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돌이는 탑을 돌며 개인과 가정의 평안을 기원하는 의식이다. 탑돌이는 부처님오신날에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각종 불사(佛事)를 회향할 때 행한다. 다만 부처님오신날이 국경일로 제정된 이후로 전국의 사찰에서 법요식 후 저녁에 제등행렬을 마치고 각 사찰로 돌아와 탑돌이로 회향하는 방식이 일반화되었다.
〈그림 1〉 봉축 탑돌이(월정사, 2017)(월정사)
탑돌이의 유래와 역사
탑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사리(舍利)를 봉안한 일종의 묘로서 부처님 열반 후 가장 대표적인 신앙 대상이 되었다. 이후 불상이 주요 신앙 대상으로 자리 잡은 후에도 탑에 대한 신앙은 지속됐다. 탑돌이 시에 오른쪽으로 도는 까닭 역시 유래가 깊다. 고대 인도에서는 불교의 성립 전부터 깨달은 자에 대한 예경으로 그 주위를 도는 요잡(繞匝) 의식이 있었다. 특히 오른쪽으로 세 번 도는 ‘우요삼잡(右繞三匝)’을 행하였다. 현행 탑돌이는 이러한 우요삼잡의 전통을 기본적으로 따른다.
우리나라의 탑신앙은 불교의 수용과 함께 진행되었다. 이후 8세기 초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의 영향으로 탑신앙의 공덕이 강조되면서 본격적으로 성행하게 되었다. 신라시대에는 탑돌이를 복회(福會)라고 불렀는데, 이 의미를 따르면 탑돌이의 목적이 기복(祈福)임을 확인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도 탑돌이는 계속되었으나, 기존에 독립적으로 설행되던 방식에서 연등회나 팔관회 같은 큰 법회의 일부로 포함되는 식으로 변화했다.
불교가 크게 성행하지 못한 조선시대에도 탑돌이의 실행를 유추할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있다. 태종의 둘째 아들 효녕대군(1396-1486)은 양주 회암사(檜巖寺)에서 법회를 열다가 탑의 사리가 나뉘는 영험을 체험하였다. 그리고 이 영험담을 전해 들은 세조는 원각사를 짓고 탑을 조성하여 사리를 봉안했다고 전한다.
현행 탑돌이 사례
탑돌이는 경건한 수행으로서 예경의례 또는 민속축제로 전승되었다. 그런데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그 원형을 거의 상실하여 오늘날 예전의 탑돌이 방식을 정확히 살피기는 어렵다. 다만 법주사 팔상전, 원각사지(현재 탑골공원), 통도사 금강계단(金剛戒壇), 불국사 석가탑·다보탑 등의 탑돌이에서 그 흔적을 살펴볼 수 있다.
그중 법주사 탑돌이는 처음으로 문화유산으로 인정받은 사례이다. 법주사의 탑돌이가 조선시대에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 원형을 알 수 있는 자료는 현재 전하지 않는다. 다만 1910년대까지 이어졌다는 구전만 있다가, 1970년 충북 교육위원회에 재직 중이던 박재용이라는 사람의 주도하에 복원되어 현대적으로 재현되었다. 당시 법주사 탑돌이는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민속놀이 부분에서 문공부장관상을 받으면서 크게 주목받았다.
법주사 탑돌이의 진행을 보면, 십바라밀 정진 과정에 따라 각 수행을 상징하는 도상의 형태로 탑을 돈다. 그 진행 절차는 크게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지혜(智慧)-방편(方便)-원(願)-역(力)–지(智)’의 순이다. 탑을 도는 모습은 원이나 반원을 도는 모습이 가장 일반적이며, 반달형으로 춤을 추거나 절구형으로 돌기도 하고 두 겹의 원을 만드는 등 다채롭다.
탑돌이의 특징과 의의
탑돌이는 주로 개인이나 소수가 아닌 집단적, 공동체적 의식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대중적 성격이 다분하다. 특별한 의례 절차나 의식구 등을 필요치 않은 점 역시 대중적 신앙의례의 배경이 된다. 불교의 수용과 함께 시작된 탑돌이는 불교에 한정되지 않고 대중과 호흡하며 한민족의 문화와 민속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림 2〉 정암사 ‘수마노탑’ 모형등을 도는 봉축 행렬(광화문 광장, 2023)(조계사)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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