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안거 해제는 음력 7월 15일에 행한다. 이날은 90일간 진행된 하안거 정진을 푸는 날이다. 각 총림의 방장스님은 해제 법문을 내려 안거 이후의 계속된 발심과 정진을 당부한다. 하안거 해제일은 스님에게는 여름 한철 정진의 결계가 해제되는 날이면서 불자에게는 49일간 진행해 온 선망부모의 천도 기도가 회향되는 우란분절이기도 하다.
〈그림 1〉 하안거 해제법회 (송광사, 2023)(송광사)
해제일의 자자
자자(自恣)란 안거 해제날(혹은 그 전날) 안거 수행 중 범한 잘못을 대중 앞에 나와서 함께 수행한 대중으로부터 잘못을 지적받고 용서받는 의식이다. 『사분율』에 따르면 우선 자자를 행하는 날, 상좌(上座)가 ‘오늘 자자를 합니다’하고 알린다. 때가 되면 대중이 모여 자자의식을 진행한다. 자자를 행하는 당사자는 모두 꿇어앉아 합장하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대덕 스님이시여, 대중이 오늘 자자하는 날이며, 저 아무개 비구도 또한 자자를 합니다. 만약 보았거나 들었거나, 의심되는 허물이 있거든, 대덕 스님들께서는 저를 어여삐 여기시어 말씀하소서. 제가 만약 저의 잘못을 발견한다면 법답게 참회하겠나이다.[1]『대정장』22, 837上(「사분율」권37, 제2분 자자건도(自恣犍度) 上).
자자를 행하는 자는 이와 같이 두세 번 말하고 대중 스님으로부터 잘못을 지적받고 참회를 구한 후 자리에 앉는다. 자자의식은 어른 스님부터 시작하여 신입 스님에 이르기까지 한 사람 한 사람 돌아가며 진행한다.[2]정각(2001), 『한국의 불교의례1』, 서울: 운주사, 194쪽.
이러한 자자의식은 일상에서 청정한 계행을 실천하는지 점검하는 포살의식과 유사하다. 포살(布薩)은 같은 지역의 스님들이 보름과 그믐날 한자리에 모여 지켜야 할 계율의 조목을 외우며 부처님 말씀대로 생활하고 있는지를 돌아보고, 죄가 있으면 참회하며 바른 행동을 다짐하는 의식이다. 이 두 가지 의식은 승가의 청정함을 계속 유지하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하안거 해제일의 공승법회
공승법회란 불자들이 그동안 안거 수행에 전념해온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고 공경의 마음을 전하는 자리이다. 안거가 끝난 해제법회에서는 신도들이 하안거 기간 수행 정진에 몰두해 온 스님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담아 큰절을 올리고 생필품과 보시금 등의 공양물을 전하는 관례가 있다. 이 법회는 부처님의 10대 제자 가운데 한 명인 목련존자가 지옥에서 고통받는 어머니를 구하기 위해 수행하는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렸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과거에는 100가지 곡식으로 공양을 올렸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스님에게 올리는 공양은 가사와 음식, 거처, 의약품 등 4가지 필수품으로 간소화됐다.
남양주 봉선사는 하안거 해제법회를 겸하여 공승법회를 행하는 사찰로 유명하다. 하안거 해제가 있는 날 봉선사 신도회는 불자들의 정성을 모아 대중 스님들에게 가사를 비롯한 공양물을 올린다. 공승법회는 경내 청평루에서 1부 의식으로 대령과 관욕의식, 괘불 상단불공 및 헌공, 축원, 반야심경 봉독 등을 행한다. 2부부터는 본격적인 의식으로 삼귀의례로 시작, 우란분 가사공양, 공승례, 우란분경 독송, 주지 스님의 인사와 회주스님의 법어 말씀으로 마무리한다.[3]송지희(2022. 8. 12.), 「봉선사, 가사공양 공덕으로 효 실천하는 '공승법회'」, 『현대불교』. http://www.hyunbulnews.com
〈그림 2〉 하안거 포살법회의 대중 참회 모습(화엄사, 2023)(화엄사)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대정장』22, 837上(「사분율」권37, 제2분 자자건도(自恣犍度) 上).
- 주석 2 정각(2001), 『한국의 불교의례1』, 서울: 운주사, 194쪽.
- 주석 3 송지희(2022. 8. 12.), 「봉선사, 가사공양 공덕으로 효 실천하는 '공승법회'」, 『현대불교』. http://www.hyunbu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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