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란분경』의 주제는 ‘아귀도(餓鬼道)에 빠진 자의 구제는 자자승(自恣僧)에게 백 가지 음식을 공양하는 것에 의해서 행해진다’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우란분절 공양의 본래 의미는 시방대덕(十方大德)으로 대표되는 자자승에 대한 공양이며, 후기에 나타난 조상에 대한 추선공양(追先供養)이나, 망령에 대한 시식(施食)과는 구별된다. 자자승에 대한 공양은 고대 인도에서 안거 끝에 행하는 축제인 자자회(自恣會)에서 기원한다. 신도들은 자자회가 열리면 스님들에게 선물을 주기도 하고, 그들을 공양에 초대하거나 거리로 행진을 하기도 했다. 자자의식 이후에 신도들은 스님들에게 가공하지 않은 옷감을 나누어 주었으며 스님들은 그 옷감에 물을 들여 옷을 지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재(齋)에 스님들을 초대하여 온갖 음식을 공양하는 반승(飯僧)의 습속이 있었다. 반승(飯僧)이란 승려를 공경하고 받들어 모신다는 뜻에서 재식(齋食)을 베푸는 행사이다. 홍석모(洪錫謨)의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서도 이러한 반승과 관련하여 우란분절[백종일]을 해석하는 구절이 등장한다.
15일을 우리나라 풍속에서 백종일(百種日; 白衆日)이라 한다. 승도들은 재를 베풀고 부처에 공양하며 큰 명절로 삼는다. 『형초세시기』를 살펴보면 ‘중원일에는 승니(僧尼)ㆍ도사(道士)ㆍ속인(俗人)들이 모두 분을 만들어 여러 절에 바친다’고 했다. 또 『우란분경』에 보면 ‘목련비구가 오미(五味)ㆍ백과(百果)를 갖추어 분 안에 넣어 시방대덕에게 공양한다’고 했다. 지금 말하는 백종일이 백과를 가리키는 것 같다. 고려시대에는 부처를 숭상하여 이날이면 항상 우란분회를 베풀었다. 지금 풍속에 재를 베푸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1]『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十五日東俗稱百種日僧徒設齋供佛爲大名節 按荊楚歲時記中元日僧尼道俗悉營盆供諸寺院 又按盂蘭盆經目連比邱五味百果以著盆中供養十方大德 今所云百種日似指百果也 高麗崇佛是日每爲盂蘭盆會 今俗設齋是也”
반승(飯僧)은 교단을 운영하는데 있어 반드시 필요한 의식행사이다. 고려시대에 와서는 대규모의 반승재로 발전했는데 많게는 10만 명에서 적게는 1만 명에 이르는 스님들에게 공양을 베풀었다. 이러한 반승의 장면을 잘 묘사하고 있는 것이 감로도(甘露圖)이다. 감로도는 『우란분경』에서 전하는 목련구모고사를 모티브로 아귀지옥에서 고통받는 망자를 천도하기 위해 ‘감로’와도 같은 법문과 의식이 도해되어 있다.
현대의 한국불교에서는 이러한 반승회가 한동안 사라지고 개인적인 공양의 형태로 이어져 내려오다가 안거 결제철에 수행하는 스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하는 ‘대중공양’으로 바뀌었으며, 안거 해제일에는 다음 안거 때까지 지낼 생활비 격인 ‘해제비’를 공양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2]김성순(2008), 「동아시아의 우란분절 수용에 나타난 의미의 확대와 변용 양성-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주고받음’의 축제-」, 『종교연구』50, 서울: 한국종교학회, 204-206쪽. 현재에는 우란분절의 본래 의미를 받들어 공승법회를 봉행하는 사찰들이 늘고 있다.
〈그림 1〉 우란분절 공양(조계사)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十五日東俗稱百種日僧徒設齋供佛爲大名節 按荊楚歲時記中元日僧尼道俗悉營盆供諸寺院 又按盂蘭盆經目連比邱五味百果以著盆中供養十方大德 今所云百種日似指百果也 高麗崇佛是日每爲盂蘭盆會 今俗設齋是也”
- 주석 2 김성순(2008), 「동아시아의 우란분절 수용에 나타난 의미의 확대와 변용 양성-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주고받음’의 축제-」, 『종교연구』50, 서울: 한국종교학회, 204-20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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