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재의 소의경전인 『불설수생경(佛說壽生經)』에 의하면,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명부(冥府)에 진 빚이 있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십이상속(十二相屬)」편에서는 열두 띠별로 각자 읽어야 할 경전의 권수와 갚아야 할 금액, 그리고 이를 납입할 창고의 조관(曹官)의 성씨를 그림과 함께 기록하고 있다. 하단의 고사단 의식에서 가장 중요한 절차가 바로 빚을 갚았음을 증빙하는 함합소(緘合疏) 의식이다.
함합소에는 일정한 형식이 있다. 먼저 발신인은 예수재에 참여하는 재자(齋者) 본인이며, 여기에 이름·생년(간지)·주소 및 자신이 빚진 수생전과 수생경의 내역을 기입한다. 또한 예수재가 행해지는 날짜와 해당 사찰명을 적는다. 다음으로 각자의 빚을 납입하여야 할 명부 창고와 납조관(納曹官)을 기록하고, 마지막으로 수신인은 명부의 시왕(十王) 가운데 자신이 태어난 해의 간지에 해당하는 대왕이다. 소의 말미에는 당일 설행되는 예수재 의식을 주관하고 함합소의 내용을 증명하는 역할을 맡은 병법사문(秉法沙門)의 이름을 적는다.[1]만춘(2017), 「묵담대종사의 예수재에 대한 연구」, 『묵담: 묵담대종사, 그의 선·교·율』, 제주: 묵담대종사문도회, 제주: 묵담대종사문도회, 17-18쪽.
예수재의 동참재자는 하단의 고사단 의식에서 명부의 고사·판관을 청해 모시고 공양을 올린다. 고사단 앞에서 함합소를 낭송한 후, 집전 스님이 이것을 반으로 잘라 한 조각은 당일 재자 본인이 간직하고, 나머지 반은 봉송회향 의식에서 불태운다. 이 함합소는 예수재를 지낸 증표가 되어 죽은 뒤 관 속에 넣어 명부세계에 가지고 가게 된다. 그곳에서 불태워진 조각과 대조하여 맞으면 그 공덕을 인정받아 극락왕생 하게 된다는 관념에 따른 것이다.[2]구미래(2014), 『나 그리고 우리를 위한 복 짓기』, 서울: 아름다운인연, 73-74쪽.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만춘(2017), 「묵담대종사의 예수재에 대한 연구」, 『묵담: 묵담대종사, 그의 선·교·율』, 제주: 묵담대종사문도회, 제주: 묵담대종사문도회, 17-18쪽.
- 주석 2 구미래(2014), 『나 그리고 우리를 위한 복 짓기』, 서울: 아름다운인연, 73-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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