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1〉 감로도(국립중앙박물관)
1. 감로도
감로도(甘露圖)는 망자의 영혼이 고통을 벗어나 보다 좋은 곳에 태어날 수 있도록 불보살에게 음식을 공양하며 영혼을 천도하는 『우란분경』의 내용을 도해했다고 하여 ‘우란분경변상도’라고도 한다. 또 불교의례 중 하단에 봉안된다 하여 ‘하단탱’, 영혼을 위무하는 내용을 그렸다고 해서 ‘영단탱(靈壇幀)’이라고도 불린다. 현존하는 작품은 70여 점으로 1580년에 제작된 일본 개인소장 감로도가 가장 이른 시기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며, 18-19세기의 작품이 주류를 이룬다.
감로도는 대웅전이나 극락전 등 주전각의 좌측 혹은 우측 벽에 마련된 하단, 즉 영가(靈駕)의 위패를 봉안하고 망자에 대한 시식의례(施食儀禮)를 지내는 영단(靈壇)에 봉안된다. 영단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18세기 이후에는 전각 내의 하단 외에 누각(통도사 감로도) 또는 종각(鐘閣)에 감로도를 봉안했던 사례도 있지만, 현재는 하단에 상설화되어 봉안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처럼 감로도는 망자천도를 위한 하단봉안 탱화로서의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상·중·하의 3단으로 이루어진 화면에 육도 중생이 시식의례를 거쳐 불·보살의 세계로 인도되는 모습이 극적으로 표현되어 있다.[1]김정희(2016), 「감로도 도상의 기원과 전개」, 『강좌미술사』 47, 서울: 한국미술사연구소, 143-144쪽.
2. 삼단 구성의 감로도
감로도는 내용에 따라 상단, 중단, 하단의 삼단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단은 육도윤회상(六道輪廻相)으로서 업의 굴레를 현실의 생활상에서 빌어 표현한 여러 장면이 있다. 중단은 하단의 고통상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과 절차를 그린 의식 장면과 설재자(設齋者)가 의식에 참여하여 불덕을 찬양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상단은 중단에서 이루어지는 수행의 공덕과 설재(設齋)의 동기를 헤아리는 다보여래(多寶如來), 보승여래(寶勝如來), 묘색신여래(妙色身如來), 광박신여래(廣博身如來), 이포외여래(離怖畏如來), 아미타여래(阿彌陀如來), 감로왕여래(甘露王如來)와 인로왕보살(引路王菩薩), 지장보살(地藏菩薩), 관음보살(觀音菩薩) 등이 묘사되어 있다.
이들 삼단의 관계는 하단의 중생이 해탈하는 과정을 도설한 것으로 하단 → 중단 → 상단으로의 유기적인 상승을 구현한 구성이다. 또한 하단의 주요 내용은 망자의 전생업을 형상화한 것이므로, 감로도는 생자의 실천수행에 대한 기능보다도 망자의 추천 기능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2]김승희(1995), 「감로탱의 도상과 신앙의례」, 『감로탱』, 서울: 예경, 444쪽.
3. 감로도의 기원설, 『우란분경』
감로도가 언제, 어떠한 신앙을 바탕으로 기원하였는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여러 신앙을 기반으로 하여 독자적으로 발전하였다는 설, 수륙재용 의식불화에서 기원하였다는 설, 중국 수륙화의 영향을 받아 기원하였다는 설, 밀교경전을 소의경전으로 하여 기원하였다는 설 등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여러 신앙을 기반으로 하여 독자적으로 발전하였다는 설은 『불설우란분경(佛說盂蘭盆經)』(이하 『우란분경』)을 소의경전으로 하여 감로도가 성립되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주장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감로도는 『우란분경』을 소의경전으로 하여 우리나라에서 독자적으로 발전된 불화이며, 우란분경변상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감로도는 한국 재래의 조상숭배신앙과 결합되어 펴졌던 우란분경신앙을 배경으로 한 우란분경변상도이다. 감로도의 하단 부분에 풍속장면이 증가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백중날의 풍속을 그린 것이다.
셋째, 감로도는 『우란분경』의 내용이 중심이 되며,『유가집요구아난다라니염구궤의경(瑜伽集要救阿難陀羅尼燄口軌儀經)』등의 밀교경전, 『아미타경』 등의 복합적인 불교신앙이 한 폭에 나타난 우란분경변상도라고 할 수 있다.
넷째, 감로도에서 상단의 칠불은 『유가집요구아난다라니염구궤의경』, 하단은 『지장보살본원경』, 아귀는 『유가집요구아난다라니염구궤의경』 등 다양한 밀교계 경전을 바탕으로 성립된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목련경』과 『유가집요구아난다라니염구궤의경』을 바탕으로 한 신앙에서 비롯된 것이다. 『목련경』과 『우란분경』은 목련이 어머니를 구제한다는 내용상의 공통점이 있는 있기 때문에 이 또한 『우란분경』을 소의경전으로 하여 기원했다는 설과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3]김정희(2016), 앞의 논문, 159-161쪽.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김정희(2016), 「감로도 도상의 기원과 전개」, 『강좌미술사』 47, 서울: 한국미술사연구소, 143-144쪽.
- 주석 2 김승희(1995), 「감로탱의 도상과 신앙의례」, 『감로탱』, 서울: 예경, 444쪽.
- 주석 3 김정희(2016), 앞의 논문, 159-16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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