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에서는 사찰 창건을 ‘산문(山門)을 연다’는 뜻으로 개산(開山)이라 하고, 사찰 창건주를 개산조(開山祖)라 이른다. 개산대재는 사찰 창건을 기념하여 개산조에게 공양을 올리고 그 가르침을 되새기는 법회이다. 역사가 깊은 사찰에서는 매년 창건을 기념하는 개산대재(開山大齋)를 열어 의식을 봉행하고 개산조의 정신을 기리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그림 1〉 개산대재 봉행 모습(범어사, 2021)(범어사)
사찰의 생일축제, 현행 개산대재의 주요 프로그램
개산대재는 사찰의 창건일을 기념하는 법회이므로 이날은 곧 사찰의 생일잔치가 열리는 날이라 할 수 있다. 최근 개산대재는 단일법회의 차원을 넘어 복합문화축제로 전환되고 있다. 다양한 공연을 비롯하여 학술제, 전시회, 음악회, 체험장 등을 준비하여 산중의 모든 대중과 불자, 지역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잔치마당을 만든다.
〈표 1〉현행 개산대재 프로그램
| 사찰 | 명칭 | 개산대재의 주요 프로그램 |
|---|---|---|
공주 갑사 | 개산대재 | 부도전 다례재, 괘불헌공, 법요식, 합동위령재, 인경체험 |
김제 금산사 | 개산대재 | 대법회, 미륵십선계 수계식, 음악회, 만등점등 |
김천 직지사 | 호국성사 사명당 문화대제전 | 헌향재, 산사음악회, 백일장, 심포지엄, 사경대회, 천년수향식, 장터 한마당 |
부산 범어사 | 개산대재 | 개산대재 법요식, 보살계 산림법회, 자선신도음악회, 불교 전통놀이 체험, 민화 전시회, 사진전 |
서울 봉은사 | 개산대재 | 역대조사 다례재, 수계법회, 정대불사, 명사 강연회, 산사음악회, 사경 체험, 불화 전시회, 전통차 시음회 |
양산 통도사 | 개산대재 | 영축삼보 이운, 괘불헌공, 영고재, 개산대재 법요식, 부도 헌다례, 영축문화공연, 괘불 특별전, 통도사 문화재 알기 체험, 특별전시 |
영천 은해사 | 중악 팔공산 은빛문화제 | 개산대재 법요식, 산사 노래자랑, 청소년 노래·댄스 경연대회, 산사야경 숲길 야행, 추석맞이 전래놀이, 지역농특산물장터, 먹거리마당 |
정선 정암사 | 개산대재 | 괘불이운식, 합동위령재, 범패 시연, 현대무용 포퍼먼스, 문학 산상콘서트, 산사음악회 |
하동 쌍계사 | 개산기념 대축전 | 기념 법회, 약찬가 독송 기도, 학술 세미나, 설법 특강, 산사음악회 |
현행 개산대재의 세부 행사 내용을 확인해 보면, 각 사찰의 정체성과 개성을 담은 불교 전통의례를 비롯하여 산사음악회나 불교전통문화 체험과 같은 대중적인 문화프로그램이 함께 진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통도사를 통해 살펴본 개산대재의 전통의식 절차
대부분의 개산대재와 마찬가지로 통도사 개산일은 음력 9월 9일 중양절로 삼는다. 이날은 통도사를 창건한 자장(慈藏, 590-658) 율사의 계율정신을 기리고 삼보(三寶)의 환희를 나누며 수행을 다짐하는 축제의 날로서, 통도사의 주요한 무형유산이 집중적으로 펼쳐진다.
통도사 개산대재 구성을 살펴보면,[1]2015년(개산 1370주년)의 경우. 제1일에 어린이 수계법회 재롱잔치, 청소년 댄스경연대회를 펼친다. 제2일에는 전통의식을 재현하여 괘불을 이운하고 헌공한 다음 축하공연과 통도사 학춤을 선보이며, 다문화가족 음악회를 진행한다. 제3일에는 어르신들을 위한 만발공양(萬鉢供養)이 펼쳐지고, 제4일에는 부도전에 헌다례를 올린다. 제5일인 9월 9일에는 영사재와 법요식을 진행하고 회향한다.
이 가운데 불교 전통의식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제2일의 괘불이운과 헌공은 ① 이운 준비, ② 이운행렬, ③ 헌괘, ④ 헌공의 절차로 진행된다. 또한 괘불을 내린 자리에서는 ‘통도사 학춤’이 공연된다. 제4일의 부도원 헌다례(獻茶禮)의 경우, 먼저 자장 스님의 진영을 부도탑 중앙에 모시고 육법공양을 올린다. 이후 역대조사를 모신 60여 기의 부도와 석비(石碑)마다 다인(茶人)이 한 명씩 자리하여 직접 차를 달여 올린다. 아울러 자장 율사의 영정을 봉안한 개산조당 앞에서 영사재(影祀齋)를 봉행한다.[2]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통도사 개산대재”. http://www.koreansansa.net
개산대재의 현대적 의미
현재 널리 확산되고 있는 개산대재는 사찰의 개산조사께 공양을 올리는 불교의례이면서, 동시에 사부대중과 지역민이 함께 어울려 다양한 볼거리와 놀거리를 즐기는 불교문화축제가 되고 있다. 사찰의 생일잔치인 개산대재는 의례, 역사, 학술, 예술, 수행, 놀이 등을 아울러 모든 불교문화 영역을 재현하고 전승하는 현대적 사찰축제의 정수를 보여주는 자리이다.
〈그림 2〉 개산대재의 다례식(범어사, 2023)(범어사)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2015년(개산 1370주년)의 경우.
- 주석 2 산사세계유산등재추진위원회, “통도사 개산대재”. http://www.koreansans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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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계다례추계다례는 가을의 길일에 선대조사를 추모하기 위하여 그 영단에 차를 공양하는 사찰 의례이다. 보통 양수가 두 번 겹쳐 좋은 기운이 있는 날로 알려진 음력 9월 9일 중양절에 진행한다. 봄철 삼짇날에 춘계다례를 봉행하는 것과 짝을 이루어 가을철 중양절에 추계다례를 행하는 것이다. 옛날부터 중양절이 되면 나라에서는 국가행사를 벌였고, 민간에서는 제사를 올리지 못한 조상에게 천신(薦新)을 하였다. 불교계에서도 중양절은 중요한 세시 절기로 꼽는다. 전국의 사찰에서는 이날을 맞아 다례를 비롯, 영가천도재, 가을 산신재, 개산대재, 수... -
보은 법주사 속리산 문화축제보은 법주사 속리산 문화축제는 충청지역의 대표적인 가을축제로 매년 10월 중구절(음력 9월 9일)을 전후하여 개최된다. 법주사의 창건주를 추모하는 개산대재(開山大齋), 사찰음식과 세계음식을 선보이는 백미백락(百味百樂), 지역민과 소통·화합하는 장인 산사음악회로 구성된다. 〈그림 1〉 법주사 속리산 문화축제(2023)(법주사) 개산대재, 백미백락, 산사음악회로 이어지는 복합문화축제 속리산 문화축제는 법주사가 중심이 되어 지역주민과 함께 진행하는, 개방적인 사찰축제이다. 처음 단독으로 개회되던 개산대재에서 사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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