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복의 출국(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1. 변상도 해설
나복(羅卜)의 집 문앞에 어머니인 청제부인(靑提夫人)과 허리를 굽혀 인사하는 나복이 있고, 길에는 짐을 실은 마차와 안장이 얹혀진 말과 하인이 대기하고 있는 장면이다. 이 그림은 나복이 아버지 부상(傅相)이 죽자 삼년상을 마치고 나서, 재산의 1/3을 가지고 외국에 장사를 나가며 어머니에게 나머지 재산으로 집안을 보전하고, 삼보를 받들고 아버지를 위해 오백승재(五百僧齋)를 베풀도록 당부하는 장면으로, 『불설대목련경』 첫 부분의 내용을 도해한 것이다.
화면의 상반부는 나복의 집으로 채워져 있다. 대문과 담장 뒤로 집안의 건물들이 부감법(俯瞰法)으로 표현되어 있다. 나복 집안의 부유함을 표현하듯 건물이 3동 표현되어 있고, 대문간에는 전(塼)을 표현한 듯 격자 표시가 보인다. 어머니의 표정은 작별의 슬픔을 나타내는 듯하고, 나복의 허리굽힌 자세와 머리를 들고 입을 벌린 모습은 어머니에게 당부의 말을 하고 있는 상황이 표현되어 있다. 말과 수레 위의 짐, 고개를 돌리고 서 있는 하인의 모습 등 간략한 선이지만 각각의 특징과 동감이 매우 잘 드러나 있다.[1]박도화(1998), 「『불설대목련경』의 성립경위 재고와 판화의 도상」, 『미술사학』 12, 서울: 한국미술사교육학회, 33-34쪽.
2. 원문
昔王舍城中 有一長者 名曰傅相 其家大富 駝驢象馬 遍山盖野 錦綺羅紈 眞珠滿藏 諸頭放債 莫知其數 長者 語常含笑 不逆人情 六度之中 常行六波羅蜜 長者 忽然染患 遂卽身亡 夫婦二人 唯養一子 名曰羅卜 見父亡歿葬 送阿爺山所 三年服滿 來啓阿孃 阿爺在日 錢財無數 卽今庫藏 並欲空虛 兒欲將錢出 往外國經紀 遣奴益利 運將錢物出 有三千貫文 分作三分 一分留與阿孃 供給門戶 一分留與阿孃 供養三寶 爲爺日設五百僧齋 兒將一分 往金地國 興生經紀
3. 번역문
옛날 왕사성에 부상이라는 장자가 있었다. 그 집안은 큰 부자여서 낙타와 나귀, 코끼리, 말이 산과 들을 덮을 만큼 많았고 비단과 진주가 창고에 가득하였으며, 여러 사람에게 빌려준 돈도 헤아릴 수 없이 많았다. 장자는 말을 할 때는 항상 웃음을 머금어 인정을 거슬리지 않았고, 육도 가운데서 항상 육바라밀을 실천하였다. 그런데 장자가 홀연 병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부부 두 사람에게는 오직 아들이 하나 있어 키웠는데, 이름은 나복이었다. 나복은 아버지 상을 당해 장례를 모시고 삼년상을 치르고 나서 어머니께 여쭈었다.
“아버님 계실 때는 돈과 재물이 한량없이 많았으나 지금은 창고가 비어가고 있습니다. 저는 남은 재산을 가지고 외국으로 가 장사를 하고자 합니다.”
이에 집안의 종 익리를 보내 돈을 가져와 보니 3천 관이었다. 나복은 이를 셋으로 나누어 천 관은 어머니께 드려 식솔들과 함께 살아가게 하고, 천 관은 역시 어머니께 드려 삼보를 공양하고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 매일 오백명의 스님들을 모셔 재를 올리게 하였다. 나복은 나머지 천 관을 가지고 금지국으로 가 사업을 하였다.[2]건봉사 편(2021), 『건봉사 불설대목련경』, 고양: 인북스, 68-69쪽.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박도화(1998), 「『불설대목련경』의 성립경위 재고와 판화의 도상」, 『미술사학』 12, 서울: 한국미술사교육학회, 33-34쪽.
- 주석 2 건봉사 편(2021), 『건봉사 불설대목련경』, 고양: 인북스, 68-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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