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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사찰의 일과

〈그림 1〉 한국 전통사찰의 일과(pixabay)
1. 예경·공양 중심의 사찰 일과 사찰의 일과는 ‘예경(禮敬)’‘공양(供養)’을 주축으로 삼아 매일 정해진 시간에 행해진다. 사중에서는 하루 세 번 불보살에게 형식을 갖추어 예배하는 의식을 행한다. 이에 하루의 시작인 ‘새벽예불’, 석가모니 부처 재세 시 공양시간에 맞춘 ‘사시불공’, 정식 일과의 마무리인 ‘저녁예불’을 가장 중요한 일과로 여긴다. 이를 전후로 울력, 대중공양, 수행정진 등의 일들이 정해진 시간에 맞추어 행해진다. 사찰의 하루는 새벽 3시 무렵부터 시작한다. 전통적인 시간 개념에 따르면 자시(子時: 밤11시~새벽1시)에 하늘의 기운이 열리고, 축시(丑時: 새벽1~3시)에 땅의 기운이 열리고, 인시(寅時: 새벽3~5시)에 사람의 기운이 열린다고 한다. 가장 첫 번째 일과인 도량석(道場釋)이 인시에 행해지는 의미는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가 열리는 때에 잠자는 뭇 생명을 깨운다는 데에 있다. 사중의 스님들은 도량석 목탁 소리에 잠이 깬다. 처소마다 기상을 알리는 죽비가 울리고, 스님들은 기상하여 세면하고 가사 장삼을 수하여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서 법당에 들어선다. 그 사이 법당 안에서는 종송(鍾頌) 의식이 이루어진다. 이어서 사물(四物)이 순차적으로 울려퍼지는 가운데 스님들은 각자 정해진 자리에 앉아 예불이 시작되기를 기다린다. 이윽고 예불쇠가 울리며 본격적인 예불의식이 시작된다. 사시(巳時: 오전 9~11시)에는 불전에 마지(摩旨)를 올리는 사시불공을 설행한다. 그리고 하루 일과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오후 6시에는 다시 저녁예불을 행한다.
〈표 1〉 사찰 일과의 예
인시(寅時)03시
04시새벽예불
묘시(卯時)05시울력
06시아침공양
진시(辰時)07시정진
08시
사시(巳時)09시
10시사시불공
오시(午時)11시점심공양
12시정진
미시(未時)13시
14시
신시(申時)15시
16시
유시(酉時)17시저녁공양
18시저녁예불
술시(戌時)19시정진
20시
해시(亥時)21시취침(철야정진)
22시
자시(子時)23시
24시
축시(丑時)01시
02시
조석예불(朝夕禮佛)과 사시불공(巳時佛供)을 통틀어 ‘삼시예불(三時禮佛)’, ‘삼분정근(三分精勤)’ 등으로 부른다. 이를 전후로 하여 공양(식사)이 행해지는데 아침공양의 경우 여름에는 6시, 겨울에는 6시 반이나 7시에 하고, 점심공양은 사시불공 직후, 저녁공양은 저녁예불 이전에 한다. 총림 등 대중이 거처하는 곳에서는 공양도 수행의 한 부분으로 여기므로 공양 시간을 임의로 거를 수 없다. 공양을 하지 않더라도 자리를 지켜 대중공사에 임하는 게 원칙이다. 울력은 도량 청소나 논밭에서의 농사일과 같은 육체노동을 의미하며, 사중에 중요한 일정을 앞두고 있을 때는 행사를 준비하는 작업을 한다. 이밖에 총림(叢林)의 선원(禪院), 강원(講院), 염불원(念佛院), 율원(律院)에서는 각기 참선(參禪), 간경(看經), 염불(念佛)을 수행하거나 계율(戒律)을 연구하는 등 정진 일과가 엄밀히 이루어진다. 강원, 선원 등의 대중처소[큰방]에서는 9시가 되면 취침할 준비를 한다. 수행을 잠시 거두고 주변을 정리한 후 소등하고 각자 자리에 눕는다. 죽비를 세 번 울려 말을 하지 말고 눈을 감으라는 신호를 보낸다. 이부자리를 하지 않고 방석을 배 위에 올려 배만 덮고 잠을 청한다. 잠자는 것도 수행의 연장인 것이다. 예전에는 취침 시간에 조를 짜서 야경(夜警)을 하며 도량을 순찰하기도 하였다. 이처럼 사중의 일상은 묵묵히, 그러면서도 분주히 돌아간다. 한국 전통사찰의 일과는 매일 일정한 시간과 공간에서 행해지므로 ‘일상의례’라고 일컬어지기도 한다. 이와 함께 때마다 정해진 각종 ‘상용의례’가 행해진다. 예컨대 불공의식이나 기도, 법회, 재일 등의 행사는 주요 신행 요소이다. 출가 수행자뿐만 아니라 여러 재가신도가 함께 동참하여 주간·월간·연간 단위의 행사에서 행해지는 각종 의식을 준비하고 진행하며 불도를 실천한다. 2. 일과가 이루어지는 공간 사찰의 가람배치를 두고 보자면 일과에 따라 활용되는 공간은 각기 다르다. 사찰은 예배의 기능을 하는 공간과 스님들이 거처하며 수행하는 공간으로 대별하여 볼 수 있다. 큰법당을 비롯하여 관음전, 지장전, 나한전 등의 전각에서는 하루 세 번[삼시예불] 내지는 여섯 번[육시예불] 불보살을 향한 예경과 공양이 이루어진다. 한편 이른바 ‘요사(寮舍; 요사채)’라고 부르는 공간은 의식주 일상생활과 밀접한 시설이다. 유의어로 승방(僧房), 승당(僧堂), 선방(禪房), 대방(大房; 큰방) 등의 용어도 통용된다. 엄밀하게 보면 뜻과 용례에 차이가 있지만, 스님들이 정진하거나 거처하는 곳을 지칭하는 표현으로 쓰이고 있다. 대중이 함께 머무르는 요사에는 대방(大房; 큰방)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스님들의 방, 부엌시설, 세면장, 변소 등 다양한 기능을 하는 공간이 포함된다.
〈그림 2〉 송광사 가람배치도. 큰법당 대웅보전을 중심으로 해청당, 법성료, 임경당, 삼일암(상사당), 하사당, 행해당, 차안당, 목우헌 등 여러 요사 건물이 배치되어 있다.(송광사, 승보종찰 조계총림 송광사)
고대 평지사찰에서는 요사가 대체로 주불전 뒤편에 위치하였으나, 시기를 내려와 조성된 산지사찰에서는 주불전의 앞쪽이나 좌우 측면 공간에 적절하게 배치되었다. 요사는 실용성을 담지한 공간이므로 사찰의 형편과 편의에 따라 임의로 전용되기도 한다. 요사는 그 기능에 따라 명칭이 다양하다. 심검당(尋劍堂)은 지혜의 칼을 찾는 집, 적묵당(寂默堂)은 고요히 명상에 잠기는 집, 설선당(說禪堂)은 강설(講說)과 참선(參禪)이 함께 이루어지는 집, 향적전(香積殿)은 향나무를 땔감으로 삼아 공양을 짓는 집, 염화실(拈花室)은 염화시중의 미소를 상징하는 꽃을 드는 집, 반야실(般若室)은 최상의 지혜를 일컫는 반야의 집을 뜻한다. 이러한 명칭은 전국에 소재한 전통 사찰들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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