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녘수륙재에 사용되는 장엄으로 괘불(掛佛), 기(旗), 연(輦), 번(幡), 방문(榜文)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괘불은 대중이 운집하는 큰 법회에 사용하는 의식용 대형 불화이다. 아랫녘수륙재의 괘불은 영산회상도이다. 본존불인 석가여래, 좌우 협시불인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모시고 삼존불 뒤에는 다보여래, 아미타불, 관세음보살, 대세지보살이 대칭을 이룬다. 평소에는 법당 안에 모셔놓다가, 의식 때에는 당간 지주에 내걸어 놓고 예불을 드린다.
둘째, 기는 행렬 앞에서 성중(聖衆)이 지나갈 길의 신성함을 환기시키며, 장엄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사용한다. 기는 방위에 따라 상징하는 색깔이 청·백·적·흑·황 등으로 달라진다. 예컨대 청도기는 모란문이 수놓아진 청색 비단 위에 주황색 천으로 글자를 오려 붙여 청도기임을 표시한다. 좌측 세 곳에 황색 끈을 달아 깃대에 매단다.
셋째, 연은 가마를 말한다. 연은 모든 불보살의 연대(蓮臺)를 상징하여 제작한 것이다. 원래 연과 여(輿)는 구별이 있어, 연은 가마 밑에 수레를 달아 말이나 사람이 끌게 되어 있고, 여는 사람이 어깨에 메고 다니는 것을 말한다. 또 연에는 모든 불보살을 모시는 것을 의미하였으나, 오늘날 재의식에서는 모든 불보살·신중·영가를 비롯해 설법하는 법사를 도량으로 모셔오는 의례용구로 사용되고 있다. 아랫녘수륙재의 연은 실제로 사람이 어깨에 메는 여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넷째, 번은 모든 불보살의 무량한 공덕을 나타내는 깃발을 말한다. 각 단을 비롯하여 수륙재가 진행되는 모든 도량을 장엄하여 수륙재 기간 내내 잡귀의 출입을 막는 역할을 한다. 재의식에서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극락세계로 인도하기 위해 맞으러 오는 인로왕보살을 반드시 모신다. 인로왕보살번의 명호는 나무대성인로왕보살(南無大聖引路王菩薩)이다. 번은 그 종류도 다양하고, 크기에 따라 대번과 소번으로 나눈다. 소번은 주로 종이로 제작하는데, 번의 위아래에 색지로 번발과 번두를 오려 붙인다. 번발에는 토끼 모양을, 번두에는 새 모양을 오려 붙인다. 새는 하늘을 날고 토끼는 땅 위에 있다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소번은 재가 있을 때마다 제작하고, 재가 끝나면 소전소에서 모두 불사르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아랫녘수륙재에서는 단을 꾸미는 설단장엄(設壇莊嚴) 번과 도량을 꾸미는 도량장엄(道場莊嚴) 번을 직접 작성하고 있다. 폭 30센티미터, 길이 1미터 정도의 창호지로 다양한 종류의 번을 제작하여 불국토가 연상될 수 있도록 도량을 장엄한다.
예컨대 도량장엄으로 ‘천지명양수륙무차평등법계대도량(天地冥陽水陸無遮平等法界大道場)’이라고 작성한 대회번을 비롯해 축원번, 삼보번, 사성번, 십대명왕번, 천신번, 사보살번과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의 약찬게와 법성게를 적은 산화락번을 작성하여 회향 당일까지 도량 곳곳에 매달아 도량 전체를 장엄한다.
다섯째, 방문(榜文)은 어떤 일을 널리 알리기 위해 붙이는 글로써 아랫녘수륙재에는 여러 방문을 붙인다. 대웅전 정면 좌측 출입문 위에 불경을 보는 간경방(看經榜)과 신도(信徒)를 청하는 청장(請狀)을 붙이고, 우측 출입문 위에는 단방(壇榜)과 물장(物狀)을 붙인다. 공양물을 준비하는 육색방(六色榜)과 일주문 밖에는 수월도량방(水月度場榜)을 건다. 이는 이곳이 수륙재가 열리는 청정한 곳임을 알리는 의미를 갖는다. 또 일주문 위에는 잡스러운 기운의 출입을 막는 금난방(禁亂榜)을, 문에는 문방(門榜)을 붙인다.[1]국립무형유산원(2017), 『아랫녘수륙재』, 서울: 민속원, 66-72쪽.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국립무형유산원(2017), 『아랫녘수륙재』, 서울: 민속원, 66-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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