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래와 역사
일본에서는 우란분절을 ‘오본[お盆]’이라 한다. 우란분(盂蘭盆)의 ‘분(盆)’에 접두사 ‘오(お)’가 붙어 만들어진 말이다. 중국이나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찍부터 시작된 절일(節日)이다. 오본을 ‘오추겐[お中元]’이라고도 부르는데, 명칭만 도교의 중원(中元)과 같을 뿐 실제 내용은 도교와 관계가 없다.
오본은 설날과 함께 일본의 2대 명절로서 성대하게 치러진다. 고대에는 음력 7월 15일로 오본이 고정되었지만 1873년 일본이 공식적으로 양력을 채택함에 따라 8월 15일에 오본을 지내게 되었다. 그러나 지역에 따라 양력 7월 15일, 음력 7월 15일에 맞춰 지내기도 한다.
오본은 옛날부터 약 한 달 동안 지내는 큰 행사이다. 이 관습은 지금도 이어져 기업의 여름휴가도 이 시기에 집중되어 있으며, 공공기관이나 금융기관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에서 대대적인 휴식을 취한다. 이를 ‘오본야스미[お盆休み]’라고 하며 정월 휴가와 함께 일본의 가장 긴 연휴이다.
2. 의례와 주요 행사
우란분절이 불교에서 유래한 만큼 오본의 의례는 대부분 불교식으로 행해지나, 돌아가신 조상들을 맞이하여 생활의 번영을 비는 일본 특유의 풍습이 결합되어 나타난다. 고대에는 절 중심으로 치러졌으나 오늘날에는 대부분 각 가정 중심으로 치러진다. 조상의 영혼이 각 가정으로 찾아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에 각 가정에서는 ‘조령(祖靈)맞이’를 행한다. 조령에는 3종류가 있다. 하나는 호토케[佛]라 불리는 정식 조상이 된 영혼들이며, 또 하나는 사망한지 얼마 안되는 새 조상[新佛], 마지막 하나는 유주무주(有主無主) 고혼(孤魂)들이다. 그에 따라 모셔지는 제단도 다르다.[1]노성환(2010), 「불교민속으로서 일본의 우란분회에 관한 연구」, 『동아시아고대학』 23, 서울: 동아시아고대학회, 588쪽. 일본 역시도 구제 대상이 선망조상뿐만 아니라 유주무주 혼령까지 포함한다.
1) 하츠본[初盆]
고인의 49재를 지내고 처음 맞는 오본을 하츠본[初盆], 아라본[新盆]이라 한다. 죽은 조상의 혼령을 집안으로 맞아들이기 위해서 설치하는 선반을 본다나[盆棚]라 하는데 주로 그 계절에 나오는 채소나 꽃 그리고 찹쌀가루로 만든 경단이나 소면을 바친다.
2) 쇼료우마[精靈馬]
오본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가지나 오이로 소나 말 장식을 만들어 본다나에 올린다. 조상이 말을 타고 오고, 돌아갈 때는 소에 공물(供物)을 가득 싣고 간다는 의미이다.
〈그림 1〉 쇼료우마[精靈馬](wikimedia, Katorisi)
3) 무카에비[迎え火]
조상의 혼령을 맞이하기 위해 오본이 시작되는 밤에는 묘소나 강가, 길거리, 문 앞에 혼령을 맞이하는 불인 무카에비[迎え火]를 피운다. 무카에비로 맞이한 조령이 집으로 돌아와 머무는 동안 스님을 불러 제사를 지내는데, 죽은 자를 위한 독경이 의례의 중심을 이룬다.
〈그림 2〉 무카에비[迎え火](wikimedia, Batholith)
4) 오쿠리비[送り火]
오본이 끝나면 조상의 혼령을 다시 저승으로 돌려보내는데 맞이할 때와 마찬가지로 불을 사용하여 보내는 행사를 한다. 돌려보내는 불을 오쿠리비[送り火]라고 하며[2]오쿠리비[送り火] : 교토(京都)에서는 매년 8월 16일에 뇨이가다케[如意ヶ岳]를 비롯한 다섯 군데 산에 큰 글자를 새기고 불을 피우는 행사를 하는데 이를 가리켜 다이모지야키[大文字燒き]라 부른다. 이 역시 사자의 혼령을 저 세상으로 보낸다는 의미가 있다. 오본 기간 중 본다나에 차려 놓았던 공물을 강이나 바다로 흘려보내는 것을 쇼료나가시[精靈流し]라고 한다. 여기에는 조상의 혼령을 저 세상으로 보낸다는 의미가 담겨있는데 이때 공물을 연꽃잎으로 싸서 흘려보내기도 하고 쇼로부네[精靈船]라 부르는 배에 띄어서 흘려보내기도 한다.
5) 본오도리[盆踊り]
오본 다음날인 8월 16일 밤에는 남녀노소가 모여 춤을 추는 풍습이 있다. 오본의 ‘본[盆]’과 춤을 뜻하는 ‘오도리[踊り]’가 합쳐진 명칭이다. 지옥에서 시달리다 극락왕생하게 된 망자들이 기쁜 마음으로 춤을 추던 모습에서 유래하였다. 신사(神社)에서 가까운 공터나 시가 중심의 화원에서 등불로 장식한 야구라[櫓]라는 높은 망대(望臺)를 세워 진행한다. 참가한 사람들은 유카타를 입고 부채를 흔들며, 하나의 커다란 원을 그리면서 한 방향으로 돌며 춤을 춘다.
〈그림 3〉 본오도리[盆踊り](wikimedia, MIKI Yoshihito)
일본 오본에는 불교와 전혀 무관한 풍습이 있다. 바로 사회적으로 신세를 졌던 사람들에게 선물을 보내는 것이다. 이는 옛날 오본이 되면 먹을 것을 준비해 살아있는 부모에게 바치는 풍속에서 유래한 것이다. 메이지 시대에 접어들어 선물의 대상이 부모에게서 사회적인 인간관계로 변해, 직장 상사나 동료들에게 선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3]장춘석(2009), 「우란분재의 연원과 전승 양상 연구」, 『동북아문화연구』20, 부산: 동북아시아문화학회.359-360쪽.
이처럼 오본은 집단적으로 춤을 추고 선물을 주고 받는 축제가 되어, 종교적인 색채는 약해지고 의례 형식이 간소화되는 추세지만 조상의 영혼을 맞이한다는 본래의 취지는 계속되고 있다. 가족뿐만 아니라 지역 사람들이 함께 모여 즐기는 한여름의 명절로 자리 잡은 오본은 일본의 전통 토속과 불교적 공양·시식이 결합된 조상 배례 문화로서 세계적 축제이자 관광 콘텐츠이기도 하다.[4]윤소희(2017), 「일본의 오본에 비추어 본 한국의 조상숭배 문화」, 『불교문예연구』9,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화예술연구소, 101쪽.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노성환(2010), 「불교민속으로서 일본의 우란분회에 관한 연구」, 『동아시아고대학』 23, 서울: 동아시아고대학회, 588쪽.
- 주석 2 오쿠리비[送り火] : 교토(京都)에서는 매년 8월 16일에 뇨이가다케[如意ヶ岳]를 비롯한 다섯 군데 산에 큰 글자를 새기고 불을 피우는 행사를 하는데 이를 가리켜 다이모지야키[大文字燒き]라 부른다. 이 역시 사자의 혼령을 저 세상으로 보낸다는 의미가 있다.
- 주석 3 장춘석(2009), 「우란분재의 연원과 전승 양상 연구」, 『동북아문화연구』20, 부산: 동북아시아문화학회.359-360쪽.
- 주석 4 윤소희(2017), 「일본의 오본에 비추어 본 한국의 조상숭배 문화」, 『불교문예연구』9,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화예술연구소, 10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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