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은사 생전예수재의 회향 2일차(음력 9월 9일 중양절) 첫 번째 의식인 중단 의식은 예수재 본재의 시작이라고도 할 수 있다. 시왕을 비롯한 명부의 여러 성중들을 차례로 청하고 상단에 배례 후, 중단의 각 자리에 안치하고 공양을 올리는 중단 의식은 예수재의 중추적 위치를 차지한다. 이는 의식의 대상이 모두 명부세계의 존재들로 생전예수재의 성격을 잘 드러내는 대목이다.[1]구미래(2014), 『나 그리고 우리를 위한 복 짓기』, 서울: 아름다운인연, 109쪽. 또한 예수재는 삶과 죽음에 대한 성찰과 공덕 설행이 중시되기 때문에 중단 수행의례라고 하여 여타의 재의식과 차별성을 두기도 한다.[2]윤소희(2020), 「봉은사 예수재 의례율조에 대한 담론」, 『생전예수재의 불교문화』, 서울: 대한불교조계종봉은사, 191쪽.
중단 의식에서는 봉은사 생전예수재 의례집의「소청명부편」, 「청부향욕편」, 「가지조욕편」, 「제성헐욕편」, 「출욕참성편」, 「참례성중편」, 「헌좌안위편」, 「제위진백편」, 「보신배헌편」, 「공성회향편」이 참고 되며,[3]원명·인묵·법안(2020), 『생전예수시왕생칠재의찬문』, 서울: (사)생전예수재보존회, 95-170쪽. 2일차 회향의 오전 전체에 해당하는 긴 시간동안 많은 의식이 이루어진다.
먼저 중단에 모실 신들을 소청하는 거불과 중위를 청하는 수설명사승회소의 소청성위소의 독송이 이어지고, 중상단, 중중단, 중하단으로 청사(請詞)가 진행된다. 중상단에서는 풍도대제와 하원지관, 시왕을 차례대로 찬탄한 후, 향화청을 행한다. 중중단에서는 26위 판관과 삼원장군, 37귀왕과 그 권속, 2부동자와 12사자들, 호법선신과 토지 신령 및 그 권속들까지 청해진다. 중하단에서는 십대시왕의 안렬종관과 그 권속이 청해지고, 마지막으로 시왕도청이 행해진다. 중단 소청을 마치고 관욕 후, 상단으로 이동하여 상위의 성현에게 예경을 드리고 자리에 각각의 위패를 안치하는 것으로 소청의식은 끝나고 공양의식으로 이어진다. 청부향욕을 시작으로 목욕의식이 진행되는데, 이때에는 법성게를 외우고 작법무와 함께 요잡을 행한다. 목욕 후에는 「헌좌안위편」에서 명부의 시왕과 그 권속들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고, 「가지변공편」과 「보신배헌편」을 통해 모든 신들에게 향, 등, 차, 과일, 쌀 등 다섯 공양을 바치며 법고무가 행해진다. 다음으로 사부대중 모두가 『금강경』과 제다라니를 염송하고, 법안 스님의 화청과 축원의식이 이어진다. 여기에서는 예수재의 집전 스님과 동참재자 모두가 한마음으로 선대의 조상과 무주고혼의 왕생극락을 기원한다. 「공성회향편」의 작법을 끝으로 긴 중단 의식을 마치게 된다.[4]성청환(2021), 『생전예수재』, 서울: 서울특별시, 100-109쪽.
봉은사의 생전예수재는 자기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생전예수재에 참여하면서도 그 공덕을 이웃과 사회에 환원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취지에서 생겨난 것이 49일 기도 회향 모금이다. 따라서 봉은사에서는 예수재 기도의 초재부터 칠재까지 49일간 각자 일정 금액을 모아서 회향 둘째 날 중단의식이 끝난 후, 주지스님이 중심이 되어 동참재자들이 모금한 금액을 사회에 보시하는 절차를 진행한다.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구미래(2014), 『나 그리고 우리를 위한 복 짓기』, 서울: 아름다운인연, 109쪽.
- 주석 2 윤소희(2020), 「봉은사 예수재 의례율조에 대한 담론」, 『생전예수재의 불교문화』, 서울: 대한불교조계종봉은사, 191쪽.
- 주석 3 원명·인묵·법안(2020), 『생전예수시왕생칠재의찬문』, 서울: (사)생전예수재보존회, 95-170쪽.
- 주석 4 성청환(2021), 『생전예수재』, 서울: 서울특별시, 100-10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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