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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방생법회

〈그림 1〉 정월 방생법회(범어사)
사찰에서 정월 대보름은 7월 백중, 10월 대보름과 함께 중요한 날로 여겨진다. 음력으로 정월은 전국의 모든 사찰들이 정초기도를 봉행하고 정월 대보름에는 동안거 해제법회와 방생법회를 열어 종교적 삶을 재충전하고 뭇 생명을 구속에서 풀어주는 공덕을 쌓게 된다.[1]구미래(2017), 「사찰전승 세시풍속의 유형별 전승양상과 특성」, 『불교학보』 80, 서울: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198쪽. 방생은 불교의 생명존중과 자비를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행위이다. 살생을 금하고 악업을 짓지 않는 것이 소극적 계율이라면, 한 걸음 나아가 죽음에 처한 생명을 놓아주고 선업을 짓는 것이 방생에 담긴 사상이기 때문이다. 방생법회는 주로 정월 중이나 대보름에 열지만, 3월 삼짇날, 8월 보름에 방생법회를 여는 전통도 있다. 요즘은 특별한 시기를 정하지 않고 법회를 열기도 한다. 『석문의범』에서는 다음의 일곱가지 경우에 방생을 권하고 있다. 자식이 없는 자가 잉태를 원할 때, 아이를 가진 자가 순조로운 출산을 바랄 때, 기도를 행할 때, 미리 닦고자[豫修] 할 때, 재계(齋戒)를 가질 때, 복록을 구하고자 할 때, 염불을 하고자 할 때 등이다. 불교에서는 방생이 단순히 물고기 등의 산 생명을 놓아줌으로써 복을 짓는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됨을 경계하고 있다. 방생은 일체중생이 나와 동일한 생명을 지니고 있으며, 서로 연결된 존재로 보는 연기적 세계관에서 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범망경』에 보면 “자비로운 마음으로 산 것을 놓아주어야 하느니라. 일체의 남자는 모두 나의 아버지였거나 아버지일 수 있고, 일체의 여인은 모두 나의 어머니였거나 어머니일 수 있으니, 어느 때 내가 날 적에는 그들에게서 났거나 날지도 모른다. 그러므로 6도의 중생이 모두 나의 아버지이며 어머니이니, 그들을 죽여서 먹는 것은 곧 나의 부모를 죽이는 것이며, 또한 나의 옛 몸을 죽이는 것이다.”[2]『범망경』 2권(ABC, K0527 v14, p.326c01), https://kabc.dongguk.edu/viewer/view?dataId=ABC_IT_K0527_T_002&imgId=014_0326_c 라고 하였다. 나를 지탱해 주는 우주만물의 존재에 대해 자각한다면 모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연기에 대한 깨달음이 뒷받침된 방생은 모든 계율의 적극적인 실천이자 자비행의 근원이라 하겠다. 이러한 방생의 정신은 부처님 당시부터 내려오는 오랜 전통이다. 부처님과 수행자들이 맨발로 유행한 것은 딱딱한 신발에 벌레들이 밟혀 죽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며, 우기에는 탁발을 하지 않고 안거에 들었던 것도 눈에 잘 보이지 않는 미물까지 보호하기 위해서였다. 최근에는 무분별한 방생은 생태계에 심각한 혼란을 가져올 수 있어 방생의 참뜻을 회복하여 새롭게 인식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환경·인권·생명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어렵고 소외된 이웃에게 자비를 베푸는 일들이 곧 생명을 살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고통받는 뭇 생명의 고통의 여건을 제거하여 복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는 것이야말로 참된 방생일 것이다.[3]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2014), 『절에 가는 날』, 서울: 조계종출판사 28-30쪽. 현재 사찰에서는 정초에 여러 방식의 방생법회를 열고 있다. 실제 방생보다 기도법회나 성지순례로 방생법회를 대신하거나 지역적 특성에 따라 강이나 바다, 못이나 우물 등에서 용왕기도를 올리기도 한다.[4]구미래(2017), 「사찰전승 세시풍속의 유형별 전승양상과 특성」, 『불교학보』 80, 서울: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201쪽.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구미래(2017), 「사찰전승 세시풍속의 유형별 전승양상과 특성」, 『불교학보』 80, 서울: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198쪽.
  • 주석 2 『범망경』 2권(ABC, K0527 v14, p.326c01), https://kabc.dongguk.edu/viewer/view?dataId=ABC_IT_K0527_T_002&imgId=014_0326_c
  • 주석 3 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2014), 『절에 가는 날』, 서울: 조계종출판사 28-30쪽.
  • 주석 4 구미래(2017), 「사찰전승 세시풍속의 유형별 전승양상과 특성」, 『불교학보』 80, 서울: 동국대학교 불교문화연구원, 2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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