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향 둘째 날(음력 9월 9일 중양절)의 하단 의식은 고사단과 마구단에서 이루어진다. 고사단에서는 고사·판관을 불러 초청하는 의식인 「소청고사편」을 시작으로 「보례삼보편」과 「수위안좌편」의 절차를 거쳐 판관들을 자리에 모신 후, 「가지변공편」을 통해 각 단에 공양을 올리고 ‘함합소(緘合疏)’를 독송한다.
생전예수재의 설행 목적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바로 이 ‘함합소’ 이다. 이것은 예수재의 소의경전인 『불설수생경』과 『예수천왕통의』에 나오는 「십이생상속」에 근거를 둔 것으로, 태어나면서 빚진 금액[1]「십이생상속」에는 수생전(壽生錢)으로 되어 있고, 실제 예수재 의식에서는 금은전(金銀錢)을 지칭함.과 읽어야 할 경전[2]「십이생상속」에는 수생경(壽生經)으로 되어 있고, 봉은사 생전예수재에서는 금강경(金剛經)을 독송함.의 권수를 적은 문서이다. 예수재 설행 당일 절차에 따라 의식을 잘 봉행하여 명부에 진 빚을 다 갚았음을 증명하는 일종의 증서(證書)라고 할 수 있다.
함합소에는 일정한 형식이 있다. 먼저 발신인은 예수재에 참여하는 재자(齋者) 본인이며, 여기에 이름·생년(간지)·주소 및 자신이 빚진 수생전과 수생경의 내역을 기입한다. 또한 예수재가 행해지는 날짜와 해당 사찰명을 적는다. 다음으로 각자의 빚을 납입하여야 할 명부 창고와 납조관(納曹官)을 기록하고, 마지막으로 수신인은 명부의 시왕(十王) 가운데 자신이 태어난 해의 간지에 해당하는 대왕이다. 소의 말미에는 당일 설행되는 예수재 의식을 주관하고 함합소의 내용을 증명하는 역할을 맡은 병법사문(秉法沙門)의 이름을 적는다.[3]만춘(2017), 「묵담대종사의 예수재에 대한 연구」, 『묵담대종사, 그의 선·교·율, 묵담대종사문도회』, 제주: 묵담대종사문도회, 17-18쪽.
봉은사 생전예수재에서는 의례집에 수록된 ‘수설명사승회소(修設冥司勝會所)’[4]「수설명사승회소」 의 (한문)전문은 봉은사 생전예수재 의례집 참고(원명·인묵·법안(2020), 『생전예수시왕생칠재의찬문』, 서울: (사)생전예수재보존회, 183쪽).라 불리는 (한글본)함합소를 동참재자의 대표자가 낭송하고, 병법사문이 이를 가위로 절단하는 의식을 진행한다. 반으로 잘린 함합소는 의례의 마지막 절차인 봉송회향 의식에서 소대로 옮겨지고 이것을 불태우는「화재수용편」이 설행된다. 나머지 반은 예수재 동참 재자 본인에게 주어 임종 후 명부에 가지고 가게 한다.[5]성청환(2021), 『생전예수재』, 서울: 서울특별시, 112쪽.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십이생상속」에는 수생전(壽生錢)으로 되어 있고, 실제 예수재 의식에서는 금은전(金銀錢)을 지칭함.
- 주석 2 「십이생상속」에는 수생경(壽生經)으로 되어 있고, 봉은사 생전예수재에서는 금강경(金剛經)을 독송함.
- 주석 3 만춘(2017), 「묵담대종사의 예수재에 대한 연구」, 『묵담대종사, 그의 선·교·율, 묵담대종사문도회』, 제주: 묵담대종사문도회, 17-18쪽.
- 주석 4 「수설명사승회소」 의 (한문)전문은 봉은사 생전예수재 의례집 참고(원명·인묵·법안(2020), 『생전예수시왕생칠재의찬문』, 서울: (사)생전예수재보존회, 183쪽).
- 주석 5 성청환(2021), 『생전예수재』, 서울: 서울특별시, 1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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