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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힐부득 달달박박

「남백월이성 노힐부득 달달박박」은 『삼국유사』 권3 탑상에 실린 성불(成佛) 설화이다.
「남백월이성 노힐부득 달달박박(南白月二聖 努肹夫得 怛怛朴朴)」은 『삼국유사(三國遺事)』 권3 탑상(塔像) 4에 실린 설화이다. 일연(一然)은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이 방언으로서 ‘심행(心行)이 등등(騰騰)하고 고절(苦節)하다’라는 의미라고 주(註)를 달았다. ‘등등(騰騰)’은 기세가 뛰어나게 높다는 뜻으로, 의기(意氣)가 충천(衝天)하고 자신(自信)이 만만(滿滿)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일연은 노힐부득의 ‘득(得)’을 ‘등(等)’이라고도 한다며 등등의 뜻을 더욱 확고하게 만들고 있다. ‘고절(苦節)’은 어려움과 고통을 겪으면서도 신념과 의지를 꺾지 않고 굳게 지켜나가는 절개(節槪)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노힐부득은 기세등등하고 자유롭게 노닌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고, 달달박박은 몹시 속을 태우며 조급하게 안달복달한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다음은 미륵불과 아미타불이 된 두 성인의 이야기이다.
남백월이성(南白月二聖) 노힐부득달달박박(努肹夫得 怛怛朴朴)_01(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터베이스)
백월산(白月山)의 동남쪽 선천촌(仙川村)에는 노힐부득과 달달박박이 살았다. 이들은 모두 풍채와 골격이 범상치 않았으며 세속을 벗어날 높고 큰 뜻이 있어서 서로 좋은 친구가 되었다. 나이가 스무 살이 되자 그들은 법적방(法積房)에 가서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었다. 얼마 후, 서남쪽의 치산촌 법종곡(法宗谷) 승도촌(僧道村)에 옛 절이 있어서 정신을 수련할 만하다는 말을 듣고 함께 가서 대불전(大佛田)·소불전(小佛田)의 두 마을에 각각 살았다. 부득은 회진암(懷眞庵)에 살았고 박박은 유리광사(瑠璃光寺)에 살았다. 모두 처자와 함께 살면서 산업을 경영하고 서로 왕래하면서도 정신을 수양하고 마음을 편안히 하면서 방외(方外)의 생각을 잠시도 버리지 않았다. 그들은 육신과 세상의 무상함을 관조하고 서로 말하기를, “기름진 밭과 풍년든 해는 참으로 좋지만, 의식(衣食)이 마음에 따라 생겨서 저절로 배부르고 따뜻함을 얻는 것만 못하고, 부녀와 집이 진정으로 좋지만, 연지화장(蓮池花藏)에서 여러 많은 성인과 함께 놀고, 앵무새나 공작새와 함께 서로 즐기는 것만 못하다. 하물며 불법을 배우며 마땅히 성불(成佛)해야 하고, 참된 것을 닦으면 반드시 참된 것을 얻어야 함에 있어서랴. 지금 우리는 이미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었으니, 마땅히 얽힌 인연에서 벗어나 무상의 도를 이루어야지, 어찌 풍진에 골몰하여 세속의 무리와 다름이 없어서야 되겠는가.”라고 하였다. 드디어 그들은 인간 세상을 떠나서 깊은 골짜기에 숨으려고 하였다. 어느 날 밤 꿈에 백호(白毫)의 빛이 서쪽으로부터 비치면서 빛 가운데서 금색의 팔이 내려와 두 사람의 이마를 만져 주었다. 깨어나 꿈 이야기를 하였더니 두 사람이 똑같았으므로 모두 오랫동안 감탄하다가 마침내 백월산 무등곡(無等谷)으로 들어갔다.
남백월이성(南白月二聖) 노힐부득달달박박(努肹夫得 怛怛朴朴)_02(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터베이스)
박박은 북쪽 고개의 사자암을 차지하여 판잣집 8자 방을 짓고 살았으므로 판방(板房)이라고 하고, 부득은 동쪽 고개의 첩첩한 바위 아래 물이 있는 곳에 역시 방장(方丈)을 만들고 살았으므로 뇌방(磊房)이라고 하며 각자의 암자에 살았다. 부득은 부지런히 미륵불(彌勒佛)을 구했고, 박박은 아미타불(阿彌陀佛)을 예배하고 염송(念誦)하였다. 그들이 판방과 뇌방에서 수행한 지 3년이 아직 덜 된 어느 날, 해가 저물 무렵에 나이 스무 살쯤 된 아름다운 모습의 한 낭자가 난향(蘭香)과 사향(麝香)을 풍기면서 뜻밖에 판방(板房)에 와서 묵기를 청하였다. 박박은 “수행 도량은 청정을 지키는 것이 마땅한 의무이니, 그대가 머물 곳이 아니오. 이곳에서 지체하지 마시오.”라고 하고는 문을 닫고 들어가 버렸다. 낭자는 뇌방(磊房)으로 돌아가서 다시 앞서와 같이 청하였다. 부득이 “그대는 어디에서 이 밤에 여길 왔소?”라고 물으니, 낭자가 대답하였다. “담연(湛然) 하기가 태허(太虛)와 같은데 어찌 오고 감이 있겠습니까? 다만 현사(賢士)께서 바라는 뜻이 깊고 덕행이 높고 굳건하다는 것을 듣고 제가 도와서 보리(菩提)를 이루어 드리려고 할 뿐입니다.” 부득이 놀라면서 말하기를, “이곳은 부녀자가 더럽힐 곳이 아닙니다. 그러나 중생을 보살피는 것도 역시 보살행(菩薩行)의 하나인데, 하물며 궁벽한 산골에 밤이 어두우니 어찌 홀대할 수야 있겠소?”라고 하며 낭자를 맞이해서 암자 안에 있도록 하였다. 밤이 되자 부득은 마음을 맑게 하고 지조(志操)를 가다듬어 희미한 등불 아래에서 염송에만 전념하였다. 밤이 이슥하여 낭자가 부득을 불러, “제가 불행히도 마침 해산기(解産氣)가 있으니, 화상께서는 짚자리를 좀 깔아주십시오.”라고 하였다. 부득은 불쌍히 여겨 거절하지 못하고 촛불을 은은히 밝히니 낭자는 벌써 해산하고, 다시 목욕할 것을 청하였다. 노힐의 마음에는 부끄러움과 두려움이 교차하였다. 그러나 불쌍한 생각이 더욱 더해서 또 통을 준비하여 그 속에 낭자를 앉히고 물을 데워 목욕시켰다. 조금 있다가 통 속의 물에서 향기가 강렬하게 나고 물이 금빛으로 변하였다. 노힐이 깜짝 놀라자, 낭자가 말하기를, “우리 스님께서도 여기에서 목욕하십시오.”라고 하였다. 노힐이 마지못해 그 말을 따랐더니, 홀연히 정신이 상쾌해지는 것을 깨닫고 살갗이 금빛으로 변하였다. 그 옆을 보니 갑자기 하나의 연화대(蓮華臺)가 생겼다. 낭자가 그에게 앉기를 권하며 말하였다. “나는 관음보살(觀音菩薩)입니다. 이곳에 와서 대사(大師)가 대보리(大菩提)를 성취하도록 도운 것입니다.” 이 말을 마치자마자 관음보살은 보이지 않았다.
남백월이성(南白月二聖) 노힐부득달달박박(努肹夫得 怛怛朴朴)_03(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터베이스)
박박은 노힐이 오늘 밤에 틀림없이 계(戒)를 더럽혔을 것이니, 그를 비웃어 주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그곳에 이르러보니 노힐은 연화대에 앉아 미륵존상(彌勒尊像)이 되어 광명을 발하고 몸은 금빛으로 단장되어 있어 자신도 모르게 머리를 조아려 예를 드리면서 말하기를, “어째서 이렇게 되었는가?”라고 하였다. 노힐이 그 연유를 자세히 말하였다. 박박이 탄식하면서 말하기를, “나는 업장(業障)이 무거워서 다행히 대성(大聖)을 만나고도 도리어 만나지 못한 것이 되었습니다. 대덕은 지극히 인자하여 나보다 먼저 뜻을 이루었으니, 원컨대 옛날의 약속을 잊지 마시고 함께 성불하게 하소서.”라고 하였다. 노힐이 말하기를, “통에 남은 물이 있으니 목욕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였다. 박박도 목욕했더니 그 역시 무량수불(無量壽佛)을 이루어 두 존상(尊像)이 엄연히 상대하였다. 산 아랫마을 사람들이 이 소식을 듣고 다투어 와서 우러러보고 감탄하면서, “드물고 드문 일이다.”라고 하니, 두 성인이 그들을 위하여 법요(法要)를 설해주고 온몸으로 구름을 타고 가버렸다.
남백월이성(南白月二聖) 노힐부득달달박박(努肹夫得 怛怛朴朴)_03(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 데이터베이스)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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