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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양의 의미

〈그림 1〉 해인사 대중공양 모습(해인사 홈페이지(월간해인))
1. 공양(供養)과 식사(食事) 공양(供養)이란 범어(梵語) ‘푸야나(Pujana)’를 번역한 말로, 공급(供給)하여 자양(資養)한다는 의미를 지닌다. 본래 인도에서 종교 수행자나 스승에게 가르침을 받고서 그에 대한 감사와 존경의 뜻으로 음식이나 옷을 올린 일로부터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여기에서 파생하여 ‘불(佛)·법(法)·승(僧)의 삼보(三寶)나 죽은 이의 영혼에게 음식, 꽃 따위를 바치는 일’을 의미하는 용어로 쓰인다. 공양이라는 말은 ‘식사’ 자체를 일컫기도 한다. 불가(佛家)에서 식사란 배고픔을 해결하는 일, 몸을 살찌우는 일, 맛좋은 음식을 즐기는 일로서 행해지는 것이 아니다. 지눌(智訥, 1158-1210) 스님의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에서는 음식을 먹는 일이 ‘몸이 야위는 것을 다스려 도업을 이루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공양[齋食]할 때는 마시고 씹는 데에 소리를 내지 말고 [그릇과 수저를] 들고 놓는 데에 찬찬히 하라. 얼굴을 들어 주변을 두리번거리지 말고 휼륭한 음식을 반기거나 거친 음식을 꺼리지 말라. 말을 하지 말고 잡다한 생각을 막아 통제하라. 음식을 받아들이는 것은 오로지 몸이 야위는 것을 다스려 도업을 이루기 위한다는 것을 알라. 『반야심경』을 염송하고 삼륜의 청정함을 관하여 도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라.[1]『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齋食時、飮啜不得作聲、執放要須安詳。不得擧顏顧視、不得欣厭精麤。須默無言說、須防護雜念。須知受食、但療形枯、爲成道業。須念般若心經、觀三輪淸淨、不違道用。”
이러한 공양의 의미는 오늘날 사찰의 대중공양 시간에 읊는 공양기도문[供養偈·五觀偈]에 그대로 계승되었다.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 마음의 온갖 허물을 버리고 / 육신을 지탱하는 약으로 알아 /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이 가운데 ‘육신을 지탱하는 약’이라는 구절은 인간의 육신을 가지고 수행하는 과정에서 음식을 약으로 생각하고 먹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2. 조공(朝供)·오공(午供)·석공(夕供) 사찰에서는 아침공양을 ‘조공(朝供)’이라 하며, 예전에는 주로 죽을 먹었기에 ‘신죽(晨粥)’ 또는 ‘조죽(朝粥)’이라고도 한다. 사시(巳時: 오전9~11시)에 불공(佛供)을 드린 후, 오시(午時: 오전11시~오후1시)에 이루어지는 점심공양은 ‘오시공양(午時供養)’이라는 말을 줄여 ‘오공(午供)’이라 한다. 또는 계율에 따른 법다운 식사라는 뜻에서 ‘재식(齋食)’이라고도 한다. 저녁공양은 저녁예불 전에 이루어진다. 이를 두고 ‘석공(夕供)’이라 하거나 도를 구하고자 쇠약해진 몸을 다스리기 위해 먹는다는 뜻에서 ‘약석(藥夕)’이라 부른다. 출가 수행자에게 가장 중요한 일과는 예불, 울력, 공양이라 일컬어진다. 세 가지 일과에서는 무슨 일이 있어도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 대중 전원이 동참하는 시간이라는 점에서 공양 시간 이후에 대중공사(大衆公事)가 행해지기도 한다. 대중공사란 사찰에서 행해지는 의사 논의·결정 제도이다. 예를 들어 공동으로 처리할 사항을 논의하거나, 각종 행사를 공지하거나, 구성원이 그릇된 행위를 범하면 문책 또는 참회하는 일 등이 대중공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대중공사에는 아침 공양 후 하는 약식 대중공사와 사중 전체 대중스님이 모두 참여하는 정식 대중공사, 사중을 넘어 산중 전체 대중이 한 자리에 모이는 산중공사[임회(林會)·산중총회] 등이 있다. 약식공사는 아침 공양이 끝날 무렵 자리를 정돈한 후 찰중스님이 주관한다. 그날 사중에서 처리할 작은 일이나 대중울력 등을 보고한다. 혹은 며칠 간 사중을 떠나게 될 사람들이 행선지를 밝히고 삼배를 올리는 등 보고하거나, 안거(安居)를 시작할 때 방부(房付)[2]방부(房付): 스님이 절에 머물며 수행할 수 있기를 부탁하는 일. 안거 결제 때에 방부를 들이는 일은 선원(禪院)에 입방(入房)을 신청하는 것을 뜻한다.를 들이며 인사하기도 한다. 하루 세 차례의 공양에서는 점심에 해당하는 오공을 가장 으뜸으로 친다. 오공은 사시마지(巳時摩旨)와 의미가 깊다. 승가의 근본스승[本師]인 부처님의 공양이 사시마지라면 제자들의 공양이 바로 오시공양이다. 석가모니 재세 시에는 ‘때 아닌 때에 먹어서는 안된다[不非時食 時後不食]’, ‘정오를 지나면 먹지 않는다[午後不食]’라는 식사 원칙이 있었다. 오후불식을 행한 부처님의 공양 시간에 맞추어 사시불공이 이루어진 이후에 제자들이 오시에 공양하는 것이다. 예컨대 송광사에서는 이러한 사시불공 절차와 식사 예법이 잘 규합되어 있다. 사시불공의 마무리 절차로서 불단과 신중단에 물린 마지를 물리고[退供], 청수를 내린다[退水]. 이때 ‘밥종’, ‘공양종’이라 하여 소종을 다섯 망치 울리며 오시공양의 시작을 알린다. 이 신호를 듣고 사시불공을 마친 스님들과 선방 스님들이 기러기가 날아가듯 열을 지어[雁行] 공양간으로 향한다. 부처께서 공양이 끝난 뒤에야 비로소 그 제자들이 공양을 들 수 있게 된다.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계초심학인문(誡初心學人文)』, “齋食時、飮啜不得作聲、執放要須安詳。不得擧顏顧視、不得欣厭精麤。須默無言說、須防護雜念。須知受食、但療形枯、爲成道業。須念般若心經、觀三輪淸淨、不違道用。”
  • 주석 2 방부(房付): 스님이 절에 머물며 수행할 수 있기를 부탁하는 일. 안거 결제 때에 방부를 들이는 일은 선원(禪院)에 입방(入房)을 신청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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