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분절의 근원이 되는 『우란분경』의 원전은 현재 전해지지 않고 있으며, 중국 서진(西晉) 시대에 월지국 출신 축법호(竺法護)가 번역한 『불설우란분경(佛說盂蘭盆經)』이 최고본(最古本)이다. 인도에서 우란분재가 설행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우란분경』이 설해진 선조구제(先祖救濟)에 관한 내용의 근거가 되는 고사(古事)가 고대 인도의 산스크리트 대서사시인 『마하바라타(mahābhārata)』에 담겨져 있다.
자라트카루(jaratkaru)라는 범행자(梵行者)는 고행으로 욕망을 굴복시켰는데, 덕은 높고 그 서원은 견고했다. 고행력을 갖추고 세계를 여행하면서 모든 영적인 장소에 참배하였다. 이 선인은 공기를 먹으면서 잠을 자지 않았다. 어느 날 타오르는 불의 모습으로 배회할 때, 많은 사람들이 큰 동굴에 거꾸로 매달린 채[倒懸] 오직 ‘비라’라고 하는 풀에 묶여 있었는데, 굴에 사는 큰 쥐가 그 풀의 뿌리를 갉아먹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대들은 누구인가?” 하니 “우리들은 너의 선조와 부친이다. 너는 우리들을 구하지 않으면 안되는데, 너의 고행으로는 우리들이 구제될 수 없어서 도현(倒懸)의 고통을 받고 있다. 너는 처를 취하지 않아 자손이 없어서 우리들의 대가 끊어졌기 때문에 선조에 대한 제사가 없다“라고 하였다. 이에 독신을 맹세했던 자라트카루도 선조와 부친을 위하여 부득이 결혼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마침내 나가족(族)에 그의 원(願)에 상응하는 여자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녀와 결혼하여 자식을 얻은 후 다시 독신생활에 들어갔다.[1]池田澄達(1926), 「盂蘭盆經について」, 『宗敎硏究』3-1, 日本: 宗敎硏究會, p.60.
현응(顯應)의 『일체경음의(一切經音義)』에는 ‘우란분’의 어의에 대한 핵심적 내용이 실려 있다.
우란분. 이 말은 와전된 말이다. 바르게 말하면 오람바나(烏藍婆拏)라고 해야 하는데, 이곳 말로 번역하면 도현(倒懸)이라고 한다. 살펴보건대 서국(西國)의 법에는 대중승려들의 자자일(自恣日)이 있다. 먼저 가신 조상에게 죄가 있으면 집안에 대가 끊겨서 제사를 지낼 사람이 없게 되므로 아귀의 무리 가운데에서 거꾸로 매달려 있는 고통을 받아야 한다. 부처님은 (자자일에 후손이) 삼보의 복전인 부처님과 승려들께 잘 갖추어 받들고 보시하게 한다. 그로써 부처님과 승려들은 선망부모를 도와서 앞서 말한 굶주리는 고통에서 구제한다. 옛 번역에서는 우란분을 음식을 담는 그릇이라고 하였으나 이는 잘못된 말이다.[2]『일체경음의(一切經音義)』(大正藏54, p.535b) “盂蘭盆. 此言訛也正言烏藍婆拏此譯云倒懸案西國法至於眾僧自恣之日云先亡有罪家復絕嗣亦無人饗祭則於鬼趣之中受倒懸之苦佛令於三寶田中俱具奉施佛僧祐資彼先亡以救先云倒懸飢餓之苦舊云盂蘭盆是貯食之器者此言誤也.”
인용문에 등장하는 오람바나(烏藍婆拏)는 산스크리트어 ‘울람바나(ullambana)’에서 유래하였다. 이는 ‘거꾸로 매달린다’라는 뜻으로 중국에서는 ‘도현’이라 의역하였다. 즉 우란분(盂蘭盆)은 음역(音譯)이고 도현(倒懸)은 의역(意譯)인 것이다.
고대 인도에서는 사람이 죽어 다음 생을 받을 때까지의 중유(中有)의 상태를 프레따(preta, 가버린 사람)라 하였고, 프레따의 단계를 거쳐 조상신으로 자리하려면 조령제(祖靈祭)를 지내야 한다고 여겼다. 이 프레따가 ‘아귀(餓鬼)’로 한역(漢譯)되면서 초기 경전에는 영가를 위한 의식을 시아귀회(施餓鬼會)라고 기록하였다. 제사에 해당하는 시아귀회는 팥을 뿌리거나 흐르는 물에 음식을 던지거나 음식을 담은 그릇을 들고 염불을 외우는 등의 방식이었다. 시아귀회를 통해 고통받는 조상을 추선 회향할 수 있다는 생각을 고대 인도의 불교 경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소부(小部)경전 『페따왓뚜(petavatthu, 餓鬼事經)』의 사리불 고사[3]Khuddaka Nikāya(小部), VIMĀNAVATTHU and PETAVATTHU, pp.29-32.를 그 예로 들 수 있는데, 악업에 의해 아귀도에 떨어진 재가(在家) 바라문의 아내가 사리불 존자의 공양 덕분에 천계에 태어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다. 천계에 태어난 이 여성은 4번째 전전세(前前世)에서 사리불의 어머니였는데, 과거세의 어머니가 사리불 존자의 추선회향(追善回向)적인 의례에 의해서 구제받는다는 구절 때문에 『우란분경』의 목련구모 전승과 관련짓기도 한다.
또한 『페따왓뚜』의 우다라(優多羅)에 관한 고사의 내용에서도 망자의 이름으로 스님들에게 공양하는 일은 망자를 좋은 곳으로 천도하는 방편이 된다는 추선공양의 의미가 나타난다.
웃따라(uttara, 優多羅,)가 마하-깟짜야나(mahā-kaccāyana, 迦旃延)에게 작은 집을 지어주자, 웃따라의 어머니는 그의 선물을 못마땅해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의 동의 없이 이런 식으로 은둔자에게 주는 음식과 음료는 무엇이든 너의 내세에 피로 변할 것이다.” 그렇지만 사원에 공양하는 날에는 공작새의 꼬리 깃털 한 묶음을 바치는 것을 아들에게 허락하였다. 사후 그녀는 아귀로 태어났지만 공작새의 꼬리 깃털 한 묶음을 바친 공양에 대한 보답으로 그녀의 머리칼은 검고 윤택있고 곱슬하고 아름다우며 길었다. 그런데 그녀가 갠지스 강물을 마시려고 하계(下界)할 때마다 강물이 모두 피로 변하였다. 이렇게 방랑의 55년을 지내다가 어느 날 갠지스 강둑에 앉아 있는 장로 깐카레바따(Kankhārevata)를 보고 물을 떠 줄 것을 부탁한다. 연유를 묻는 그에게 아귀는 전생의 죄업을 말해 주었다. 그러자 깐카레바따가 아귀의 이름으로 승려들에게 물, 음식, 나무껍질로 만든 옷 등을 선물하였다. 이 공양의 공덕이 아귀에 회향하여 아귀는 천계(天界)의 세계에 태어날 수 있게 되었다.[4]Khuddaka Nikāya(小部), VIMĀNAVATTHU and PETAVATTHU, pp.56-57.
한편, 초기경전인 『디가 니까야(dīgha-Nikāya)』의 제31번째 경인 「싱갈로와다숫따(siṅgālovāda-sutta)』에서 부처님은 재가자에게 다섯 가지 방법으로 부모를 존경하고 봉양해야 함을 가르치고 있다.
장자의 아들이여, 아들은 다음의 다섯 가지 경우로 동쪽 방향인 부모를 섬겨야 한다. “나는 그분들을 잘 봉양할 것이다. 그분들에게 의무를 행할 것이다. 가계를 확고하게 할 것이다. 유산을 잘 실천할 것이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그분들을 위해 적당한 시기에 공물을 바칠 것이다.” 장자의 아들이여, 이와 같이 아들은 동쪽 방향인 부모를 섬긴다.[5]DN.Ⅲ, p.189.
돌아가신 부모에게 공물을 바친다는 항목을 통해 그 당시 인도에서도 조상에 대한 제사를 매우 중시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상의 내용을 통해 비록 『우란분경』의 산스크리트어 원전은 현존하지 않지만, 인도의 조상숭배와 제사에 관한 전통과 관습이 우란분절의 형성에 커다란 영향을 준 것은 분명해 보인다.[6]이숙현(2018), 「『우란분경』의 성립과 우란분재」, 『유학연구』44, 대전: 충남대학교 유학연구소, 251-254쪽.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池田澄達(1926), 「盂蘭盆經について」, 『宗敎硏究』3-1, 日本: 宗敎硏究會, p.60.
- 주석 2 『일체경음의(一切經音義)』(大正藏54, p.535b) “盂蘭盆. 此言訛也正言烏藍婆拏此譯云倒懸案西國法至於眾僧自恣之日云先亡有罪家復絕嗣亦無人饗祭則於鬼趣之中受倒懸之苦佛令於三寶田中俱具奉施佛僧祐資彼先亡以救先云倒懸飢餓之苦舊云盂蘭盆是貯食之器者此言誤也.”
- 주석 3 Khuddaka Nikāya(小部), VIMĀNAVATTHU and PETAVATTHU, pp.29-32.
- 주석 4 Khuddaka Nikāya(小部), VIMĀNAVATTHU and PETAVATTHU, pp.56-57.
- 주석 5 DN.Ⅲ, p.189.
- 주석 6 이숙현(2018), 「『우란분경』의 성립과 우란분재」, 『유학연구』44, 대전: 충남대학교 유학연구소, 251-2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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