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운문사 큰법당예불 모습
오늘날 한국불교에서 예불의식은 매일 아침, 저녁으로 두 번 행하는 것이 상례화되어 있다. 사찰의 특성에 따라 하루 세 차례 기도하는 삼분정근(三分精勤), 네 차례 기도하는 사분정근(四分精勤) 등으로 다양하게 설행하기도 한다. 사찰의 예불의식은 법당 안에서 행하는 의식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새벽예불에는 도량석(道場釋)과 종송(鍾頌) 의식, 사물타주(四物打柱) 의식으로 시작하여 큰법당에서 합동예불을 올리고 난 후 부속 전각마다 각기 예경의식을 진행한다. 반대로 저녁예불에는 사물의식을 행할 때 부속전각에서부터 예경의식을 시작하고 난 후에 주불전에 모여 합동예불을 올린다. 초를 켜고 다기(茶器)를 올리는 순서는 새벽예불 때 불단(佛壇)부터 각단(各壇)으로, 저녁예불 때 역순하여 각단에서 불단으로 올린다.
| 새벽예불 | 도량석 – 종송 – 사물타주 – 다게 - 칠정례 – 행선축원/이산연선사발원문 – 반야심경 - 송주 |
| 사시예불 (사시불공) | 헌공(마지올리기) – 상단공양 – 퇴공(마지내리기) - 중단공양 |
| 저녁예불 | 종송 – 사물타주 – 오분향례 - 칠정례 – 반야심경 - 송주 |
새벽 세시가 되면 법당 앞에서 도량석을 시작한다. 한편 도량석을 돌 동안 대중은 모두 일어나 세면을 하고 법당에 들어가 불전에 삼배를 드리고 조용히 앉는다. 도량석이 끝나는 것과 함께 낮은 소리부터 종송게(鍾頌偈)를 염송한다. 이어 법당 밖 종고루(鍾鼓樓)에서 법고(法鼓)와 목어(木魚),운판(雲版),범종(梵鐘) 등 사물(四物)을 울린다.
본격적인 예경의례는 큰법당 안에서 행해진다. 우선 다게(茶偈)로 인사를 드린 다음 칠정례(七頂禮)를 올린다. 예불의 마지막 단계에서는 중생의 평안을 기원하고 자타성불을 다짐하며 행선축원(行禪祝願), 이산연선사발원문(怡山然禪師發願文) 등의 축원문을 읽고 신중단을 향해 반야심경(般若心經) 등을 봉독한다. 사찰에 따라서 다양한 경궤를 추가로 염송하기도 한다. 저녁예불은 대개 상단을 향한 오분향례(五分香禮)와 칠정례, 중단을 향한 반야심경 등으로 간략히 마친다. 사시예불(사시불공) 때는 정성껏 지은 마지(摩旨)를 법당마다 올리며[獻供] 상단(上壇) 의식을 마치고, 중단(中壇)으로 마지를 물려[退供] 반야심경 등으로 공양을 올린다.
한국불교의 예불의식은 1950년대를 전후하여 현재와 같은 형태로 갖추어지기 시작하였다. 1940년대 말에 대웅전(大雄殿) 중단(中壇) 예경의식이 반야심경(般若心經) 독송으로 대체되었으며, 1955년에 대웅전 상단(上壇) 예불문인 칠정례(七頂禮)가 완성되었다. 칠정례는 월운 해룡(月雲海龍, 1928-2023) 등이 기존의 예불의식을 간소화하면서 다양한 예불문들을 종합하여 정리한 의식문이다.[1]월운 스님은 ‘1955년 통도사에 있을 때 정화 분규의 소용돌이 속에 입산한 승니(僧尼)가 많은 것을 보고 분규가 끝난 뒤 고저가 순탄하여 어느 종파나 누구나 쉽게 창화(唱和)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고 목적을 밝혔다.(김월운(1991), 『日用儀式隨聞記』, 서울 : 中央僧伽大學出版局) 한국불교 정화 시기 이전에는 새벽예불 때 향수해례(香水海禮)를 하고, 저녁예불 때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에 예경하는 삼정례(三頂禮)를 봉향하였다고 전하기도 한다.(이성운(2018), 『불교의례, 그 몸짓의 철학』, 서울: 조계종출판사, 44쪽.) 통일된 불교의례와 법요집의 한글화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1994년 개혁종단 출범 이후 통일법요집 편찬을 주요 종책사업으로 상정하고, 이듬해 편찬 사업이 시작되었다. 1998년 『석문의범』 등 기존 의례문들을 참조하여 『통일법요집』을 발간하였고, 2002년 수정증보판을 간행하였다.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의례의 한글화, 대중화를 위한 각고의 노력이 기울여졌다. 대한불교조계종은 2009년 의례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찰의 일용·일상의례에서 자주 사용되는 ‘반야심경’과 ‘천수경’ 등에 대한 한글화 작업에 착수하였다. 2011년 ‘반야심경’을 시작으로 2012년 ‘칠정례’, 2013년 ‘천수경’ 등 우리말 의례 표준안을 공포하였다. 이와 함께 종단 표준의례문으로서 『불교상용의례집』을 편찬하였다. 2016년 ‘행선축원’, ‘신중예경’, ‘아침종송’, ‘저녁종송’, ‘삼귀의’, ‘사홍서원’ 등의 우리말 의례 표준안을 새로 공포하고, 전면 내용을 새로 감수하여 『불교상용의례집』 개정판을 편찬하였다.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월운 스님은 ‘1955년 통도사에 있을 때 정화 분규의 소용돌이 속에 입산한 승니(僧尼)가 많은 것을 보고 분규가 끝난 뒤 고저가 순탄하여 어느 종파나 누구나 쉽게 창화(唱和)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라고 목적을 밝혔다.(김월운(1991), 『日用儀式隨聞記』, 서울 : 中央僧伽大學出版局) 한국불교 정화 시기 이전에는 새벽예불 때 향수해례(香水海禮)를 하고, 저녁예불 때 불·법·승(佛·法·僧) 삼보(三寶)에 예경하는 삼정례(三頂禮)를 봉향하였다고 전하기도 한다.(이성운(2018), 『불교의례, 그 몸짓의 철학』, 서울: 조계종출판사, 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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