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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기도

동지(冬至)는 양력 12월 22일(혹은 23일)로 일 년 중 낮이 가장 짧고 밤이 가장 긴 때이다. 하지(夏至)부터 짧아진 해가 동지를 기점으로 다시 길어지기 시작하는데, 이를 옛사람들은 태양이 재생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런 의미에서 동지는 시작, 재생, 부활의 종교적 상징성을 띠게 되는데, 불교에서도 동지의 상징적 의미를 받아들여 이날 동지기도를 중요하게 봉행하고 있다. 불자들은 동짓날 절을 찾아 공양을 올리며 부처님 앞에서 한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발원을 올린다.
〈그림 1〉 동지기도 법회에서 법문 (조계사, 2022)(조계사)
동지 민간 세시와 불교 세시 민간에서는 동지를 ‘작은설’ 혹은 그 한자어로 ‘아세(亞歲)’라 불러왔다. 동지가 태양의 부활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어서 설날 다음가는 작은설로 대접한 것이다. 민간에서는 예부터 이날에 동지부적(冬至符籍)이라 하여 뱀 ‘사(蛇)’자를 써서 거꾸로 붙여 잡귀를 막는 속신(俗信)이 있다. 특히 동지에는 동지팥죽을 먹는 풍습이 있는데, 동지에 팥죽을 쑤어 먹지 않으면 쉬이 늙고 잔병이 생기며 잡귀가 성행한다는 속신이 있다. 동짓날 날씨가 온화하면 이듬해에 질병이 많아 사람이 많이 죽는다고 하며, 눈이 많고 날씨가 추우면 풍년이 들 징조라고 여긴다. 한편, 동지에는 달력을 서로 주고받는 풍습이 있다.『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홍석모, 1849)에는 관상감(觀象監)에서 새해의 달력을 만들어 궁에 바치면, 나라에서 이 책력(冊曆)에 옥새를 찍어 백관에게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달력을 받은 관원들은 이를 친지들에게 나누어주었는데, 단오에 부채를 주고받는 풍속과 아울러 이 풍속을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 하였다. 사찰에서는 민간의 동지 풍속을 수용하여 이를 보전하고 있다. 동짓날이면 불공을 올리고 부적을 나눈다. 특히 이날에는 대대적으로 팥죽을 쑤어 불전에 공양하고, 그것을 누구든 먹을 수 있도록 한다. 먹거리가 부족했던 시절부터 사찰의 팥죽 나눔은 소외된 이웃을 돌보는 소중한 행사였다. 지금도 대부분의 사찰에서는 이 행사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또한 동지 무렵이 되면 절에서는 다음 해 달력을 새로 만들어 나눈다. 음력을 기준으로 치르는 불교 행사와 법회를 살필 수 있도록 음력 날짜를 강조하는 점이 일반 달력과 다르다. 현행 동지기도 법회 절차 동지기도는 하루만 봉행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동지 3일 전에 입재하여 동짓날 당일에 회향한다. 사찰에 따라 열흘이나 2주, 3주에 걸쳐 길게 치르기도 한다. 전통적인 동지 불공의례는 ‘헌공(獻供), 정례(頂禮), 참회(懺悔), 발원(發願), 회향(回向), 시식(施食)’의 순으로 봉행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정기적인 대중법회의 절차를 따르는 것이 보통이다. 사찰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개식(開式), 헌공, 삼귀의(三歸依), 찬불가(讚佛歌), 반야심경(般若心經), 청법가(請法歌), 설법(說法), 발원문(發願文), 사홍서원(四弘誓願), 산회가(散會歌), 폐회(閉會)’의 절차를 따른다. 동지팥죽을 함께 나누어 먹으며, 지난해의 액(厄)으로부터 벗어난다는 의미로 몸에 착용했던 헌 옷가지를 불에 태우는 소대의식(燒臺儀式)을 행하기도 한다.
불교세시로서 동지기도의 의미 동지기도는 지난해의 잘못을 참회하고 새해의 희망을 발원하는 송구영신(送舊迎新)의 의미가 강하다.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때에 부처님 앞에서 지난 한 해의 잘못을 참회하며 되돌아 보고, 다가올 한 해의 삶과 수행에 삼독(三毒)의 어리석음에 빠지지 않도록 밝은 서원을 세우는 시간이다. 사찰을 찾은 불자들은 다가오는 새해에 모든 재앙이 내 가정과 이 나라, 이 법계에 끼치지 않도록 기도하는 한편, 마음을 단속하며 참회와 발원의 시간을 갖는다. 낮의 길이가 비로소 길어지고 양의 기운이 움트는 이날, 부처님 제자로서의 수행이 시작되는 날이 바로 동지이다.
〈그림 2〉 동지법회에서 대중스님과 재가불자의 기도(월정사, 2018)(월정사)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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