경찬 등의 의식을 행해왔다. 이런 점에서 윤달에 사찰을 방문하여 기도를 드리는 역사는 오래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만 한국불교의 역사에서 일반인의 순례는 활성화되지 않은 편이었다. 수행의 방편으로 유행(遊行) 생활을 했던 승려들의 경우를 제외하면, 일반신자가 산중사찰을 순례하는 행위는 경제적인 면이나 교통 여건에서나 힘든 면이 존재했다. 노스님들의 인터뷰를 종합해 보면,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삼사순례가 시작된 시기는 1970년대 이후라고 보여진다. 생각보다 근래에 시작된 순례문화로 교통의 발달과 여가를 활용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기반에서 생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조선후기부터 윤달에 내세기복을 위해 성행했다고 하는 답성(踏城)놀이와 삼사순례가 그 의례의 목적과 행위적 측면에서 많은 부분 일치하고 있어 주목할 만하다. 윤달에 행하고, 세 번을 돌며, 극락왕생 발원을 유난히 중요시한다는 점이 같다. 답성놀이가 삼사순례의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더라도, 윤달에 성스러운 곳을 찾아 ‘밟고’, ‘도는’ 행위가 내세의 복을 가져준다는 민속적 관념 속에 서로 연관성을 가지며 생성된 것으로 보인다. 삼사순례의 의례적 특징 사찰순례는 정해진 규범이 없어, 구도적 자세부터 여가활동의 일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난다. 그렇다 하더라도 불자로서 부처님을 향한 예경의 자세는 잊지 않으므로, 보통 해당 사찰 대웅전에 들러 부처님께 불공을 올리고 108배를 하고 쌀이나 불전을 놓고 탑을 돌기도 한다. 보통의 사찰 참배 행위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이런 행위 속에서도 윤달 불교세시로서 삼사순례가 갖는 독특한 양상이 포착된다. 첫째, 시간적 측면에서 ‘1일’ 안에 세 절을 모두 돌아야 한다는 신념을 보인다. 귀가하거나 여행지에서 숙박한 다음 다음날 순례를 계속하는 것은 의례의 단절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삼사순례가 아무리 자율적이라고는 하나, 하루 안에 일정을 마침으로써 순례가 갖는 제의성과 신성성을 지키고자 한다. 둘째, 근래로 오면서 동일한 유형이나 의미를 갖는 절을 묶어 찾는 경우가 보인다. 삼보사찰인 ‘통도사·해인사·송광사’를 묶어 가거나, 바닷가 3대 기도처로 알려진 ‘남해 보리암·강화 보문사·양양 홍련암’을 철야를 불문하고 함께 찾는다.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신 5대 적멸보궁을 모아 순례지로 택하기도 한다. 셋째, 삼사순례에서는 평상시와 달리 지옥중생을 구제하는 지장보살이나 명부세계를 관장하는 시왕과 그 권속을 중심적으로 참배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자신의 내세 극락왕생을 미리 닦기 위해 행하는 예수재와도 밀접한 관련을 갖는다.[1]구미래(2007), 「윤달 ‘세절밟기’의 민속적 전개와 제의적 특성」, 『실천민속학연구』 10, 안동: 실천민속학회, 155-167쪽.
윤달 삼사순례의 의미 삼사순례는 사실 윤달에만 있는 행사는 아니다. 부처님오신날에도 많은 불자들이 개인적으로 삼사순례를 갖는다. 또 뜻맞는 불자들이 모여서 정기적으로 삼사순례를 실시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삼사순례의 절정은 아무래도 윤달이다. `공달', `덤달'의 삼사순례가 더 영험 있을 것이라는 신심이 윤달 삼사순례의 인기 요인이다. 복을 빌고 내세의 안녕을 추구하는 소박한 마음이 반영된 민중적 풍속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불자는 성지를 순례하는 동안 자기 안의 탐진치를 돌아보고 부처님의 제자되기를 발원하는 기회를 마주하게 되므로 근본적으로 종교의례적 성격을 갖는다.
〈그림 2〉 울진 불영사 가는 순례단 행렬(월정사, 2017)(월정사)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구미래(2007), 「윤달 ‘세절밟기’의 민속적 전개와 제의적 특성」, 『실천민속학연구』 10, 안동: 실천민속학회, 155-1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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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 그리고 우리를 위한 복 짓기
    도서 구미래 | 서울: 아름다운인연 | 2014 상세정보
  • 윤달 ‘세절밟기’의 민속적 전개와 제의적 특성
    학술논문 구미래 | 실천민속학연구 | 10 | 안동: 실천민속학회 | 2007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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