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동안거 해제법회(송광사)
동안거(冬安居) 해제법회는 동안거 해제일에 큰 법당에서 조실스님을 모시고 결제에 참여한 모든 대중스님들이 모여 치르는 의식이다. 동안거는 음력 10월 15일부터 이듬해 1월 15일까지 3개월 동안 스님들이 외출을 금하고 선원에서 화두 정진하는 수행이다.
안거 수행은 부처님 재세 당시 인도에서부터 내려오는 가장 오래된 불교 수행문화다. 부처님과 제자들은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 함께 모여 부처님이 법을 설하면 제자들은 이를 듣고 의문점을 묻고, 자신의 수행을 점검했다. 이 안거 전통이 중국으로 전해져 여름 3개월의 하안거 기간에다 북방의 추운 겨울 3개월의 동안거 기간이 더해져, 1년 중 절반을 함께 모여 수행하는 문화가 생겼다. 이러한 하안거 외 동안거 수행문화는 우리나라에서 지금까지도 줄곧 계승되어 오고 있다.[1]불교신문(2019.2.20), 「동안거 해제와 그 의미」, 『불교신문』 3464호. http://www.ibulgyo.com
전국 선원에서는 대개 동안거 해제일 2~3일 전부터 그동안 사용했던 대중용품이나 이부자리와 방석 등을 깨끗이 세탁하고 공동용품을 잘 정비하여 다음 철 정진하는 대중이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해 놓는다. 그리고 정진 중 사용했던 개인용품을 정비하고 장삼이나 가사, 승복, 발우 등을 세탁하고 짐을 정리한다. 아울러 다음 철 안거할 곳이나 수행처로 개인용품을 포장하여 미리 보내기도 한다.
동안거 해제 전날은 모든 선원대중이 큰방에 모여 유나스님의 주재하에 자자(自恣)를 행한다. 자자는 결제를 통해 안거를 시작한 수행자들이 3개월 후 부처님을 찾아 그동안의 생활을 점검받는 의식이었다. 이러한 자자를 통해 안거 중에 한 행동들을 대중 앞에 참회하고 잘못을 지적받는다. 자자를 할 때에는 자기의 허물을 드러내고 대중의 지적을 청한다. 이때 대중은 상대방에게 앞으로 대중 생활에서 개선해야 될 부분을 상대방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지적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자자 후에는 다른 사람의 허물을 말하지 않아야 한다.[2]퇴휴스님(2021), 「조계종림선원 안거수행에 관한 고찰」 『남도문화연구』 42, 순천: 남도문화연구소, 334-335쪽.
동안거 해제 당일은 큰 법당에서 해제법회가 열린다. 총림 등 큰 절에서는 산내 여러 암자에서 결제를 지낸 모든 대중들이 함께 참석한다. 이때 방장스님에게 해제 법어를 청법한다. 해제 결제를 지낸 대중과 사중의 스님들이 모두 모여 방장스님의 법문을 듣는다.
방장스님의 법문을 끝으로 모든 안거를 마치게 된다. 안거를 지낸 스님들은 산문을 나서기 전에 머물던 요사를 정리하고 안거증(安居證)을 배부 받는다. 안거증에는 법명과 본사(本寺) 이름을 게재하고 ‘우(右) 납자(衲子)는 모모(某某)선원에서 안거를 성만하였기에 증서를 수여함’이라고 적혀 있다. 그리고 소정의 해제비가 주어진다. 해제비는 스님들이 다음 안거 때까지 지낼 ‘생활비’ 성격을 갖고 있다.[3]박부영(2004.8.27), 「20. 해제(解制)」, 『불교신문』 2058호. http://www.ibulgyo.com
산문을 나선 스님들은 걸망을 메고 만행에 나서게 되는데, 이른바 운수행각(雲水行脚)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때 스님들은 대체로 소임을 보던 자리로 돌아가기도 하며, 은사스님을 찾아뵙기도 하고, 새로운 수행처를 찾아 다음 안거를 준비하기도 한다. 안거가 끝났다고 해서 스님들의 본분인 수행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결제와 해제와 상관없이 구도의 길은 계속된다.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불교신문(2019.2.20), 「동안거 해제와 그 의미」, 『불교신문』 3464호. http://www.ibulgyo.com
- 주석 2 퇴휴스님(2021), 「조계종림선원 안거수행에 관한 고찰」 『남도문화연구』 42, 순천: 남도문화연구소, 334-335쪽.
- 주석 3 박부영(2004.8.27), 「20. 해제(解制)」, 『불교신문』 2058호. http://www.ibulgy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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