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등회는 신라시대에 시작되어 고려 연등회와 조선 관등놀이를 거쳐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전통축제이다. 현재는 부처님오신날을 기념하는 가장 대중적인 행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중심 행사는 서울 종로 일대에서 열리지만, 소규모의 연등회가 전국 각지에서 지역별로 진행된다. 연등회는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유일무이한 전국축제이며, 국가무형문화재이면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세계적인 축제이기도 하다.
〈그림 1〉 포대화상(布袋和尙)을 비롯한 다양한 등를 앞세운 연등행렬(문화재청국가문화유산포털)
연등회의 역사와 의미
인도의 연등회에서는 밤새도록 등을 밝히고, 꽃과 향을 공양하며 화려하게 장식한 사륜거에 부처님과 보살들을 안치하고 행진하는 행상(行像)[1]성 밖에 있는 부처님을 성으로 모셔오는 행사로 국왕이 직접 맞이했다고 한다. 문무왕(2023. 6. 29.), 「가장 험하지만 매력적인 그곳, 사막남로」, 『불교신문』. https://www.ibulgyo.com이 있었고, 행상 중에는 연희자들의 각종 연희가 펼쳐졌다. 이러한 방식의 연등행사는 이후 중국, 한국, 일본의 연등회에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삼국사기(三國史記)』의 기록에 의하면 866년(경문왕 6) 정월 15일에 국왕이 황룡사로 행차하여 등불을 구경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신라의 연등행사는 고려로 계승되었다. 음력 2월 보름을 전후하여 설행된 상원 연등회는 밤낮으로 3일 동안 이어졌다. 연등회가 열리는 첫날 저녁에는 왕이 사찰[2]주로 태조 왕건의 원찰인 봉은사(현 강남구 삼성동 소재)와 문종의 원찰인 흥왕사(황해도 개풍군 덕적산 소재, 조선시대 들어오면서 폐사)에서 거행되었다. 전경욱(2008), 「연등회의 전통과 현대축제화의 방안」, 『남도민속연구』 17, 광주: 남도민속학회, 17쪽.로 행차하면서 장대한 행렬을 이루었으며, 오가는 길목에서는 다채로운 기악잡기(妓樂雜技)가 연행되었다. 행사의 마지막 날 밤에는 야간 통행이 해제되고 화려한 연등을 보며 즐기는 관등놀이(觀燈―)가 펼쳐졌다.
고려 중엽 이래로는 국가차원의 상원 연등회와 별도로 백성들이 중심이 된 사월초파일 연등회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무신정권 시대에 이르러서는 국중행사인 상원 연등회보다 민간에서 주도하는 사월초파일 연등회가 백성들의 지지를 얻어 축제화 되었다.
조선시대에도 사월초파일 연등회는 백성들의 큰 축제였다. 유학자들의 무수한 상소가 이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초파일 연등행사는 궁궐에서도 화려하게 치러졌다. 조선의 사월초파일 연등회는 사대부 유학자에서부터 서민에 이르기까지 가족 수만큼 등을 달아 ‘관등’을 즐기는 축제의 장이 되었다.[3]이윤수(2014), 「4월 초파일 연등회 관등 풍속과 문화콘텐츠」, 『한국민속학』 59, 서울: 한국민속학회. / 전경욱(2008), 「연등회의 전통과 현대축제화의 방안」, 『남도민속연구』 17, 광주: 남도민속학회.
고려시대 민간에서 활성화된 초파일 연등회는 세시풍속으로 정착하여 조선시대를 거쳐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행사의 구성과 진행 절차
서울을 기준으로 연등회는 이틀 동안 진행된다. 첫째 날에는 ‘전통등 전시회’, ‘어울림마당’, ‘연등행렬’, ‘대동한마당’이 진행되고, 둘째 날에는 ‘전통문화마당’이라는 이름으로 각종 공연과 연등놀이 등이 다채롭게 펼쳐진다.
1. 전통등 전시회
연등회는 광화문광장에서 탑등(塔燈)에 불을 밝히면서 시작된다. 매해 국보급 불탑을 원형으로 한 모형 탑등에서 점등식을 한다. 연등회는 등 축제이다. 다양한 전통등을 전시하는 ‘전통등 전시회’에서는 연등행렬 전에 미리 연꽃등, 단체 행렬등, 장엄등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전시회는 청계천이나 광화문 광장에 마련된다.
2. 어울림마당
연등행렬에 앞서 늦은 오후에는 동국대 운동장에선 ‘어울림마당’이 펼쳐진다. 어울림마당에서는 각 단체들이 1년여간 준비해 온 춤과 노래 공연이 이어진다. 어울림마당과 함께 열리는 연등법회에는 한국 불교를 대표하는 각 종단 대표자들이 대거 참석한다.
3. 연등행렬
연등회의 하이라이트는 ‘연등행렬’이다. 어스름이 깔리는 시각이 되면, 각 참가단체에서 만든 수만 개의 행렬등과 장엄등 행렬이 흥인지문을 거쳐 종로 일대, 조계사까지 이어진다. 국방부 취타대와 전통의장대가 행진곡을 연주하는 가운데 약 5만여 명이 각자 1∼2개의 연등을 들고 행렬한다.
연꽃, 국화꽃, 수박, 초승달, 별, 호랑이, 코끼리, 불경, 범종, 싯다르타의 탄생지인 룸비니동산 등 다양한 소재를 형상화한 연등이 개성을 뽐낸다. 태국, 네팔, 대만,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몽골, 미얀마, 베트남 등 외국 불교 참가단은 이국적인 복장이나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4. 대동 한마당
연등행렬 이후 축제의 마무리를 알리는 ‘대동 한마당’이 펼쳐진다. 명칭은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는 전 세계인의 문화 축제라는 뜻을 담았다. 한밤 종각사거리에서 열리는 대동 한마당에서는 가수들의 공연과 율동, 강강술래 등으로 모두 하나 되는 시간을 갖는다.
5. 전통문화마당
이튿날에는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조계사 앞 우정국로 일대에서 ‘전통문화마당’이 펼쳐진다. 100여 개 부스가 참여해 사찰 음식, 전통 문양 그리기, 연등 만들기 등 다채로운 체험 행사를 연다. 같은 시간 공평 사거리에선 공연 한마당이 펼쳐진다. 길놀이, 승무, 풍물, 국악, 북청사자놀음 등 관객과 함께 즐기기 위한 전통 공연이 펼쳐지고, 저녁에는 전문 연희단이 종로 일대서 다시 한번 연등행렬을 재현한다.
연등회의 불교축제적 의미
연등회는 한국의 수천 년 불교문화를 엿볼 수 있는 축제이다. 연등회는 국적, 인종, 종교, 장애의 경계를 넘어 문화적 다양성을 보여주는 세계적 축제로 발돋움하고 있다. 세대와 인종, 종교를 떠나 모든 사람이 함께 즐기는, 살아있는 전통문화라고 할 수 있다.
〈그림 2〉 내·외국인이 하나된 축제 연등회(조계사, 2019)(조계사)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성 밖에 있는 부처님을 성으로 모셔오는 행사로 국왕이 직접 맞이했다고 한다. 문무왕(2023. 6. 29.), 「가장 험하지만 매력적인 그곳, 사막남로」, 『불교신문』. https://www.ibulgyo.com
- 주석 2 주로 태조 왕건의 원찰인 봉은사(현 강남구 삼성동 소재)와 문종의 원찰인 흥왕사(황해도 개풍군 덕적산 소재, 조선시대 들어오면서 폐사)에서 거행되었다. 전경욱(2008), 「연등회의 전통과 현대축제화의 방안」, 『남도민속연구』 17, 광주: 남도민속학회, 17쪽.
- 주석 3 이윤수(2014), 「4월 초파일 연등회 관등 풍속과 문화콘텐츠」, 『한국민속학』 59, 서울: 한국민속학회. / 전경욱(2008), 「연등회의 전통과 현대축제화의 방안」, 『남도민속연구』 17, 광주: 남도민속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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