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욕은 영가의 번뇌와 업을 씻어 주고 새 옷으로 갈아입히는 의식이다. 이를 통해서 청정한 존재로 거듭난 영가는 불전에 나아가 삼보를 친견하게 된다.
대령소 뒤에 마련된 관욕소는 목욕을 하는 곳이기에 장막을 쳐서 의식을 집전하는 스님만 들어갈 수 있다. 『작법귀감』「하단관욕규(下壇灌浴規)」을 보면 중앙에 천류(天類)와 제왕(帝王), 동쪽에 장상(將相)과 남신(男神), 서쪽에는 후비(后妃)와 여신(女神) 등으로 관욕단을 3칸 6소로 나누고 있다.
위격과 남녀를 구분해 3개의 칸에 각 2위씩 모시게 한 것으로, 진관사 수륙재에서도 이를 따르면서 6소를 모두 별개의 칸으로 구분하여 관욕을 치른다. 따라서 관욕소에는 대령으로 영단에 모신 위패가 아니라, 천류·제왕·후비·장상·남신·여신 등 여섯 존재의 위패를 각각 모신다. 신위의 명칭은 다르지만 6소의 신위는 모든 영가를 상징한다.
관욕에서는 진언이 집중적으로 염송된다. 영가가 업을 씻어 명부의 옷을 벗고 새 옷으로 갈아입는 단계이기에 세부적인 절차마다 진언을 외워 신비로운 힘을 얻고자 하는 것이다. 어산단에서는 일련의 진언을 염송하고, 법주는 이에 따른 법인을 행하며, 법주와 동참대중이 마음으로 불보살을 관하여 신(身)·구(口)·의(意)에 따른 삼밀가지가 이루어짐으로써 영가의 모든 장애를 없앤다. 아울러 이러한 삼밀가지가 진행되는 동안, 관욕소 안에서는 진언의 절차에 따라 영가를 씻기는 의식이 진행된다.
관욕의식은 크게 4단계로 구분하여 살펴볼 수 있다.
첫째, 영가를 욕실로 모신다.
〈인예향욕(引詣香浴)-대비주(大悲呪)-정로진언(淨路眞言)-입실게(入室偈)〉
둘째, 목욕을 한다.
〈가지조욕(加持澡浴)-목욕게(沐浴偈)-목욕진언(沐浴眞言)-작양지진언(嚼楊枝眞言)-수구진언(漱口眞言)-세수면진언(洗手面眞言)〉
셋째, 새 옷으로 갈아입는다.
〈가지화의(加持化衣)-화의재진언(化衣財眞言)-수의복식(授衣服飾)-수의진언(授衣眞言)-착의진언(着衣眞言)-정의진언(整衣眞言)〉
넷째, 삼보를 친견한다.
〈출욕참성(出浴叅聖)-지단진언(指壇眞言)-법신게(法身偈)-산화락-귀의인로〉
이어지는 정중게(庭中偈)는 마당에서 삼보의 친경을 고하고, 개문게(開門偈)는 삼보의 친견을 위해 문을 열며, 가지예성(加持禮聖)은 삼보를 친견하기 위한 예를 갖추게 하는 뜻을 담고 있다. 시방의 삼보에 귀명하며 배례하는 보례삼보(普禮三寶)를 염송하며 모두 함장삼배를 올리고, 하단으로 향할 것을 안내하는 가지향연(加持向筵)이 이어진다.
사부대중이 법성게(法性偈)를 염송하며, 취타대의 가락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행렬을 이루어 중정으로 들어서서 법석을 한 바퀴 돈 다음 위패를 1위씩 하단에 모시게 된다. 스님들의 일부는 어산단에 자리하고, 하단을 행해 열을 이루어 선다. 법성게 염송을 두 차례 마칠 즈음 위패 안치가 마무리된다. 영가에게 자리를 권하는 수위안좌(受位安座)에서 주지스님이 하단에 헌향하고 삼배를 올린다. 하단에 자리하여 법문을 경청하기를 청하는 수위안좌게(受位安座偈), 하단에 원만하게 자리하도록 하는 안좌진언(安座眞言)이 이어진다. 하단에 좌정한 영가에게 다게를 올리며, 사부대중이 함께 삼배를 올리면서 관욕을 마무리한다.
관욕의식에서 추는 작법무로는 목욕진언에 맞춰서 추는 관욕게바라무와 화의재진언에 맞춰서 추는 화의재바라무가 있다.[1]국립무형유산원(2017), 『진관사 수륙재』, 서울: 민속원, 176-184쪽.
· 집필자 : 불교민속의례팀
관련주석
- 주석 1 국립무형유산원(2017), 『진관사 수륙재』, 서울: 민속원, 176-184쪽.
관련기사
-
수륙재 관욕 의식관욕(灌浴)은 소청한 영가를 목욕시키는 의식이다. 목욕을 시킨다는 것은 무명(無明)과 업식(業識)을 씻어 내고 본연의 모습을 찾기 위한 정화 과정을 의미한다. 대령에서 이미 착어(着語) 등 법문을 통해 본 모습을 찾도록 법을 설하였지만, 그럼에도 미혹심으로 인해 해탈을 이루지 못할 수 있기 때문에 소청한 영가를 관욕소로 모셔 놓고 갖가지 진언으로 가지(加持)하는 것이다. 의례집의 편별 재차는 소청한 영가를 관욕소로 안내하는 「인예향욕편」, 목욕을 시키는 「가지조욕편」, 목욕 후 옷을 입히는 과정으로, 해탈의 옷으로 변화시키는 ... -
수륙재 설단·장엄수륙재는 재의가 설행될 공간인 각 단에 맞게 각종 장엄과 공양물을 시설한다. 삼화사에서는 상단, 중단, 하단을 중심으로 사자단, 오로단, 고사단, 마구단 등과 성욕소, 관욕소, 대령시련소, 방생소, 봉송소 등 의례를 설행하는 공간이 마련된다. 전각을 중심으로는 미타단, 약사단, 지장단 등이 마련된다. 상단은 상위의 부처님을 모시는 단이다. 중앙에 괘불을 모시고 그 아래 불단에는 비로자나불, 노사나불, 석가모니불, 아미타불, 미륵불 등 오불의 불패를 모신다. 불패단 아래에는 각종 공양물이 진설된다. 단 위로는 보산개와 화개, ... -
진관사수륙재 시련소·대령소·관욕소1. 시련소 시련소는 도량에 영가를 모셔 오기 위한 의식을 치르는 장소로 일주문 바깥에 설치한다. 수륙재가 시작되면 모든 대중이 연과 위패, 번과 기 등을 들고 행렬을 이루어 시련소로 가서 의식을 치른 뒤 영가를 모셔 오게 된다. 시련단은 대중이 대웅전을 향하도록 일주문 바로 앞에 마련한다. 앞에는 절을 올리고 작법을 펼칠 수 있도록 돗자리를 깔아두며, 시련단을 마주한 곳에 범패 어산들을 위한 입식의 어산단을 마련해 소고·태징·요령·목탁 등을 갖추어 둔다. 영가를 모시고 갈 두 개의 연과 홍색·황색의 산개는 시련단 뒤쪽에 ... -
아랫녘수륙재 외대령소·관욕소·소전소·유나소·정재소아랫녘수륙재의 5소는 ① 외대령소(外對靈所), ② 관욕소(灌浴所), ③ 소전소(燒錢所), ④ 유나소(維那所), ⑤ 정재소(淨齋所)로 설행과 관련된 장소나 공간을 의미한다. ① 외대령소는 야외단에서 좌측으로 20여 미터 떨어진 공간에 마련한다. 재가 행해지는 청정도량이자 영혼을 모실 가마와 번을 모시는 공간으로 일주문 밖에 설치한다. 상차림은 도위패 5개를 올려놓고 그 앞에 영가들이 좋아하는 메밀묵 세 사발을 올려놓는다. 향로와 다기, 촛불을 함께 준비하고 단 뒤에는 영가를 옮길 연을 갖다 놓는다. 좌우로는 인로왕보살번과 아랫... -
아랫녘수륙재 1일차 관욕 의식 (5)관욕은 외대령에서 청해 모셔온 영혼을 깨끗이 목욕시키는 의식을 말한다. 영혼이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는 과정까지를 수인으로 표현하여 영혼이 모든 불보살 앞에 나아가기 전에 더럽혀진 몸을 씻는 목욕재계 의식이다. 외대령을 마친 후, 참여자들은 일렬로 관욕 장소로 이동한다. 어장스님을 선두로 태평소, 인로왕보살번, 아랫녘수륙재 보존회기, 광쇠, 태징, 고동, 나각 등의 악기, 작법스님, 각종 기, 증명법사, 위패, 연, 대중 순으로 그 뒤를 따른다. 이때 연에는 외대령에서 모셔온 영가들이 타고 있으며 인로왕보살은 그 영가들을 이끄... -
인천수륙재 관욕 의식 (4)관욕은 영가가 다생에 지은 죄의 허물을 씻어주는 의식이다. 곧 영가가 불단에 나가 불법을 듣기 전에 사바세계에서 지은 삼독(三毒)으로 더럽혀진 몸과 입과 마음의 업을 부처님의 감로법으로 깨끗이 닦아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인천수륙재에서는 병풍을 쳐서 관욕소를 설치한다. 관욕소 안에는 대야에 물을 떠놓고 수건, 비누, 옷(종이 옷) 등을 놓아 모셔진 영가가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을 수 있게 한다. 관욕의식에서는 신구의(身口意) 3업에 의해 가려진 마음의 때를 씻어버리기 위해 행하는 관욕게바라무와 영가의 종이 옷을 태워서 법의로... -
용주사수륙재 구성용주사 수륙재의 주요 구성요소를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표1〉용주사 수륙대재 주요 구성요소(제4회 수륙대재 기준) 구성 요소세부 내용비고어산단동주·화암·정오 스님 외 (어장 동주 스님)범패와 작법무, 법악기(목탁, 요령, 태징, 법고, 태평소) 담당취타대 4인악사 5인설단괘불단(상단), 오로단, 사자단, 영단(하단), 마구단 별소관욕소, 시련소, 유나소 장엄오색목, 번, 금은전, 지화, 연(輦), 산개(傘蓋) 등 2021년 용주사 수륙대재의 어산작법은 조계종 전 어산어장 동주 스님과 화암 스님, 문현 스님, 정... -
용주사수륙재 재차용주사 수륙대재는 다음과 같은 절차로 설행한다.(2021년 제4회 기준) 1. 시련의식 오늘 수륙재에 초청되는 대상을 연(輦)으로 모셔오는 의식이다. 용주사에서는 ①일체 영가, ②정조대왕·효의왕후(정조의 비), ③장조대왕(사도세자)·헌경황후(혜경궁 홍씨)의 3위 위패를 모신다. 시련행렬은 수륙도량에서 출발하여 삼문 밖 홍살문으로 이동한다. 홍살문 앞에 마련된 시련소에서 작법 후 다시 도량으로 돌아온다. 유일하게 수륙도량 결계 밖에서 이루어지는 의식이다. 2. 대령의식 수륙도량 결계로 모셔온 대상을 간단히 대접하는 의식... -
보원사수륙재 구성1. 어산단 2021년 어산단은 조계종 전 어산어장 동주스님과 화암, 정오, 문현스님 등이 맡았다. 2022년 어산단은 조계종 어산어장 인묵스님과 문현, 지원, 법륜스님 등이 맡았다. 2. 작법 바라 및 착복 보원사수륙재의 작법은 영혼식, 수륙도량건립의식, 소청사자의식에서 착복무가 진행된다. 그리고 상단헌공의식과 관욕의식에서 바라무가 진행된다. 2021년 작법 바라와 착복은 다음과 같다. 바라무는 보천, 지성 2명이 맡았다. 착복무는 혜정, 현준, 성운, 보정 4명이 맡았다. 2022년 작법 바라와 착복은 다음과 같다... -
보원사수륙재 재차1. 보원사수륙재 설행 개요 보원사수륙재 재현회는 1일간 2부로 나누어 진행된다. 1부에서는 명종명고를 시작으로 개벽오방편까지 진행한다. 이후 중간에는 법요식과 대중공양이 있다. 2부에서는 소청상위편을 시작으로 봉송회향과 회향으로 마무리한다. 1부 : 명종명고-괘불봉안-영혼식(대령시련의식)-수륙도량건립의식(쇄수결계)-소청사자편-개벽오방편2부 : 소청상위편-소청중위편-소청하위편-관욕의-상위진공-중위진공-보원사 제령의식-하위시곡-봉송회향-회향 여기서는 1부와 2부의 의례의 차례를 간략하게 설명하겠다. 2. 보원사수륙재 의례의 ... -
무위사수륙재 구성1. 어산단·범패·작법 어산단은 증명과 수인에 보선스님(대흥사 회주)을 비롯하여 나머지 범패와 작법을 하는 스님들은 바깥채비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국가무형문화재 영산재 이수자인 청산스님을 위시하여 전수생 수범, 도봉, 도륜, 성주, 해사, 수현 스님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 설단·장엄 무위사 수륙재에서는 극락보전 앞의 수륙도량에 상단과 중단 하단이 나란히 마련하고 있다. 중단 왼쪽으로는 고사단(庫司壇)을 두고 있으며, 상단과 하단의 사이에는 오로단을 두고 있다. 상단에는 가운데 괘불도... -
무위사수륙재 재차1. 수륙재 설행 의식 1) 개요 수륙재는 1일간 3부로 나누어 진행된다. 1부는 수륙대재를 알리는 타종을 시작으로 오로단까지 진행한다. 2부는 법어를 위한 자리로 마련된다. 3부는 상단 상위를 모시는 것을 시작으로 회향으로 마무리한다. 1부 : 타종 – 시련 – 대령 – 관욕 – 괘불이운 – 조전점안이운 – 운수상단, 수륙도량건립 – 사자단 – 오로단 2부 : 삼귀의 – 반야심경 – 인사말(무위사 주지) - 내빈소개 – 축사 및 격려사 – 청법가 – 법어(22교구 본사 대흥사 조실 상월 보선스님) 3부 : 송경, ... -
예수재 관욕 의식관욕(灌浴)은 영가(靈駕)를 목욕시키고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히는 의식이다. 영가를 씻겨 청정하게 해 주려는 이유는 부처님의 가지력으로 영가를 둘러싼 온갖 번뇌와 업장을 털어내고 해탈시키려는 것에 있다. 의식은 영단에 모셨던 위패를 관욕소로 옮기면서 시작된다. 관욕소의 병풍을 두른 안쪽 공간에는 영가를 위한 지의(紙衣)와 관욕수, 세면도구 등이 갖추어져 있다. 병풍 밖 진언에 맞추어 병풍 안에서는 영가를 목욕시키고 지의를 태워 영가에게 새로운 옷을 입히는 의식을 진행한다. 동시에 병풍 밖에서는 두세 분의 증명법사가 의식에 필요... -
청련사예수재 관욕 의식 (5)관욕(灌浴)은 영가를 씻기고 새 옷으로 갈아입히는 의식이다. 영가가 살아있을 때 지은 업보와 번뇌를 씻어주어 고혼이 청결하고 정결한 마음으로 불보살 앞에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 단계이다. 의식은 영단에 모셨던 위패를 대적광전 앞에 마련된 관욕석으로 옮기면서 시작된다. 관욕석의 병풍을 두른 안쪽 공간에는 지의(紙衣)와 관욕수를 담은 대야, 세면도구 등이 갖추어져 있다. 법주의 진언에 맞추어 병풍 안에서는 영가를 목욕시키고 지의(紙衣)를 태워 해탈복을 착용하게 한다. 그와 동시에 병풍 밖에서는 증명법사 세 분이 영가의 상태를 알... -
진관사 수륙재1. 진관사수륙재의 역사와 현황 진관사의 역사 대한불교조계종 진관사(津寬寺)는 서울특별시 은평구에 자리한 대한불교조계종 직할교구 조계사(曹溪寺)의 말사다. 고려 1011년(현종 2) 스승이었던 진관대사(津寬大師)를 위해 국왕이 직접 창건했다고 전한다. 조선시대에는 수륙재를 지내기 위한 수륙사(水陸社)가 건립되었다. 한국전쟁으로 대부분의 전각이 소실되었다가 2009년부터 보수작업을 시작하여 현재의 가람을 이루고 있다. 진관사수륙재의 역사와 현황 진관사수륙재는 국가행사였다는 점에서 ‘진관사 국행수륙재’라고도 ...
더보기 +
관련자료
더보기 +
더보기 +
더보기 +
더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