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분절의 근원이 되는『우란분경』의 주요 내용인 목련구모고사는 기본적으로 부모에 대한 효심이 근본 바탕이 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 사람들은 불교를 효 사상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불교가 중국에 전해졌을 때 집을 떠나 머리를 깎고 독신 수행하는 불교를 불효의 종교로 여겨 논란이 많았다. 『효경(孝經)』「개종명의장(開宗明義章)」에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라 하여 감히 머리카락을 자르거나 상처를 내지 않는 것이 효도의 시작이라 하였다. 이를 중요하게 여기던 옛 사람들은 머리를 깎고 출가하여 집안의 대를 잇지 않는 것은 큰 불효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불교는 유학자들에 의해 환부역조(換父易祖)의 종교, 즉 조상을 배반하는 종교로 매도당했다. 그러나 이것은 불교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 오해였다.
경전을 들여다보면 효도가 덕행의 근본이라고 누누이 강조하는 부처님 말씀을 확인할 수 있다. 『장아함(長阿含)』 「선생경(善生經)」에서 자식은 마땅히 다섯 가지로 부모님께 경순(敬順)하라는 말씀이 전해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받들어 모시되 부족함이 없게 하라.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하여 부모님과 상의하라.
부모님 하시는 일에 순종하여 거역하지 말라.
부모님께서 하시는 바른 명령을 감히 어기지 말라.
부모가 해오던 바른 직업을 이어서 더욱 번창하게 하라.[ref[『장아함』11권. 제2분「선생경」[/ref]
이외에도 부모에 대한 효를 매우 중시하여 각종 경전에서 부모를 극진히 모시는 행위가 부처님께 공양하는 공덕과 동일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불교에서는 현재 살아 있는 부모는 물론 7대의 선망부모와 세상의 모든 부모까지 불보살님의 가피력으로 업보 윤회의 존재로부터 해탈시켜 절대적 생명의 자유, 즉 성불에 이르게 하는 것을 효의 목적으로 한다. 이는 불교만이 갖출 수 있는 뛰어난 효 윤리이다. 살아 있는 부모든 돌아가신 부모든, 효도하는 자든 효도받는 자든 다 함께 성불하기를 희망한다.
불교에서 이러한 효 윤리를 강조하는 이유는 인간을 비롯한 모든 생명 존재가 독립적인 존재로 실존하는 것이 아니라, 무한관계의 공생(共生)적 존재로 함께 살아간다는 불교의 연기(緣起)적 생명관 때문이다. 즉 나의 생명이 지금 존재하는 것은 나와 수많은 인연의 관계[相關緣起]에 의하여 공생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산 자와 죽은 자, 효도하는 자와 효도받는 자들 모두는 인연의 고리에 의하여 존재 속에 함께 있는 것이므로 어느 한쪽만이 효도하고 어느 한쪽만이 효도받는 고정된 실체란 없다. 이것은 부처님께서 깨치신 연기법(緣起法)[모든 것은 상호 연관되어 존재한다는 진리]으로부터 나온 것이다.
우란분절에서 돌아가신 부모와 조상, 그리고 구천을 떠도는 영령들을 위하여 공양하는 것은 ‘천도’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지옥이나 아귀도, 축생도 등 삼악도에서 고통받을지도 모르는 그들을 천도하여 극락왕생시키는 것을 넘어, 부처님 법을 알게 하여 깨닫고 성불하기를 간절히 기원하는 데에 참 목적이 있다. 현생 부모에게도 『우란분경』 속 효 정신으로 부모를 공경하고, 성불의 길로 인도하여 불교적 효를 실현하는 데 참뜻이 있다.[1]대한불교조계종포교원 포교연구실(2013), 『우란분재』, 서울:조계종출판사, 41-49쪽.
〈그림 1〉 우란분절과 효윤리(조계사)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대한불교조계종포교원 포교연구실(2013), 『우란분재』, 서울:조계종출판사, 41-49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