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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덕과 엄장의 극락왕생

「광덕엄장」 설화는 현재 전하는 가장 빠른 시기의 극락왕생담이다.
『삼국유사(三國遺事)』 감통편(感通篇)에 실린 「광덕엄장(廣德嚴莊)」 조는 현재 전하는 가장 빠른 시기의 극락왕생담(極樂往生談)이다. 신라 문무왕 대(代)는 현실에서 만족과 행복을 얻고자 하는 귀족들의 현세 구복적인 불교가 있었고, 삶의 현장에서 고통을 감내해야만 했던 일반 서민들의 내세 지향적 불교가 있었다. 신라 말기에는 귀족 중심의 미륵신앙에서 극락왕생을 희구하는 미타신앙으로 변모해 가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시기에 광덕과 엄장은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극락정토에 가고자 했던 일반 서민들의 세태를 반영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설화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광덕 엄장 01(국사편찬위원회, 국사편찬위원회-한국사 데이터베이스)
문무왕 대(代)에 사문(śramaṇa) 광덕(廣德)과 엄장(嚴莊)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두 사람은 서로 친하여 밤낮으로 약속하여 말하였다. “먼저 극락으로 가는 사람은 반드시 알려줘야 합니다.” 광덕은 분황사의 서쪽 마을에 은거하며 짚신을 만드는 것을 업(業)으로 삼아 처자와 함께 살았고, 엄장은 남악(南岳)에 암자를 짓고 살면서 나무를 불태워 힘써 경작하였다. 하루는 해그림자가 붉은빛을 띠고 솔 그늘이 고요히 저무는데 창밖에서 소리가 났다. “나는 이미 서쪽으로 가니 자네는 잘살다가 빨리 나를 따라오시오.” 엄장이 문을 밀치고 나와 그것을 살펴보니 구름 너머로 하늘의 음악 소리가 들리고 밝은 빛이 땅으로 이어져 있었다. 다음날 그 집을 찾아가니 광덕은 과연 죽어 있었다. 이에 그 부인과 함께 시신을 거두고 무덤을 만들었다. 엄장이 일을 마치자 곧 부인에게 “남편이 죽었으니 나와 함께 사는 게 어떻겠는가.”라고 물으니, 부인이 “좋다.”고 하여 같이 살게 되었다. 엄장이 밤에 정을 통하고자 하니 부인이 거절하며 말하였다. “법사가 정토를 구하는 것은 나무에 올라가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엄장이 놀라고 이상하여 물었다. “광덕과는 이미 그랬는데 나는 어찌 꺼리는가.” 부인이 말하기를, “남편과 나는 10여 년을 함께 살았지만, 하룻밤도 같은 침상에서 눕지 않았는데 하물며 부정하게 닿아서 더럽혔겠습니까. 다만 매일 밤 단정한 몸으로 바르게 앉아 한 소리로 아미타불만 염불하였고, 혹은 16관(觀)을 만들고 관(觀)이 이미 무르익어 밝은 달이 문으로 들어오면 이때 그 빛 위에 올라 가부좌를 하였습니다. 정성을 다하는 것이 이와 같으니 비록 서방으로 가지 않고자 하더라도 어디로 가겠습니까. 무릇 천 리를 가는 자는 한 걸음부터 알아볼 수 있다고 하였는데, 지금 법사의 관(觀)은 동쪽으로 가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서쪽은 아직 멀었습니다.” 엄장은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물러 나왔다. 엄장은 곧 원효(元曉) 법사가 거처하는 곳으로 나아가 법요(法要)를 간절히 구하였다. 원효는 관법(觀法)으로 그를 가르쳤다. 엄장은 몸을 깨끗이 하고 잘못을 뉘우쳐 한뜻으로 관(觀)을 닦으니, 다시 서방정토에 갈 수 있었다. 그 부인은 분황사의 종[婢]이었지만, 어찌 관음보살의 십구응신(十九應身)의 하나가 아니겠는가. 광덕이 이전에 부르던 노래가 있었다. “달님이시여, 이제 서방정토까지 가서 무량수불 앞에 아뢰어 주옵소서. 서원 깊은 부처님께 우러러 두 손 모아 비옵나니 왕생하길 원합니다, 왕생하길 원합니다. 그리워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해주소서. 아아, 이 몸을 버려두고 마흔여덟 가지 큰 소원을 이루실 수 있겠습니까.”
· 집필자 : 전통수행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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