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해인사 대비로전에서 입춘 불공을 설행하는 모습(해인사 공식홈페이지)
불공(佛供)은 불보살(佛菩薩)에 공양(供養)하는 의례이다. 일반적으로 ‘육법공양(六法供養)’이라 하여 향(香), 등(燈), 꽃[花], 차(茶), 과일[果], 쌀[米] 등의 공양물을 올린다. 큰법당이나 부속 전각에서 불보살을 향해 공양물을 올리고 예경하며, 이러한 일련의 의식을 일러 ‘불공’이라 한다. 정기적 불공의례의 대표적인 예로서 일용의례인 사시불공(巳時佛供)이 있다. 이외에도 매월 초하루와 보름 정기법회, 각종의 재일(齋日), 정초기도(正初祈禱), 입춘기도(立春祈禱), 칠석기도(七夕祈禱), 동지기도(冬至祈禱) 등 매월 또는 매년 행해지는 여러 기도․법회 행사에서 불공이 함께 행해진다. 이외에도 영가를 천도하는 재(齋)의식, 개인이 축원하여 설행하는 기도 등 다양한 의례에서 불공의식이 수반되기도 한다.
불공은 부처님 재세 시 재가신자들이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공양하는 데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공양 방식으로서 ‘공양청(供養請)’이라는 절차가 정례화되어 있었다. 우선 사전에 공양 이유, 규모, 시간을 정하고 부처님과 제자들이 재가신자의 집에 방문하였다. 부처님을 찬탄한 후 공양을 올렸고, 부처님은 공양을 마치고서 신자들을 위하여 법문을 베풀었다. 즉 재가신자가 공양을 올리는 재시(財施), 이에 응한 수행자가 법문으로 답하는 법시(法施)가 동시에 이루어졌다. 부처님과 제자들에게 직접 공양을 올리던 풍속은 부처님 입멸 후에 불상·탑 공양 의식으로 변화하였고, 중국불교를 거치면서 스님들이 재가신자들을 대행하여 공양의례를 올리는 것으로 변하였다.
오늘날에는 과거 현재 미래의 모든 부처님과 여러 보살, 그리고 불보살이 설한 법보(法寶)와 제자[僧寶]까지 공양 대상으로 삼는다. 한국 전통 사찰의 큰법당은 대부분 불보살단(佛菩薩壇: 上壇), 신중단(神衆壇: 中壇), 영가단(靈駕壇: 下壇) 등 3개의 의식단으로 구성되며 각 단에 대한 예배 및 공양의식이 정립되어 행해지고 있다. 불보살을 개별적으로 청하여 공양하는 것을 ‘각청(各請)’이라 하고, 모두 함께 공양하는 것을 ‘통청(通請)’이라 한다. 각청의례에서는 예경하는 대상에 따라 미타청(彌陀請), 약사청(藥師請), 미륵청(彌勒請), 관음청(觀音請), 지장청(地藏請) 등으로 구분한다. 통청의례에서는 모두 함께 초청하여 공양을 올린다고 하여 ‘제불통청(諸佛通請)’ 또는 ‘삼보통청(三寶通請)’이라고도 한다.
지금은 ‘불공’이라는 용어의 사용 범주가 확장되어 부처님 이외에 각종의 신중에게 공양을 올릴 때에도 불공이라 지칭하는 경우가 많다. ‘관음불공(觀音佛供)’, ‘독성불공(獨聖佛供)’, ‘지장불공(地藏佛供)’, ‘신중불공(神衆佛供)’, ‘용왕불공(龍王佛供)’ 등이 그 예이다. 그러나 불보살단이 아니라 신중단에 올리는 공양의식을 ‘불공’이라 하는 것은 계위(階位)에 맞지 않은 표현이다. 이러한 경우 공양을 올린다는 뜻에서 ‘헌공(獻供)’, 공양을 권한다는 뜻에서 ‘권공(勸供)’ 등 용어를 대체하여 사용하자고 제안된 바 있다.[1]이성운(2015.8.25.), 「상단 ‘헌공(獻供)’ 외 성현들에게는 ‘권공(勸供)’으로」, 『불교신문』. https://www.ibulgyo.com 관련하여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에서 발간한 『불교상용의례집』에서는 ‘상단불공’, ‘중단퇴공’, ‘각단헌공’ 등을 표준 용례로 제시하고 있어 참조된다.[2]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2016), 『불교상용의례집』, 서울: 조계종출판사(2013년 초판), 76-375쪽. 신중에 대한 공양의례의 경우에는 공양을 올린다는 뜻에서 ‘○○헌공(獻供)’이라 한다. 예를 들어 지장단(地藏壇)에 올리는 공양의례는 ‘지장헌공’, 관음단(觀音壇)에 올리는 공양의례는 ‘관음헌공’이라 한다. 유사한 용례로 청한다는 뜻에서 ‘○○청(請)’이라고 표현하여 ‘지장청’, ‘관음청’ 등이라 하기도 한다.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이성운(2015.8.25.), 「상단 ‘헌공(獻供)’ 외 성현들에게는 ‘권공(勸供)’으로」, 『불교신문』. https://www.ibulgyo.com
- 주석 2 대한불교조계종 교육원(2016), 『불교상용의례집』, 서울: 조계종출판사(2013년 초판), 76-375쪽. 신중에 대한 공양의례의 경우에는 공양을 올린다는 뜻에서 ‘○○헌공(獻供)’이라 한다. 예를 들어 지장단(地藏壇)에 올리는 공양의례는 ‘지장헌공’, 관음단(觀音壇)에 올리는 공양의례는 ‘관음헌공’이라 한다. 유사한 용례로 청한다는 뜻에서 ‘○○청(請)’이라고 표현하여 ‘지장청’, ‘관음청’ 등이라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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